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수채화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사실 예쁜 색깔은 좋아했습니다. 물론 코발트로 만드는 것도 알고, 비스무트도 들어가는 거 압니다! 이름부터가 징크 화이트인 것도요! 하지만 먹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깔을 보면 황홀해집니다. 하여간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틈나고 힘닿을 때마다 사 모으던 물감과 팔레트가 임계점에 도달하여;; 정리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곳은 '화방넷'이라는 쇼핑몰과 '블락'이라는 외국 몰이지만, '알리 익스프레스'나 '아마존'도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가끔 쿠팡 뒤져보면 떨이 물건을 특가로 하기도 해서.. 이런 걸 몇 년 동안 심심할 때 뒤지며 재료를 모으다 보니, 수채화를 그리지도 않는 작가라고 하기에는 재료가 너무 많아져 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주로 하던 아크릴화에 이상하게 손도 안 가고, 목탄이나 수채화에 도로 관심이 가던 중에 재료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간 그렇게 모으던 중 동유럽 물감이 세 종류나 됩니다.
물감은 사실 영국이나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 서구쪽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왜 동유럽이냐....ㅎㅎ 재작년쯤에 화이트나이트(러시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나서 동유럽 물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안료 자체의 질은 모르겠으나 발색은 독일 쉬민케 뺨 때릴 정도의 예쁜 색들이 많았습니다. 주로 일반적인 고체물감인 half pan보다 두 배 사이즈인 full pan 사이즈라 쓰기도 저렴하고요.
이 물감의 대체로의 품질=가격 order는 거의 이의가 없습니다. 이건 다음에 올려 볼께요. 오늘은 동유럽 것만.
물감은 우리나라, 일본, 서유럽과 미국 것에 한하여 아주 완벽하게 급의 order가 있고 가격도 싱크되어 있습니다. 유럽이랑 미국 쪽 최고급 브랜드들은 웬만한 가격도 감수하고 사람들이 삽니다. 저도 딱 하프팬 하나씩--; 모으던 사람인데 생태계 교란종인 동유럽 물감이 등장한 것입니다!!!!! 화이트 나이트, 로사갤러리, 로만 슈말. 화이트나이트의 열풍이 지나고 로사갤러리라는 우크라이나(묘한 일입니다. 마침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물감이 차례로 등장하다니. 하필.. 그 나라들 경제가 좋아지면 다시 이런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감이 등장했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로만슈말의 폴란드 경제도 지금 미묘합니다. 우크라이나와 함께 러시아랑 가장 접경인 게 폴란드라고 아는데, 대충 그쪽 경제가 조금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하여간 개인적으로 비교한 바로는 로사갤러리의 발색이 훨씬 진했습니다. 따지자면 화이트나이트는 아주 조금 발색이 연한 느낌인데.. 이게 또 좋다 나쁘다 보다는 브랜드 철학이랑 그 나라 취미시장이나 '입시미술'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거라 뭐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감은 그냥 어린이용...과 학생용과 전문가용이 확연히! 확연히 다른 물건입니다. 학생용 중 괜찮은 브랜드도 있지만 같은 브랜드의 전문가용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지금 저는 학생용을 거의 갖고 있지 않아 비교는 어렵습니다. 굳이 고르신다면 우리나라는 전문가용이라고 주장하는 학생용인 신한 SWC가 대세입니다. 확실히 학생용이라고 제가 주장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올해! 신한이 PWC라는 상위 라인을 리뉴얼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색을 사봤는데 얘는 좀 더 나중에 발색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하여간 몇 가지 동유럽 브랜드의 발색을 비교해 봤습니다. 제일 많이 갖고 있는 게 렘브란트라 렘브란트를 기준으로 동유럽 브랜드들의 발색을 비교해 봤습니다. 같은 색으로 비교하려 해봤는데 ㅜㅜ 딱 같은 색이 없어서 느낌만 보시고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팔레트는 종이 팔레트입니다. 의외로 사람들이 팔레트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게 놀랍습니다. 제 기준에선 종이팔레트와 부처(butcher)트레이 팔레트가 세계 최고라서 (진짜 명품이라는 황동 팔레트는 가격 때문에 사보지 못했습니다) 팔레트 비교글도 올려 봐야겠습니다.
보시면 큰 차이는 없지만 미묘하게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아래 세 개가 동유럽 브랜드입니다. (사실은 같은 색으로 해야 하는데 같은 색이 없네요.. 아마 아들 학교 팔레트 만들어 주고 친구 나눠줄 때 섞여버린 모양입니다.) 화이트 나이트랑 로사갤러리는 서유럽에서 매우 좋은 브랜드로 인정받는 네덜란드 렘브란트랑은 확실히 발림성이 좀 다르긴 합니다. 다른 팔레트나 종이팔레트에 칠할 때는 잘 못 느꼈는데 부처트레이에 바르니까 확실히 좀 차이가 납니다. 옆의 다니엘 스미스는 미국 브랜드인데, 그냥 새로 사서 칠해봤습니다. 이 중 가장 명품에 가까운 브랜드로 인정받는 녀석인데 확실히 발림성이.. 크으..... 제일 비싼 녀석인데. 몇일 전에 사서 자랑하려고 올려 봤습니다.

부처 트레이에 바른 것. 왼쪽이 렘브란트, 오른 쪽이 로사갤러리와 화이트나이트로.. 좀 차이가 나기는 하네요. 발림성이.
하지만 클량쿤... 가격이 1/3 차이인 걸...... 이 정도면 충분히 쓸 만합니다.분명히 말해두는데 동유럽 브랜드인 화이트나이트(러시아), 로사갤러리(우크라이나), 로만슈말(폴란드) 모두 프로페셔널 브랜드로 매우 질이 좋습니다. 서유럽과 비교해 반값 이하라서 지금 시장에서 매우 각광받고 있습니다.

화이트나이트는 발림성이 조금 약합니다. 다만 이런 물감은 쌓아가기 좋다는 장점이 있고, 충분히 물을 먹으면 발림성이 다른 브랜드와 비슷합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대유행 중인 그래뉼레이션/혼색 라인이 새로 나왔는데 라인도 다양하고 저렴하고 이쁘길래 고민스럽습니다. 지금 물감 브랜드만 홀 세트로 네 개인데.. 더 살 수는 없습니다 ㅎㅎㅎㅎㅎㅎ

로사갤러리는 세 브랜드 중 제가 가장 선호합니다. 물감의 색을 내는 안료를 고르게 섞고 물에 곱게 풀리게 해주는 원료를 바인더라고 하는데, 여기는 물감 바인더를 꿀로 씁니다. 그런 브랜드가 몇 개 있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물감을 갖다 대자마자 진하게 색이 우러납니다.

로만 슈말은 최근 8색이 들어있는, 12개가 들어가는 진짜 손바닥 반만한 미니 팔레트가 대히트를 쳤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싸고 외국에서도 비싸고.. 이거 빈 팔레트가 너무 이뻐서 사보려고 했는데 잭슨즈라는 직구하는 외국 샵에서 11달러인가밖에 안 팝니다. 그나마 품절 직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미술용품 쇼핑몰 중 외국에선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근데 진짜 팔레트가 너무 이쁩니다. 저는 파란색을 샀는데 더 사고 싶어서 눈이 벌갰다가.. 약간 이유가 생겨서 말았습니다. 이 로만 슈말은 중간에 하늘색.. 실은 코발트 sea 블루라는 414번 색깔입니다. 이거조차 품절이라 제가 진짜 얼마나 비싸게 ㅜㅜ 샀는지 모릅니다. 후회는 안 됩니다. 진짜 너무 이쁩니다. 제가 본 코발트 블루 중에 제일 이쁩니다.
제가 지금 기거하는 인제군 로고가 '하늘내린 인제'인데, 하늘과 가깝고 내린천이 있으니.. 진짜 아름다운 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 코발트 블루는 하늘 그리기 딱 좋습니다. 다만 로만슈말은 과슈 느낌의 불투명한 느낌이 있어서 좀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사실 우리 너무 서구쪽 물감이랑 일본, 우리나라 물감만 쓰고 있습니다. (중국쪽 물감은 제 기준엔 전문가용 수준은 아직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루벤스라는 브랜드는 가성비 재료로 나쁘지 않습니다. 중저가 물감은 화려하고 양이 많아 많이들 쓰시던데.. 음. 차라리 다음에 따로 글 파서 학생용 혹은 일반인 입문용 네덜란드랑 영국 학생 브랜드를 추천해야겠습니다.)
다만, 종이는 꽤 여러 나라 종이도 요새 들어오는 거 같은데.. 중국 브랜드 중 종이는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종이 하면 아르쉬나 파브리아노인데, 그 정도는 아니라도 바오홍같은 브랜드는 70%까지는 되는 거 같습니다. 가격이 반토박 이하니까 매우 쓸만 합니다. 아. 우리 나라에도 삼원 등등 전통의 종이 브랜드가 있습니다. 여러분...모르시죠...? 좋은 종이는 비쌉니다... 사실 종이 가격이 제일 부담스럽습니다.....
하여간 루마니아나 그리스나 호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등 좀 더 다양한 물감과 재료가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써본 건 서구 거랑 한국 거인데, 요즘 많이 들어오는 동유럽 물감을 사신다면 가격까지 고려해 로사갤러리 > 화이트 나이트 순으로 쓰셨으면 좋겠고, 로만슈말은 팔레트가 이쁩니다! 과슈 스타일 좋아하신다면 기본 로만슈말이 발색이 참 좋고 예쁜 색이 많은 거 같습니다.(8개밖에 안 써봤습니다.) 당분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그림을 올려 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아니 근데.. 찾아보려고 했는데 저 진짜 수채화를 그린 게 없네요...;;;
다들 정치에 몰입해 있으니 나는 그림 재료랑 그림 글로 모두를 재료 정도는 사고싶게 만들어 주겠다는 음흉한 속내를 품고 쓴 글입니다. (정치글과 함께 써야지 ㅋ)
세트로 사시면 확실히 무조건 싸구요.
명품이지만 약간은 범용으로 무난하게 윈저 앤 뉴튼이나 렘브란트란 브랜드는 40색이면 팔레트 포함 한 30만원이하에 살 수 있습니다. 그냥 그 정도 가격이예요. 쉬민케나 시넬리어는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합니다. 낯개는 만원정도 합니다.
학생용 브랜드로 가시면 윈저 앤 뉴튼 코트만이나 렘브란트 하위브랜드인 반고흐가 있습니다. 얘네는 40색 세트도 10만원 정도예요. 전문가용이랑은 확실히 다르지만 저도 가끔 쓸 정도로 그래도 질이 괜찮습니다. 이상한 중국 물감 제발 사지 마세요.. 아직 중국 건 멀었어요..... 돈 버리세요...
여튼 이 정도 가격입니다.
무시무시한 거 알려 드릴까요? 수채용 종이보다 보통 더 두꺼운 게 판화용 종이인데. 판화종이 파브리아노 2절지는 2만원씩 합니다....1장에!!!!!!!!!!! 바오홍도 5000원 정도는 하고... 우리 나라 삼원도 8000원 정도....? 전 전지는 무서워서 사보지도 못했어요.......ㅜㅜㅜㅜㅜㅜ
진지하게 가끔 당근에서 나오는 이미 미대 들어간 애들이 벌크로 파는 거 노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