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디스클로저 데이를 봤습니다.
요즘 관객들의 감성으로는 이게 재미없나 보군요.
졸았다. 지루하다 라는 평을 보고 갔는데, 저는 몰입이 잘 됐습니다.
화면 때깔은 쉰들러 리스트,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을 함께 촬영한 야누스 카민스키 촬영감독 특유의 파란끼 도는 화면이었습니다. 뿌연 것 같기도 하고 안개낀 것 같은, 마치 이것은 실제가 아니라 영화적 세상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 화면 색감이었습니다.
벌판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씬은 이티에서 소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티를 구출하느라 벌판을 달리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미지와의 조우, 이티,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떠오르는 장면들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주인공이 피신하는 여관 이름이 인디아나 모텔입니다.(inn - diana).
스필버그는 감독 초창기에 외계인과 UFO를 소재로 엄청난 성공을 했고, 그것을 추억하며 연장선상에서 또다시 같은 소재로 영화를 만든 듯 합니다.
총은 나와도 피 한 방울 튀지 않고, 죽어 나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사람의 속사정을 읽는 능력을 가진 사람, 우주적인 의사 소통이 가능한 사람, 2명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이것은 성경적으로는 성령을 받은 사도들의 능력과 비슷해 보입니다. 성경에는 오순절에 성령강림이 일어나 배우지 않았는데 외국말을 할 줄 알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비슷한 모양새로 2명의 주인공들이 외계인과 의사소통하고, 사람들이 말하지 않은 속사정까지 알아내는 능력을 받은 것은 유년시절 외계인과의 조우 때문이었습니다.
체제에 반동하는 일을 꾸미는 사람들의 수도 12명이니, 12사도를 차용한 것 같았습니다.
성경이라는 가장 오래된 클래식의 뼈대를 차용했습니다.
그렇다고 반기독교적인 내용은 아니고, 천동설 시대에 지동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위험에 빠졌듯이, 기존 체제를 지키려는 보수주의자와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보 공유의 자율성과 자율적인 정화작용을 신뢰하는 사람들의 대립을 다룬 영화로 보입니다.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고, 특별히 악역으로 묘사되는 사람도 없습니다.
기독교의 태동도 유대교의 권위로부터 예수라는 인물이 새로운 교리와 사상으로 사랑과 진리적 자유를 주었듯.
12명의 사도가 과학적으로든 체제적으로든 새로운 정보를 전파하고 새로운 지식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감독은 인생 노년기에 우리에게 보수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생각에만 빠지지 말라고 용기를 주려는 것 같았습니다.
이전 영화 파벨만스에서, 저는 영화 제목을 페이블맨으로 착오해서 읽었습니다. FABLE을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감독 자신이 이야기꾼이었으니, 그런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미지와의 조우, 이티, 인디아나 존스 등을 창작한 탁월한 이야기꾼인 스필버그 감독이, 80대가 되었는데도 이 영화에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영화가 인기가 없어 이번 주 안으로 종영될 것 같아서, 내일 저녁에 다시 보려고 예매했습니다.
결말까지의 전개가 와닿지가 않더라구요.
앞에서는 총쏘고 죽일것 처럼 하더니 정작 대치장면에서
말씀하신것 처럼 피한방울 안나도록 조심조심하는게 맞나 싶던데요.
영화내에서의 설정과 세계관은 감독이 짜고 우리가 들어가서 구경하는 것이지만
그 틀안에서 구성이 엉성하니 보는내내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되었습니다.
이 게시물을보니 스필버그 옹의 최고작품은 아닐지라도 필모그래피중 평작은 되는 모양이네요..
요즘은 국내 영화팬들이 영화관 작품선택의 기준이 너무 엄격한것 같습니다
그 대신에 OTT에서 인기있는건 너무 느슨한것 같고..
스필버그 옹이 만든 외계인 SF.
OTT 없을때는 몇백만명 정도는 그냥 동원되었을 소재인데 말이죠.
국내 기준이 엄격하다고 하기에는, metacritic의 유저 점수가 5.2/10라서요.
북미에서도 관객 평가만 놓고 보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로튼 토마토 팝콘지수도 72% 네요.
전 악역인 워덱스가 너무 맥없이 넘어가는 느낌이 좀 아쉬웠죠.
에밀리 블런트 배우의 연기력 관련한 호평도 있어서 궁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