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으로 오랫동안 지내왔다는 이야기는 이 커뮤니티에도 여러 번 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민주당을 비난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
민주당을 오래 지지해온 사람으로서 느끼는 위기감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지난 지방선거 패배 요인, 2030 세대에 대한 평가,
부동산 정책, 민주당의 향후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도 그렇고, 코어 지지층의 반응도 비슷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제가 느끼는 문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민주당이 삶의 언어를 잃고, 가치의 언어와 진영의 언어 안에 갇히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 모습은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에게 패배했던 흐름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민주당은 트럼피즘이 거세진 상황에서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PC주의, 이민자 인권, 낙태권, 민주주의 수호, 반트럼프 같은 의제들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그 가치들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 역시 민주주의, 인권, 다양성, 평등 같은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그런 가치를 버리면 민주당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가치들이 모든 유권자에게 가장 먼저 체감되는 문제였느냐는 것입니다.
예전에 클린턴 캠프의 유명한 말이 있었습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그런데 어느 순간 미국 민주당은 이 기본에서 조금씩 멀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오바마 당선 이후 미국 민주당은 다양성, 인권, 민주주의 같은 가치를 더 전면에 내세웠고,
어느 순간 생활비와 일자리 같은 체감 의제보다 가치의 언어가 더 크게 들리게 된 것처럼 보입니다.
반면 트럼프는 달랐습니다.
그가 실제로 문제를 해결했느냐와는 별개로, 적어도 지지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줬습니다.
MAGA라는 구호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는
“내 삶이 예전보다 나빠졌다”, “기존 주류가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감정의 표현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 민주당도 비슷한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선거 패배 이후 2030에 대해 “보수화됐다”, “일베화됐다”, “극우화됐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는 식의 표현까지 주요 스피커들에게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 태도가 앞으로 십수 년의 미래를 갉아먹는 큰 패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론 조작 세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그런 작업을 해온 세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황희두 이사의 분석처럼, 온라인 여론 환경이 자연스럽게만 형성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 여론이 세력화될 수 있었다는 것은
그 안에 일정한 공감대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작만으로는 오래 지속되는 정치적 흐름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결국 누군가의 불만, 박탈감, 분노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확산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힘을 찍느냐.”
“20∼30대가 극우화됐다.”
이런 표현은 가치 중심으로 판단하는 기존 지지층에게는 맞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20∼30대가 가치 자체가 극우화되어서 민주당을 떠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20∼30대에게도 민주주의라는 가치는 중요합니다.
다만 그들에게 더 먼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 당장 먹고사는 문제, 주거 문제, 자산 격차, 미래에 대한 불안입니다.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민주당은 더 이상 약자의 편에 선 비주류 정당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문재인 당대표 시절 국회 내 최다 의석을 확보한 이후,
그리고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당은 이미 시대의 주류를 대변하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는 민주당을 기득권과 분리해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주류, 지금의 책임 있는 세력으로 봅니다.
그런데 주류 정당이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반대편이 아무리 불완전하고 때로는 잘못된 가치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일부 유권자는 그쪽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꼭 그들이 극우가 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금 주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부동산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뼈아팠던 지점도 부동산이었고,
현재 이재명 정부 역시 이 문제만큼은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거 문제는 단순한 정책 의제가 아닙니다.
청년에게는 결혼, 출산, 자산 형성, 계층 이동 가능성과 직결된 실존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는 태도를 보이면 매우 위험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태도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옳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잘 몰라서 그렇다.”
정책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틀렸을 때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이재명 정부에 바로 그 점을 기대했습니다.
민주당이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현실을 보고, 잘못된 정책은 빠르게 고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물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초과이익' 논란이나 (초과세수라면 그나마 말은 되겠지요),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걱정이 큽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나온 부동산 관련 발언도,
현재 정책이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식으로 들리는 부분이 있어 우려가 됩니다.
정책의 의도가 좋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실제로 어떻게 체감하느냐입니다.
특히 주거 문제는 통계상 선방했다는 말만으로 설득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민주당과 지지층이 불편한 신호를 받아들이는 방식입니다.
각 사안의 시시비비를 여기서 모두 따지자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평가, 이른바 “문조털래유” 같은 내부 비판적 표현에 대한 반응,
김민석 관련 논란 등을 보면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민주당과 지지층이 불편한 신호를 받아들이는 방식입니다.
민주당 내부와 지지층은 종종 문제 제기를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의 신호로 보기보다,
“누가 우리 편을 흔드는가”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각 사안의 사실관계와 정치적 맥락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논란 하나하나의 시시비비보다,
불편한 질문이 나왔을 때 민주당과 주류 지지층이 그것을 토론과 수정의 계기로 삼는가,
아니면 진영을 흔드는 공격으로만 처리하는가입니다.
저는 후자의 태도가 반복될수록
민주당은 더 삶의 언어에서 멀어지고, 가치의 언어와 진영의 언어 안에 갇히게 된다고 봅니다.
최근 하정우 수석 차출 사례도 비슷한 맥락에서 봅니다.
AI를 국가적 핵심 의제로 내세우는 정부라면,
그 분야를 상징하고 이끌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하나의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AI 수석을 내려놓고 부산 지역구 선거에 차출했다가 결과적으로 낙선했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말 AI를 국가 전략으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인력마저 선거용 카드로 쓰는가.
이 문제 역시 단순히 “어떻게 한동훈을 찍느냐”로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I를 핵심 미래 전략으로 내세우는 정부와 정당이라면, 왜 그 분야의 핵심 인력을 정치적 선거 카드로 소모했는지,
그 판단은 정말 전략적이었는지, 결과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 있게 평가하고 있는지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지층 역시 그 결과를 놓고 “상대가 나빴다”는 식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무엇을 잘못 판단했는지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것도 가치와 의도만으로 판단할 것인가,
아니면 실제 결과와 유권자의 체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봅니다.
핵심 지지층은 분명 정당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하지만 선거는 코어 지지층만으로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정책을 실제로 펼치기 위해서라도, 결국 선거를 통해 권력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미 우리 편인 사람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떠난 사람들, 망설이는 사람들, 아직 설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닿는 언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민주당이 가치의 정당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 인권, 다양성, 평등, 사회적 약자 보호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그 가치가 국민의 삶과 연결되지 못하면, 유권자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이 놓친 것도 결국 그 지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주거, 일자리, 생활비 같은 실존의 문제를
충분히 자기 언어로 만들지 못한 채, 가치와 반트럼프만으로 선거를 치렀습니다.
저는 한국 민주당이 그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대선 때 아젠다로 내세웠던 ‘실용주의’ 노선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고 봅니다.
지지층 역시 그 방향이 민주당의 주류가 될 수 있도록,
불편한 질문을 공격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가 옳은데 왜 몰라주느냐”가 아니라,
“왜 사람들이 우리 말을 더 이상 자기 삶의 언어로 듣지 못하는가”를 묻는 태도라고 봅니다.
2030을 가르치려 하거나, 꾸짖으려 하거나, “극우화됐다”고 단정하는 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기 어렵습니다.
왜 그들이 민주당을 더 이상 자신의 편으로 느끼지 못하는지,
왜 공정과 주거와 미래 불안의 언어를 민주당이 빼앗겼는지,
그 질문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요약하면 결국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가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핵심 가치가 삶의 문제와 다시 연결해야 한다'
그런 가치 없는 무한경쟁의 결과는 극한의 양극화가 아닐까요?
지금도 무한경쟁이구요
인권 민주주느이 다양성을 등을 가장하고 이용하는 세력들도 등장하고 있죠
말뿐이라 하더라도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는 정당이 민주당이라 짜증내면서도 지지할껄요.
더군다나 국짐이 점점 '그구화'되고 있는 지금이 이념적 반사이익을 벗어나 시민의 삶에 더욱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기에 유리한 환경이기도 하지요.
트럼프식 선동과 다른점은 무엇일까요.
민주당은 죽었다 꺄어나도 못할게 그건데 ... 민주당이 그렇게 될순 없죠. 핵심지지층은 민주당이 트럼프나 극유적 국힘과 다르기에 지지하는거거든요.
트럼프식 선동이아니면서 그들을 끌어들일 샮의문제와 연결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그 방법엔 어떤것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 어렵구요:
전 가치보다는 연대의식을 키우는거에 조금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생각하고든요. 국힘이 그지같아도 그들을 뽑아주게 하는 힘은.... 어떤 주장이나
가치보다는 그들이 국힘에 갖는 ( 이해안되지만 어쨌든 존재하는 ) 연대의식이라 보여지는데 이 연대의식을 끊고 민주당을 우리편이라 생각하게 할만한 여러가지 연구와 그에따른 수행들이필요해보여요.
그런 부분이야 말로, '우리가 옳아!'라는 '가치중심'의 언어를 뱉고 있다고 보이거든요
건전한 비판이 가능해야 발전 가능할텐데, 비판의 장 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결국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길 같아요.
민주당만의 가치를 지키는 건 저도 좋습니다
다만 설득의 과정없이 강요하면 안됩니다.
구호만 가득하고 남에게 강요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안지킨 것 때문에 2030이 떠난거라고 생각해요.
외교, 국방, 과학 정책은 전적으로 지지하나
중처법, 노란봉투법 등 노동관계법과, 부동산 관련법, 인구소멸 지방지원 정잭은 현실과 동떨어진
가치와 진영의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지원을 이유로 부동산, 민생금, 교육지원, 입시 등 수도권에는 규제만 하는 정책은 민주당의 실질적 기반인
수도권 시민의 권익을 지나치게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담론을 배제하고 유권자들의 사적 이익을 충족시켜주겠다는 태도를 정당의 기조로 삼는다면, (설령 그 것이 극우당과 달리 실제 이루어질 약속이라 하더라도) 극우 당과 차별화에 실패하여 오히려 더 크게 망할겁니다.
근본적으로 뒤틀린 가치관이 널리 퍼져있는 사회에서 수권정당이 올바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을 지나치게 곡해한 것처럼 보이는 댓글 죄송합니다만, 반론이라기 보다 보론이라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