
어제, 오늘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님께서 방송을 통해 중요한 사실관계를 많이 설명해주셨습니다.
1. "노무현재단 회계 장부 까라"
유시민 작가님의 자발적인 해촉 요청을 두고 "횡령이 들통나서 도망간 거다"는 식의 허위 주장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명백한 허위정보는 보통 단톡방과 유튜브 댓글에서 시작한 뒤, 커뮤니티에서 "이거 진짜냐?"며 군불을 피우고, 인스타나 유튜브를 거쳐 확산됩니다. 어느 정도 확산되면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까지 뛰어들고 점차 '사실처럼' 소비되는 단계를 밟습니다.
조수진 이사님의 안내처럼 재단 회계는 이미 홈페이지 '재단 안내 → 재정공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외면한 채 "모르겠고 장부 까라"는 식의 물량 공세가 이어지면 '제3자 입장'에서는 사실관계 확인보다 "뭔가 문제는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이해가 잘 안 되신다면 극우들이 "5.18 유공자 명단 까라"며 퍼부은 물량 공세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굳이 그 주장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에 노출되다 보면 어느 순간 "뭔가 있네"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 지점이 바로 이들이 노리는 목표입니다.
애초에 중요한 건 진실을 밝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어두는 거니까요.

2. "월급 루팡하니까 좋냐?"
조수진 이사님 말씀처럼 노무현재단 비상근 이사들은 '전원 무급'입니다.
저 역시 이사회, 봉하마을 추도식 등 일정에는 개인 비용을 사용해왔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재단 방송 출연의 경우에는 다른 출연자들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출연료가 지급됩니다. 맥락을 제거, 왜곡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말씀드립니다.
문제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월급 루팡", "세금 축낸다" 같은 프레임이 반복적으로 유통되면서, 무급으로 활동하는 이사들마저 어느 순간 '세금을 축내는 기득권 집단'처럼 인식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정치와 동 떨어진 삶을 살아온 이사들조차 어느 순간 '친노 친문의 부활을 노리는 배후 세력' 같은 황당한 서사의 등장 인물이 되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탈진실 시대에는 사실보다 중요한 게 '사람들이 무엇을 믿게 만드느냐'입니다.
이러한 프레임이 반복될수록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왜곡된 이미지와 의심만 남게 됩니다.

3. "노무현재단이 일베 양성소다?"
아직도 일베류의 '가면놀이'에 낚인 채 "노무현재단 법적 대응 때문에 일베가 컸다", "그들도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사회가 낳은 피해자다" 같은 생각이 드신다면 어제 MBC PD수첩 <일베 이즈 백>을 꼭 보시길 바랍니다.
반인륜적이고 패륜적인 발언들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면서도 "웃자고 한 건데?"라며 키득거리는 모습은, 일각에서 주장하던 '온라인 한 줌'을 넘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거리낌 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러한 모습에 '올드 일베'조차 충격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오랫동안 숨어서 활동하던 과거 일베 유저들과는 다르게, 공개적으로 혐오와 조롱을 소비하는 이른바 '영 일베'의 모습을 보며 당혹감을 드러낼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특정 사이트 하나가 아닙니다.
타인의 죽음마저 조롱하는 짓이 이미 다양한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거치며 '유머와 밈, 놀이 문화'로 포장된 채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4. 인지전과 내러티브 공격
오늘날 전쟁은 영토뿐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과 판단, 감정과 서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모르거나, 애써 현실을 부정한다고 해서 없는 일이 되는 게 아닙니다.
마침 최근 매불쇼에 출연한 이병한 교수님의 이야기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오늘날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뇌과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등을 활용해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연구와 전략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두고 '뇌과학의 무기화'라는 표현까지 사용합니다.
제가 늘 말씀드리는 인지전의 핵심 역시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상대의 영토보다 사람들의 '인식'과 '서사'에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뉴스나 SNS를 통해 접하는 인물들이 인지전의 핵심 설계자는 아닙니다.
정확히는 거대한 내러티브 속에서 움직이는 하나의 '말'에 가깝다고 봅니다.
인지전이 무서운 이유는 공격당하는 사람조차 자신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를 '스스로의 자유로운 판단'이라고 믿게 된다는 점입니다.

책 <마음(Mind)을 향한 전쟁>에서는 이를 두고 "공격자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까지도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의 생각이 스스로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지전이 초래하는 장기적 영향력과 심각성을 '핵무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 각국은 '누가 더 강력한 내러티브를 만들고 확산시키느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한국 역시 결코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 내러티브 공격은 정치에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정치 사례로 설명해도 계파 논쟁이나 진영 논리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시기에, 조만간 정치와 무관한 영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내러티브 공격이 작동하는지 별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단에서 조용히 해결하면 될 일을 왜 시끄럽게 만드느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가만히 있으면 "횡령 수사 받아라"는 말이 나오고 설명하면 "왜 일을 키우느냐"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조수진 이사님 말씀처럼 재단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꾸준히 소통하고 설득을 시도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멈출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재단 또한 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습니다.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후원회원들과 시민들께 정확한 내용을 설명드리는 게 재단의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알릴레오북스를 못보게 된다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재단 돈을 유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정말 바보같은 소리죠.
사단법인은 정부의 통제를 받고 일반 사기업보다 엄격하게 재정통제를 합니다.
더구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체인데 저 돈을 손대면 검찰의 좋은 먹이감이죠.
내용을 들여다 보고 싶으면 노무현 재단도 외부감사를 받고 있을거라 이 보고서를 보면
되는데 뭘 까라 마라하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