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이야기를 크게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저는 지금 개혁 과제 중에서 선거 개혁안이 먼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여러 개혁 과제들이 모두 중요하죠.
다만 이런 개혁들은 아무래도 당외부만이 아니라 당내에서도 진영 간 충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각 개혁안들을 통해 정파적으로 유리하게 권력을 재편하려는 것 아니냐”고 받아들일 가능성도 큽니다.
그런데 선거제도 개혁은 조금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선거구제 개편, 위성정당 방지법, 선관위 개선 같은 문제들은 특정 진영만을 위한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당이 이기든, 선거의 룰과 관리 방식에 대한 신뢰는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오히려 지금이 이런 문제를 다루기에 적절한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선거 직후에는 각자 승패 해석에 매몰되기 쉽고, 총선이 가까워지면 유불리 계산 때문에 제도 논의가 더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다음 전국 단위 선거까지 시간이 남아 있을 때야말로
선거구제 개편, 위성정당 방지, 선관위 개선 같은 문제를 비교적 원칙의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시기라고 봅니다.
특히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라면,
이 문제를 계기로 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결과를 모두가 납득하려면, 선거를 관리하는 제도와 절차 자체에 대한 신뢰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위성정당이 선거때마다 '다른 방법이 없다'라는 이유로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이걸 4년마다 계속 겪고 있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아무리 민주진영을 지지한다 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입니다.
젊은 층도, 중도층도, 민주진영 지지자도 다들 이 부분은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물론 이걸 시점을 놓치면 또다시 위성정당을 출범시키는 모습을 반복해야겠죠)
민주당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과제라고 봅니다.
선거 개혁은 민주당 안에서도 명분상 반대하기 쉽지 않고, 타 정당 입장에서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중도층에게도 “우리에게 유리한 룰을 만들겠다”가 아니라
“누가 이기든 납득 가능한 룰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모두에게 소구력이 있는, 아젠다를 먼저 끌고 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혁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에 대한 신뢰도 중요합니다.
룰 자체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으면, 이후 어떤 개혁을 추진해도
상대 진영은 “너희에게 유리하게 판을 짜는 것 아니냐”고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선거제도부터 공정하게 정비하겠다고 나선다면,
민주당이 말하는 개혁도 조금 더 넓은 국민에게 설득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민주당이 개혁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개혁하려면, 먼저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한 룰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구제 개편.
위성정당 방지.
선관위 개선.
이런 과제들을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적고,
다른 정당과 중도층에도 비교적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아무도 크게 이야기하지 않는 주제 같지만, 지금 민주당이 개혁의 첫 단추로 고민해볼 만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