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00 KST - CNN - CNN은 최첨단 생산시설을 자랑하는 한국 농심 구미공장 방문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남부도시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식품기업 농심의 라면생산현장에서는 시끄러운 생산현장의 기계 작동음이 마치 교향곡처럼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밀가루 제분소리와 롤러의 덜거덕 반복작동음 박자에 맞춰 반죽을 자르는 칼날의 스윽 소리, 그리고 갓 뽑아낸 면발은 쉭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익혀진 뒤 순간적으로 튀겨집니다. 이후 윙윙거리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 모양을 잡힌뒤에 눈 깜짝할 사이에 바스락거리는 비닐 포장에 담겨져 생산과정이 끝이 나죠.
눈이 돌아갈만한 최첨단 고도의 초고속 생산과정으로 매분 600봉지의 즉석라면(일본식 표현으로는 라멘/Ramen)이 로봇에 의해 상자로 포장되고 출하장으로 운반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42266 제곱미터의 생산시설에서 운영되며 이곳은 한국 최대의 즉석라면 생산공장으로 하루 600만봉지의 라면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식품기업 농심이 소유한 이 첨단생산시설에서 작년 2025년에 12억 3천만봉, 5억 9800만달러(한화 8840억원) 어치의 즉석라면이 생산되었습니다. 농심의 인기주력상품 신라면의 한국소비량 80%, 짜파게티(굵고 쫄깃한 스파게티 풍미의 라면) 90%를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은 첨단 AI기반 센서와 스마트 카메라 시스템으로 인해 이러한 초고속, 대량생산이 가능했으며 라면제조에 대한 폭넓은 전문지식을 보유한 직원들이 인하우스 자체개발로 이 생산시설을 제조했습니다. 그리고 이 놀라운 초거대 생산시설은 불과 600여명의 직원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남동쪽으로 약 270킬로미터 떨어진 이 구미시는 인구 40만명의 중견도시입니다. 예전에는 한국의 고도성장시기 오랜기간 섬유와 방직, 그리고 이후 전자산업을 거쳐 오늘날은 한국의 최첨단 스마트폰 제조시설을 유치하며 통신기술 중심지로 자리잡으며 도시의 명목을 이어온 전통적인 산업도시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 최대 라면생산시설을 유치하며 라면(라멘 아닙니다. 라. 면. - Ramyeon 입니다!)을 구미의 문화적 상징으로 군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구미시를 일명 <라면시>로 리브렌딩하기에 이릅니다.
구미는 한국의 여타 다른 관광지와는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 도시는 라면생산에 주목하며 색다른 도시축제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라면축제>입니다. 구미시청은 "지루한" 산업도시라는 도시이미지에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색다르고 즐거운 여행지라는 변화를 목표로 했습니다. 단순히 산업 도시라는 정체성에 문화적 요소를 더하는 것을 기획했고 식품기업 농심과의 협력으로 이 시도는 성공했습니다. 첫번째 축제에는 1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2025년에는 35만명 방문자 규모를 기록했으며 행사기간 3일동안 라면 5만4천그릇과 라면 48만봉지 판매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축제기간 구미로 향하는 여행의 주요 여정인 대구 KTX역의 기차표는 매진을 이루고 지역상권에서의 매출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사진설명 : 2025년 구미시에서 열린 라면축제 / 사진제공 : 농심) LINK
이 축제의 중심에는 "전세계 최대 규모, 최대 단일 라면노점거리" 라고 불리는 475미터 길이의 노점거리가 있습니다. 이 노점들은 수십개의 식당과 세프들이 라면 샌드위치에서부터 훈제 돼지고기 라면, 그리고 라면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판매되었습니다. 물론 이 축제에서 활약하는 라면 면발은 모두 농심의 공장에서 생산 및 공급되었습니다. 농심 구미공장의 김상훈 공장장은 이러한 구미 <라면축제>의 성공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CNN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CNN이 만나본 구미시청 관계자들은 이제 행사기간 1주일만의 이 <라면축제>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큰 목표이자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즉석라면은 한국전쟁의 상흔에서 신음하던 전후 1960대에 한국에 소개되었습니다. 한국은 당시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인해 한국인의 주식인 쌀생산이 제한적이었으며 정부의 강력한 시장통제로 인해 공급량 역시도 넉넉치 못했습니다. 이에 당시 한국인들은 미군의 구호물량 및 미국의 원조자원인 밀가루로 면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1960년대 한국정부의 강력한 분식장려시책에도 힘입어 당시 한국 삼양식품이 최초로 1963년 일본에서 즉석라면을 들여와 생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늘날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불닭볶음면>의 생산기업인 삼양식품은 당시 일본 묘조식품에서 기술라이센스를 받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닭고기 육수를 소고기 육수로 바꾸고 매운 맛 풍미를 첨가하는 등 한국식 변형을 추구했습니다. 이어 경쟁기업 농심이 1965년 즉석라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뒤이어 팔도, 오뚜기와 같은 다른 한국기업들도 1980년대에 즉석라면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농심 구미공장을 책임지는 공장장 김상훈씨는 1986년 신라면이 한국시장에 처음 출시되었던 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는 당시 대학생이었습니다. 양도 많고 가격도 저렴했던 <신라면> - 당시 한화 200원 달러로 환산시 20센트 - 은 학생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식사였다고 합니다.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박스채로 사다가 먹었으니 말 다했죠. 하루에 가장 많이 먹으면 10봉지도 먹었습니다."
- 김상훈 / 농심 구미공장 공장장 -
농심의 충성고객이기도 했던 그는 대학졸업후 고향 부산의 농심생산시설에 입사했고 1992년 구미이전에도 함께하며 농심의 생산라인에서 차근차근 승진해 오늘날의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신라면>의 열렬한 소비자이자 매일 공장생산 <신라면>을 시식하는 그이지만 "휴일에도 집에서 직접 끓어 먹곤 한다"라며 그의 신라면 사랑을 CNN에게 인증했습니다. 그리고 김상훈 농심 공장장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라면사랑은 공인된 사실입니다. 세계즉석라면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인들의 연간 라면소비량은 총 40억개,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약 77봉지를 기록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중 / 제공 : 넷플릭스) LINK
한국인의 라면사랑은 이제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5년 한국의 즉석라면 수출은 22% 증가량을 기록해 사상 최대인 1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류의 인기에 비례한 라면 수요는 K-컨텐츠의 힘이 일조한 바 큽니다.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컵라면 후루룩 장면과 같은 대중문화 컨텐츠들은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 라면을 알리는 데 기여했으며 농심 글로벌 마케팅 총괄인 서지니(Jinny Seo)는 수년간 라면을 국제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령 넷플릭스와 협업해 발빠르게 케데헌 주인공들인 루미,조이,미라를 컨셉으로 한 신라면을 출시하는 마케팅으로 단순히 일회성 성공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덧붙입니다.
농심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생산량 증대를 통해 "없어서 못파는" 유럽시장공략을 준비중입니다. 농심은 부산 녹산수출공단에 1918억원 규모의 수출전용생산시설을 건설중이며 2026년말 가동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 녹산공단 농심생산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5억봉지의 라면생산규모를 확보, 수출을 2배로 늘릴 수 있다고 서지니 농심 마케팅 총괄은 강조했습니다. 사실 농심의 시장지배력은 한국내 시장에 한정으로 경쟁사 삼양라면은 2024년 해외매출규모는 농심을 추월했으며 해외인지도 역시도 농심보다는 우월적 지위에 있습니다.
(사진설명 : 2026년 1월 26일, 한국 구미에 위치한 농심 공장에서 생산된 신라면. 유통기한 아래 최종생산 책임자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 사진촬영 : 캐서린 필립스 CNN) LINK
CNN이 방문한 이 놀라운 한국의 라면생산시설과 생산과정에서 탄생한 라면에는 작지만 인간적인 손길이 담겨있습니다. 김상훈 농심 공장장은 CNN 취재진에게 신라면 한봉지를 들어보이며 유통기한 아래 적인 한국어 3글자를 가리켰습니다. 바로 라면최종생산라인 작업자 및 포장책임자의 이름이었습니다. 김 공장장은 말합니다.
"지금은 포장 및 최종생산자의 이름이 인쇄되고 있죠. 하지만 제가 현장에 있을 때는 김상훈 이 세글자가 인쇄되고 있었어요. 신라면이 5억개가 팔렸으니 아마 대한민국 전국민이 제 이름을 알아주시지 않으실까요?"
- 김상훈 / 농심 구미공장 공장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