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씁쓸함을 남겼는데 '투표용지 부족'이 대표적입니다. 오직 선거 절차 관리만을 위해 만들어진 독립기관이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전국 선거를 제대로 진행 못해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 셈이죠.
이건 단순히 몇 장의 용지 부족 문제가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참정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을 수도 있는 역대급 참사입니다. 지난 사흘 동안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 인근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과 전국 각 대학 총학생회의 성명문에 표출된 분노는 원론적으로 타당합니다. 특히 이제 막 참정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세대와 곧 행사할 세대의 분노가 클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행정부)와 정치권(입법부)은 이들의 올곧은 목소리를 들어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단순히 선관위원장과 사무총장의 자진사퇴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법적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해요. 정부와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과 권한상 할 수 없는 일을 정확히 알리고, 이번 사안이 부정선거가 아니라 부실선거임을 명확히 선언하는 게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상황에 편승하는 극우/친윤 세력들입니다. 그들에게 이번 사태는 자신들의 음모론, '부정선거'를 돋보이게 할 좋은 땔깜이 되어줬습니다. 거기에 특정 종교까지 묻었으니 말 다했죠. 이들이 구심점이 되어 폭력과 혐오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는 민간인을 붙잡고 불법 검문을 자행하고, 편의점으로 납품되는 물건들을 강제로 개봉해 검열하며 취재 나온 기자를 폭행-조롱했습니다. 사람들을 특정 장소에 감금하고 현장에 지원나온 경찰을 둘러싸고 특정 국가 출신 아니냐며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요. 마침 주변에 있었던 아이돌 콘서트에 온 해외팬들도 이 봉변을 같이 당해 부끄럽습니다. 이 모든 풍경을 온라인으로 송출해 수익을 올리는 무리들도 있고요. 예시를 들자면 끝도 없겠죠.

여러 번 시위집회를 참석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잠실 시위의 주도권은 곧 조직된 힘에 넘어갈 겁니다. 초기 시민들의 순수한 분노와 의도는 점차 가려지고 이제 혐오와 음모론이 주류를 차지할 겁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렇게 되었을지도요. 시민 개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조직력을 갖춘 집단과 개인의 싸움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니까요.
순수하게 모였던 시민들이 여기에 휘말리지 않고 무사히 귀가하길 바랍니다.
수구들은 수구방식대로
민주진보진영은 민주진보진영 방식대로
각자의 방식대로 처리하면 되죠.
괜시리 수구들과 합쳤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ㅋ
남기는건 쉽지만 맞추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애초에 이 계획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거고, 오류 발생 요인이 인지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전국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무모한’ 계획입니다. 이건 보신주의자들의 탁상 행정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14500개 투표소 중 0.0013% 의 오류가 발생됐어요. 가장 큰 문제인 잠실7을 제외하면 아슬아슬 스무스하게 진행된 거에요.
다시 정의하죠. 지금 문제는 14500개 중 단 1개소 입니다.
0.00007% 의 문제에요.
거기 일하는 인간이 어리버리할 수도 있고, 그쪽일 수도 있죠. 이건 조사해볼 문제입니다.
이걸 총체적 부실로 볼 수 있는지조차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