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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중국의 역사 공정, 대작 게임으로 지원

1
2026-06-09 19:45:46 수정일 : 2026-06-09 20:18:06 122.♡.56.205
천문공

넷이즈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 중인 블러드 메시지... 즉 '혈서' 정도로 번역 되는 이 게임은

역사적 사실을 이용해 역사 공정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토번 제국.

토번에 대해 잘 아는 분은 적을 것 같습니다. 저도 잘은 몰랐습니다.

다만 제국을 이루어 한 때 당나라가 공물을 바칠 정도의 위세를 가졌습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사주 봉기' 당시는 토번 제국의 전성기가 지난 시기였습니다.


이 제국이 한창 뜨고 있던 시절의 위세가 대단하였지만 당나라 역시 그에 못지 않았기 때문에

공주를 시집 보내라는 요구를 한 차례 거절합니다. 그러나 토번의 위세는 점점 더 커져가고,

그대로 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당나라는 어느 왕족의 딸인 문성공주를 바칩니다.

문성공주는 출신이 왕족이긴 하지만, 

당나라 내의 기록에 무게를 갖는 위치가 아니었기에 기록이 상세하지 못하므로,

무게감이 아주 큰 행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토번의 전성기를 이끈 왕은 공주를 잘 대접하고 당나라의 선진 문화를 받아 들이려 하는 등

정성을 다했다고 평가 받습니다.

물론... 첫째 왕비는 아니고 본래 아들의 왕비였으나 아들이 죽자 형사취수제에 의해 두번 째 왕비로 받아들였으니,

대략 양국 간의 사이를 짐작 할 수 있습니다.


대략 짐작을 해보자면, 양국간의 전력을 다한 전면전 양상이 된다면 큰 틀에서는 당의 우세일 수 있겠지만,

역사는 어느 한 지점에 머물러 있지 않으므로, 

토번의 최전성기에는 당 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역사 내내 토번이 당의 외곽 지역을 침략하고 괴롭히기로 작정하면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심지어 힘을 집중할 수 있었던 한 때에는 당의 수도 장안을 점령할 정도의 기세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앞서 언급한...

토번의 전성기의 왕인 송첸감포는 공주를 왕비로 맞이하기 위해 사신을 보냈지만,

거절 당하자 20만의 군사를 일으켜 거절의 명분이었던 토욕혼을 정벌해 버렸습니다.

유명한 역사적 인물인 가르통첸이 이 시기의 사람입니다.

이후 당나라의 대대적 공세와 불교로 촉발 된 종교 갈등으로 전성기를 지나가던 토번의 내리막길이 시작 되었고,

고선지가 원정을 갔던 곳이기도 합니다.


멸망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7개 가구가 한 승려를 받들게 하는 법인 칠호양승제에서 엿 볼 수 있는...

종교로부터 비롯된 대립 세력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 역사 공정.

중국의 역사 교육에서,

토번.. 즉 티베트는 원래부터 중국의 일부였던 변방으로 교육 받습니다.


이게 참 웃긴 것이.. 티베트를 실질적으로 정벌 한 것은 청나라 시절인데,

13세기부터 황제의 땅이었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죠.


왜 그런 말을 하는가... 하면,

몽골 제국이 티베트를 자국 행정 체제에 편입했기 때문으로,

중국의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에 따르면 현재 중국 영토안에 존재하는

한족, 몽골족, 만주족, 장족 등이 과거에 세운 모든 나라와 역사는 다 중국의 역사이며,

몽골의 영웅인 징기스칸도 중국의 영웅이며,

몽골의 중국 침략으로 원나라가 세워진 것이 아니라

국가 내부에서 일어난 영토 통합 과정으로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나라가 간접 통치.. 즉 형식적이나마 굴복하고 그 밑임을 인정하게 된

원나라 시절에 이미 중국의 일부가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몽골제국이 중국의 일부라는 논리에 입각합니다.


따라서 티베트 지역의 제국이었던 토번 역시... 중국의 일부가 되고,

게임의 배경아지 토번의 정복 지역인 '사주'의 역사 또한 되찾아야 할 땅이 됩니다.

물론 시기적으로 게임의 배경이 9세기임을 감안하면 모순이 발생하지만,

이는 기존의 13세기가 역사 내내 이어온 중국 황실의 인식과 달리

통일적 다민족국가론 기준으로 보면 토번의 역사 전부가 중국의 역사가 됩니다.

이렇게 해도 모순은 또 발생하지만... 일단 뭉개고 우리 것이 됩니다.


다만, 사주는 토번의 전통적인 지역에 포함 되는 것이 아니어서,

넷이즈는 이 중간 어림의 틈을 잘 파고들어 적당한 명분을 삼고 있습니다.

의도는 명백하게 보이는데, 소재 선택은 명확히 잘라 볼 수 없게 하는 방식입니다.


# 혈서의 정체.


게임의 제목이 의미하는 서사는 사악한 토번의 압제를 페이창관이라는 주인공이 당나라에 

봉기와 지배 정당성을 인정 받기 위해 당에 바치겠다는...블러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의미 합니다.


즉, 현재 티베트 지역의 제국이었던 토번이 당의 땅을 침번해 압제를 행하던 중에,

당의 영웅이 나타나 땅을 수복하고 정의를 이루는 것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를 갖는 게임 서사인 것입니다.


또한 가장 현재까지도 중국에서는 주장하지만 해외에서 그다지 인정하고 있지 않은,

소수 민족 통제의 정당성과 관련하여 지역의 역사 내내 중국의 지배 구도에 편입 되어 있음을

주창하는 핵심 지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역사적 진실


실제 역사의 주인공인 장의조는 목숨을 걸고 사절단을 보내 하서11주를 당나라에 바칩니다.

당의 입장에선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게임에서 드러내는 것처럼 무슨 대단한 영웅적 심리에 따르는

행보가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귀의군 절도사로 임명하지만 거의 군사적 경제적 지원도 없었고 그저 형식적 인정만 해주고,

당이 당시 이 땅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자료를 찾는 중에 기존에 제가 알고 있던 지식과 나무 위키에 있는 내용이 상이하여,

추가 조사를 한 결과 나무 위키에는 문제가 있는 ...

즉, 중국 쪽의 기록과 입장에 기울어져 쓰여 있더군요.


# 안사의 난


848년 사주 봉기의 배경에는 안사의 난을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당은 안사의 난을 막기 위해 정병들을 대거 차출하고 그 틈을 타 토번은 북진하여 

최종적으로 사주를 함락함으로써 서역 무역로를 장악합니다.


물론 당대의 시각이 아닌 지금의 중국이 보면, 

그 땅도 우리 것, 저 땅도 우리 것이겠지만,

당대의 토번은 강력한 군사 능력을 갖춘 제국으로서

당의 힘이 분산 되는 순간 ... 파죽 지세로 무역로 인근의 지역을 장악해 버린 일이었습니다.


# 토번의 치세


토번의 치세 동안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 중 정복 지역에서의 문화적 갈등은 심각한 불만을 초래 합니다.

즉, 이미 그 당시에도 높은 문화적 자부심을 갖고 있던 한족 사대부들에게

토번의 전통 양식의 일부를 따르게 하는 것은,

대단한 수치심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사주 봉기 이전 840년 경의 토번은 국왕 랑다르마가

불만 세력에 의해 암살 당하며 왕위 계승 전쟁이 발발하고,

그 와중에 토번 장국 논공열 또한 군사 반란을 일으켜

나라 꼴이 개판 오분.. 아니 개판이 된 상태였습니다.


랑다르마 암살의 배경은 ... 앞서 말한 종교 문제였습니다.

토번의 역사 내내 중요한 축이 이 종교문제로.. 이것을 억누느려 하던 왕이 있고,

그것에 또 반발한 종교 세력 또는 종교 세력을 지지하는 호족들의 대립이 있는 등

역사의 어떤 작은 한 지면이 아니라 역사를 바꾸는 중요 갈등의 축이었다는 것입니다.

종교를 너무 맹신해서 다 같이 불행해지는 상황이 오고, 거기에 반발해서 암살이 일어나고,

또 종교를 지나치게 탄압하다 또 암살 당하고... 이런 식입니다.


# 장의조


이 지역을 당나라에 통째로 바치는... 인물 '장의조'는 사주의 한족 대가문 출신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종교 세력.. 다시 말해 불교 승려 세력, 문화 및 정책에 대한 반감 등을 갖고 있던 이들을 규합해

사주 수비대를 쫓아내고, 인근 지역을 미친 속도로 격파하여 하서 주랑 일대를 장악하게 됩니다.


이 때 당 조정에 사절단을 보내며 자신들의 군대를 '귀의군'으로의 명명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없는 출시 전 상황이라 애매하긴 하지만,

딱 봐도 대략 누가 주인공인지 보입니다.

바로 장의조의 형인... 장의탄으로 사절단이 눈물 겨운 고군분투 끝에 장안에 도착해서,

황제에게 이 땅을 바치니 우리를 지배자로 인정해 달라는... 그런 내용입니다.


# 게임의 메시지.


허투루 설게 된 것이 아니라 압제에 굴복하지 않고 되찾았다는 서사이자,

역사 공정의 시선을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일석이조의 소재입니다.


당은 장의조를 귀의군 절도사로 임명하여 통치권을 주었으나 딱히 지원할 생각도 없고 잘 믿지도 않았으며,

혈서의 전달자인 장의탄을 장안에 붙잡아 두어 실질적 인질로 삼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해방의 열쇠이자 영웅일 것 같은... 장의조 역시 말년에 장안으로 불려가게 됩니다.


# 사주 지역 역사의 진짜 의미.


지정학적으로 보면 지배주체가 여러 주변 국가의 상황과 무역로의 개념으로 비추었을 때 

당대의 지배 주체가 바뀌곤 하는 다민족 다문화 무역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이 곳을 장의조가 대가문 출신으로 자립하여 당의 인정을 받고자 한 

지방 엘리트의 군사 쿠데타적 의미를 갖습니다.


# 게임의 서사가 전하는 메시지.


명분은 ... 압제에 시달리는 피 지배층의 구원으로,

이 게임의 공개된 연출을 비롯한 정보를 종합하면,

티베트 군인을 침략세력으로 잔혹하게 묘사하고,

중국 당나라의 핵심 영토였던 곳을 한족이 피로 지켜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게임의 기획된 설계가 들어가 있습니다.

즉, 정당한 지배 역사이자 해방의 서사로 현대의 지배 논리를 강화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장의조 사후 귀의군은 당이 쇠락해 가자 인근의 지역의 세력과 동맹을 변경 하는 등

다른 역사가 펼쳐집니다.

장의조 사후 사주를 통치하던 조씨 가문의 절도사들은 위구르 가한의 복식을 하거나,

토번의 불교 양식을 적극 도입한 둔황 막고굴의 벽화와 같은 역사적인 유물에서 보듯

이곳의 실제 역사는 게임이 그리고자 하는 '중화로의 회귀'가 아닌,

서역 변방의 다양한 민족들이 공존하고 다투며 융합하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중국과 별도의 독립적 역사의 길을 걷습니다.


즉,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중화로의 회귀가 목적이 아니라

그 지역 특색의 정체성을 갖는 사람들이 그 지역 특색의 사고 방식으로 살아가던 곳이었습니다.


사주는(지금의 감숙성 둔황) 실크로드의 핵심 교차로였습니다.

어릴 때 보던 무협소설에도 둔황이 아니라 한자로 돈황으로 종종 그려지던 지역이라

제겐 어느 정도 익숙한 곳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장씨 가문 뿐만 아니라 조씨, 소씨 등 이 지역에 

한족의 가문들이 토착 세력으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다는 것으로,

한무제 이후 한족의 유입이 많아서

사실상 토착화 된 한족 다수의 지역 사회였습니다.


정리하면,

지배 주체가 끊임없이 바뀌어온 실크로드의 핵심 교차로이자, 

한나라 이후 (한국사로 치면) 한사군과 같은 역사적 성격을 지닌 서역 변방 지역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관심 밖(정확히는 있지만...통제가 불가능하여 단절 되어 온...) 의 지역이었다가

꾸준한 한족 유입이 있었고, 한족 다수의 사회인 상태에서

토번 제국이 흥하며 정복지에 편입 되고,

이에 대가문 출신 장의조가 당에게 이 지역을 헌납하며,

알아서 지역을 당에 속하게 하면서,

지역의 지배자로 인정 받게 되는 이야기로,

서사의 진행과 연출의 중심축으로 삼아, 

과거의 영토적 연속성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킴으로써,

현대 중국의 역사 공정과 소수민족 지배 논리를 자연스럽게 정당화하는 프레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토번의 쇠락기에 지배층이 되고자 한 사건이

사주 봉기였던 것입니다.

장의조 입장에서는 오로지

한족인 자신의 기준으로 토번의 정책이 한족의 문화를 억압하는 것으로 느껴지다 보니...

이에 봉기를 통해 지배층이 되고자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또한 명분을 삼기 좋은 서사를 갖는 소재를 찾아

한족이 주체로 나서 억압된 지역 해방의 서사로

현재의 역사 공정의 정당화를 지원하는 게임이...

중국의 '블랙오공' 이후 차세대 기대작이라는 블러드 메시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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