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하게도 진도개(믹스 포함) 되겠습니다.
진도개는 한국식 주거문화에는 이제 전혀 안 맞는 품종이라, 충성심을 기대하고 키우는 견주들이 가장 많이 버리는 품종입니다. 제발 진도개 키우겠다고 하지 마시기를..
한국 유기견의 대다수가 진도개 계열이다 보니, 해외에 가장 많이 입양되는 유기품종이 진도개입니다. 그 진도개들이 미국에 넘어가서 미국인들이 진도개 좋다라는 쇼츠가 무더기 만들어지고 있는겁니다. 그 쇼츠보고 한국인들은 또 진도개를 키우겠다고 하고.
마치 70년-80년대 외국에 입양된 한국인과 비슷한 상황을 지금 진도개들이 겪고 있습니다.
즉, 미국의 주거문화에 최적화된 견종이 진도개이지만, 한국 주거문화에서는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키울 수 있는 개가 아닙니다. 진도개 특유의 강한 독립성과 영역성(일반인들에게는 폭력성이나 공격성으로 보일 수 있음)을 감당하기 힘듭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알겁니다. 동네마다 개조심이라는 팻말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던 것을....
공식적으로 늑대에 가장 가까운 혈통을 지닌 품종에 풍산개와 진도개도 포함됩니다. 일본의 토종견인 시바견도 마찬가지인데, 그 녀석은 소형 품종이라 인간이 통제 가능하죠.(시바견도 파양율이 가장 높은 견종 중 하나입니다.)
사납다는 편견이 안타까워요ㅜㅜ
아파트 윗집, 옆집, 아랫집에서 들리는 소음(인간은 못 들음)때문에 진도개들이 받는 공격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합니다. 인간들만 모르죠.
서로 힘든일입니다
작은 개도 자꾸 짖으면 민폐구요.
*폭력성은 평생 마당에 묶어 방치해 놓거나 철창에 가둬키우는 등 견주가 문제일 가능성이 100프롭니다. 경비견으로만 특화되어 버린 케이스지요. 학대를 받는데도 나름 밥값하겠다고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진도개는 실내견이 절대 못됩니다. 그 바늘같은 털을 환절기때마다 쏟아내는데 어지간한 정성아니면 힘듭니다.
대소변도 꼭 집밖에 멀리가서 눌려고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묶어놓거나 가둬키우면 스트레스로 성격 버립니다.
*길들여서 주인과 같이잘 정도로 밀착해서 생활하는 애완견으로는 힘들고
마당에 따로 집지어주고 자주 산책도하는 등 반려견으로 친구처럼 지내는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천성이 명령에 쉽게 길들여지지도 않고 주인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라는 개념보다는 본성자체가
본인이 "다 내가족이니 내가 주인과 주인가족을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입니다.(제대로 키웠을때)
*자기생각이 강한 견종입니다. 여간해선 리콜이나 캐치볼이 잘 훈련되지 않습니다. (내가 왜? <--이표정)
*잡아먹지 않더라도 뭔가 뛰어가면 흥분해서 기어이 쫒아가 잡아야 하는 사냥본능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 작은 견종들 뛰어다니는데는 조심해야 합니다. 오해받기 딱 좋습니다.
*아이들이 자꾸 귀찮게 하면 무는게 아니라 입으로 꼬집더군요. 크게 오해살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몇번 겪어보니 물어뜯는것과 입으로 꼬집는게 구분이 되더군요.
진짜 예민한 종들. 특히 시바견이나 코기등에 비하면 점잖은 선비입니다. 진도개는 가만 있는데 거의 걔들이 먼저 시비를 걸더군요. (돼려 불독처럼 생긴 애들이 얌전..)
그런 식으로 자신의 선을 확실히 긋는 품종인데, 그 선을 누군가 계속해서 침범하면 늑대처럼 변합니다. 경고도 하지 않고, 마치 사냥하듯이 조용히 다가와서 공격합니다. 전형적인 사냥개의 태도죠.
미국의 사육사들은 "고양이같은 품종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고고하다는 말을 그렇게 표현한거죠.
하지만, 한국처럼 밀집된 주거문화에서는 어느 순간 사고를 낼 확률이 매우 높은 견종입니다. 그러니 유기견 1위겠지요. 씁쓸하지만....
제가 자주보는 유투버중에 시골지역 택배배달하며 그곳 밭이나 마당에 짧은 목줄만 한채 방치된 강아지들 ( 주로 시고르잡종 진도 믹스 진도 이런 강아지들이죠 ) 주인 설득해서 생활개선 해주는 분이 있는데
일단 그분이 주로 하시는 일이
넓고 튼튼한 울타리 쳐주기
그늘막 쳐주기
짧은 목줄 풀어주기
가끔 산책시켜주기
좀 오바스럽게 강아지를 챙겨주고 이뻐해주는 모습을 강아지 주인에게 보여주므로써 주인들도 강아지에게 애착을 갖게 하기
뭐 그런식인대 목줄만 풀고 조금만 챙겨줘도 그롷게 사넙게 짖어대던 강아지들이 순해지고
표정이 달라지더라구요
어떤강아지는 짧은 줄에 묶여 산지 10년이 넘었는데
첨으로 산책시켜주는 영상보면 참 ㅠ 눈물이 납니다.
진도견이 파양율이 높은게.. 아니라...
그냥 한국에서는 가장 많이 키우는 개가 진도견이라서 그 비율 그대로 유기견 보호소에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사고율 현기가 가장 높다 ? 라고 보도 되면.. 현기가 고장율이 가장 높은차가 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적게 키우는데, 압도적으로 많이 버려지는 것이 진도개의 진짜 비극입니다.
(1) 도시견주가 버릴 작정으로 등록도 안하고 키우다 유기한 경우
(2) 시골에서 무등록으로 방치해 키우던 진도개들이 무분별하게 번식해 태어난 새끼들을 통째로 유기한 경우
(2)번이 많을거라는 추측이시죠?
저도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거 조사한 통계는 없으니까요. 조사할 수도 없겠죠. 다만, 유기견보호소의 70-80%를 진도개 계열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하지만, 둘 다 결국 인간의 무책임이 시작점이겠죠.
(2)번이 많다고 하면, 한국에서 진도개라는 품종이 얼마나 쉽게 소비되고 비참하게 버려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슬픈 증거겠죠.
막말로 입양하기가 비싸고 고급스런 견종을 쉽게 버릴수 있을까요. 그런 견종은 중고처럼 거래하거나 친척 지인에게 양도하는게 먼저겠지요.
그래서 결국 길거리에 유기되는건 가장 흔해보이고 생존확률이 높아보이는 진도견이 양심에 부담없이 유기되는거라 보입니다. 새끼 백설기땐 마냥 귀여워 했겠지요. 그렇지만 몇달내 성견이 되버리고 짖는소리나 발자국소리가 장난아니게 커져버리는데다 온 건물에 개털이 풀풀 날리니 아파트에선 여간해선 키우기 힘들겠지요. (마당에서 뛰어다녀도 시원찮을 견종을..)
같은 크기라도 리트리버나 보더콜리는 대개 이미 개를 사랑하는 분들이 처음부터 각오하고 비싼돈주고 입양하는 견종이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걸 거구요..
진도개의 비극이죠. 씁쓸합니다. 그렇게 유기된 진도개들이 해외로 입양되어서는 다시 찬사를 받고 있으니.. 참으로 모순적인 상황입니다.
미국 쇼츠 영상을 보면, 용맹하고 영리한 희귀품종 대접을 받아가면서, 수백만원에 입양되고 있는데.... 토종 진도개가 고향에서는 천대받고, 타국에서야 귀해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