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동안 넘게 눈팅만 해오다가 너무 답답해서 글을 남깁니다. 흔히 나오는 해결책들, 무슨 교육을 해야 한다거나 벌을 줘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핵심을 한참 빗나간 소리라고 봅니다.
2030 남성이 반민주당 정서를 가지게 된 경로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결국 출발점은 하나입니다. 흔히 말하는 친중 프레임도 따지고 보면 다 여기서 시작되는 겁니다. 그 시작은 페미니즘입니다.
정확한 타임라인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제 기억으로는 2016년에서 2017년쯤 서구권에서 미투 열풍이 크게 한 번 돕니다. 그게 국내에도 상륙했고, 조재현 미투 사건이 크게 다뤄지면서 그전까지 한 줌이었던 페미니즘이 이 사건에 올라타 커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여러 미투 사건이 터지면서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던 시점이었는데, 그때 혜화역 시위를 계기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호응하고 소통 창구를 열어주면서 페미니즘이 정치권에서 크게 활개 칠 통로를 열어주게 되는 겁니다.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면 곧장 나오는 반론이 국민의힘도 페미 아니냐, 왜 자꾸 민주당 페미만 걸고 넘어지냐는 겁니다. 민주당은 나쁜 페미고 국힘은 착한 페미냐는 식의 지적이죠.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 때 혜화역 시위를 기점으로 페미니즘이 사회 문제로 크게 의제화되면서 그 원죄를 민주당이 차지해 버렸다는 점입니다. 2030 남성의 시각에서는 민주당은 신념으로 페미니즘을 하는 것이고, 국민의힘은 그게 표가 되는 걸 보고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따라 한다고 받아들이는 겁니다. 흔히 차악론을 들고 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힘 페미가 민주당 페미보다는 그래도 차악이라고 여기는 거죠. 그래서 민주당의 진심 어린 페미 정책이 가장 유명한 사례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언급과 박주민 의원의 발언 같은 것으로 회자되는 겁니다.
물론 2030 남성도 국힘 페미에 대해서는 모른 척하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건 너무 깊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고 사실상 인간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민주당 지지층도 똑같습니다. 민주당에 불리한 이슈가 나오면 못 본 척하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죠. 팔은 안으로 굽는다, 아전인수라고 하는 겁니다. 결국 이런 외면을 서로 지적해 봐야 감정의 골만 깊어질 뿐 상황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다.
아무튼 이때부터 지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2030 남성의 이탈을 조기에 진압할 골든 타임이었던 그 시절에, 사과나 반성 대신 오히려 불에 기름을 끼얹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게 바로 2019년 HTTPS 검열 사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새로 시행되는 이미지 업로드 단계의 AI 검열에 대해서도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게 페미니즘과 연결되는 지점은 이렇습니다. 남성들이 성인물을 통해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도록 자꾸 막으면, 일본의 초식남처럼 알아서 욕구를 해소하는 게 아니라 결국 여성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진다는 인식이 깔리는 겁니다. 그래서 검열을 두고 원색적인 비난이 굉장히 많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지속적인 정부의 검열 시도는 친중 프레임을 씌우는 데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또 이 검열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오거돈, 박원순 성추행 사건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권력을 이용해 그런 일을 벌이는데, 정작 일반 남성들은 성인물조차 못 보게 막는다는 박탈감인 겁니다. 민주당에 대한 내로남불 인식도 여기서 출발하는 거고, 조국 전 장관 관련 논란이 거세게 번진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검열 기준 자체가 2030 남성층에게는 공평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여성들이 향유하는 성문화는 그대로 두고 남성향 콘텐츠만 자꾸 검열한다는 거죠. 오세훈 시장 이전에 성 관련 페스티벌이 무산됐을 때 펨코에서 거센 비난을 받은 것도 같은 정서입니다.
그리고 이 페미니즘이 친중, 친북 프레임과 어떻게 엮이느냐 하면 군대로 연결됩니다. 지금 군대 월급도 예전보다 많이 오르고 휴대폰도 쓰면서 편해진 건 맞지만 그래도 군대는 군대입니다. 징병제로 강제로 끌려가는 것 자체가 짜증 나는데, 페미니즘과 적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가장 크게 불평등을 느끼는 게 바로 군대 문제로 부각되는 겁니다. 예전에는 군대가 힘들어도 취업 시장에서 군필 경력이 분명한 플러스 요소였고,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는 식의 이미지도 있었습니다. 군 가산점 폐지 이후로 군대에 대한 인식이 점점 나빠졌는데, 남성들은 2년을 손해 보는데 이제는 이득은커녕 오히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각종 취업이나 정부 정책에서 가산점을 받는 모습을 보고 등을 돌리는 겁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주민 의원 관련 논란도 결국 여성 징병, 국방의 의무 이슈였던 만큼, 여성에게 자꾸 혜택을 주려 한다면 그럼 군대도 같이 가라는 정서로 이어지는 거죠.
그리고 군대에 강제로 끌려가는 이유는 결국 북한과 중국 때문인데, 민주당은 자꾸 북한과 대화하자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북한이 좋은 답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같은 일이 결정적이었죠. 북에서는 저렇게 적대적으로 나오는데 왜 혼자 짝사랑하느냐는 거고, 이게 정말 보기 싫다는 겁니다. 거기에 중국의 황금방패를 떠올리게 하는 검열까지 뒤섞이니, 친중과 친북 프레임이 함께 덧씌워지게 되는 겁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가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페미니즘 광풍으로 한 번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나비효과처럼 뭘 해도 곱게 보이지 않게 된 측면이 큽니다. 민주당 욕하는 게 일종의 문화이자 놀이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거죠. 그래서 무슨 MB가 오래전부터 육성한 계획의 결실이라는 식의 댓글을 볼 때마다 헛웃음이 나옵니다. 음모론은 적당히 걸러서 봐야 합니다.
그래서 해결책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우선 검열 철폐가 중요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젊은 남성층에게는 큰 효과가 있는 사안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검열 철폐는 단순히 이번 AI 검열과 HTTPS 검열뿐만 아니라, 기존의 게임과 서적, 웹툰 같은 부분에서도 크게 풀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030뿐 아니라 특히 10대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가 바로 이 영역이거든요. 검열은 하면 할수록 꼰대 정당, 늙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강해지고 반감만 깊어질 뿐 절대 플러스가 될 수 없는 겁니다.
다음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접근입니다. 게임 산업은 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스타나 플레이X4 같은 오프라인 게임 행사에 정부나 당 고위층이 자주 얼굴을 비춰야 하고, 게임 산업에 호의적인 발언과 지원 정책도 언급해 줘야 합니다. 규제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콘텐츠 노출을 막는 쪽보다는, 차라리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같은 것을 저격해 주면 오히려 환영받는 겁니다. 지금의 인터넷 속어들이 게임을 통해 퍼져 나갔듯이 게임이 젊은 청년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요즘은 게임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유튜브나 스트리머를 통해 보는 게임이 대세가 되어 가고 있는 만큼, 젊은 국회의원이 직접 게임을 해보면서 방송하고 이를 소통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왜 굳이 게임 방송이냐 하면 그게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높기만 한 존재로 여겨지던 국회의원이 가챠에 실패하거나 공포 게임을 하다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서 친숙함을 끌어내는 거죠. 공감대가 형성되면 스몰토크부터 시작해 젊은이들이 원하는 현안을 더 밀착해서 가깝게 들을 수 있게 됩니다. 게임은 더 이상 옛날의 그 이미지가 아닙니다. 지금도 세계 시총 1위 기업 CEO 젠슨 황이 한국에 방문해서 T1 사옥에 가 페이커를 만나 사진을 찍고, 배우 박보영이 페이커의 팬인 건 유명하고, BTS 진이 메이플스토리를 대놓고 즐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입니다. 늙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싶다면 게임 산업만큼 도움이 되는 분야가 없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정책에 대한 부분입니다. 당연히 각종 여성 우대 정책은 철폐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서 언급한 검열 철폐와 게임 산업에 대한 접근이 결국 민주당에 대한 적대감을 누그러뜨리는 사전 작업이라면, 진짜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2030 남성이 가장 큰 불만을 품는 건 역차별 정책이거든요. 미혼모나 임산부를 지원한다고 불만을 품는 남성은 아무도 없습니다. 문제로 지적되는 건 소방이나 경찰에 여성 인력을 추가로 뽑으면서 합격 커트라인을 남성과 다르게 적용한다거나, 멀쩡한 1인 여성 가구에 공공 임대나 숙소, 소모임 활동비 같은 것을 지원해 주는 부분이고 여기에 대한 반감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여성 우대 정책은 국가 거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여성은 기본적으로 상향혼을 원한다는 사실이 이미 많은 결혼 정보 회사 데이터로 드러나지 않았느냐는 겁니다. 여성을 아무리 지원하고 사회에 진출시켜도 이른바 골드미스로 남을 뿐 가정을 꾸리지 않고, 자기 위치가 높아지면 결혼할 남성도 더 높은 위치만 찾게 되니까요. 오히려 상류층 여성이 늘어나면 매칭이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아져서 결혼과 출산이 전체적으로 낮아진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남성을 지원하면 정반대 효과가 난다는 거죠. 저출산이 심각한 국가적 의제인 만큼 차마 남성을 더 밀어주라고까지는 못 하더라도, 여성을 더 우대하는 정책은 시급히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이건 남성표를 잡겠다고 대놓고 여성 정책을 없애겠다고 홍보해서 스스로 여성표를 깎아 먹는 방식보다는, 소리 소문 없이 예산을 줄여 나가는 쪽이 현명하다고 봅니다.
여기에 더해, 클리앙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도 짚어 보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내란 종식이 우선인데 어떻게 내란당을 또 뽑느냐, 도저히 이해 못 하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제가 여기 적는다고 해서 그분들 생각이 바뀔 거라고 보진 않지만, 그래도 2030 남성의 심리를 적어 보면 이렇습니다. 내란이 잘못된 건 맞고 관련자들도 재판을 받아 처벌받을 텐데, 언제까지 내란 타령이냐는 겁니다. 내란 종식의 정확한 정의가 뭐고 어디까지 해야 끝나는 거냐는 거죠. 세월호도 10년 넘게 끌다가 결국 단순 사고로 결론 나지 않았느냐, 표가 되는 것만 질질 끈다는 인식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러니까 무안공항 이야기도 자꾸 나오는 겁니다. 이건 표가 안 되니까 너무 조용하다는 거죠. 기본적으로 윤어게인이나 내란 옹호파는 똑같이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입니다. 소수의 극우는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지만, 펨코에서도 내란을 옹호하거나 윤석열을 찾으면 일단 비정상 취급을 받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 때문에 가만히 뒀으면 이재명이 수감됐을 텐데, 괜히 계엄을 일으켜서 결과적으로 이재명을 당선시켰다며 싫어하는 정서가 있는 겁니다. 2030 남성이 보기엔 내란은 이미 다 진압되어 끝났고 지금 대통령과 국회 전부 민주당이며 권력도 민주당이 쥐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는 인식인 거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처음에 페미니즘에서 시작된 반민주당 정서가 어느새 10년을 거치면서 그동안 쌓인 사건과 사고가 한둘이 아닙니다. 그게 서로 얽히고 섞여서 이제는 그냥 악받친 감정만 남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가짜뉴스를 뿌려도 상대 진영 이야기라면 제대로 검증할 생각도 없이 그런가 보다 하고 대충 수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거죠. 문제는 2030 남성뿐만이 아닙니다. 10대층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됐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저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주민 의원, 이 두 사람이 김영삼의 삼당합당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지역감정과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치명적인 사회 갈등을 남겼다고 생각해서 정말 안타깝게 봅니다. 처음엔 실언을 했더라도 분명히 데이터로 지지층 이탈을 인지했고 싱크탱크 보고서에도 다 나와 있었습니다. 수습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묵살했고, 이제는 어떻게 풀기도 정말 어려운 상황까지 와 버린 겁니다.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이슈로도 계속 시끄럽긴 하지만, 정작 더 깊은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2030 남성이 단순히 반민주당 정서로 국힘에 표를 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남녀가 극단적으로 계속 대비 상태로 치닫는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아래에서 곪아 가는 상처가 언젠가 크게 터질 거라고 봅니다. 아무리 4050이 인구수가 많아서 머릿수로 당장의 투표를 좌우한다 하더라도, 결국 사회의 트렌드나 유행을 책임지는 건 늘 젊은층이었으니까요. 이번에 2030 여성도 이탈표가 많았다고 보지만, 문제는 그 이탈표가 곧 2030 남녀의 화해를 뜻하는 게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각자 서로 다른 이유로 민주당을 이탈한 것일 뿐 남녀 갈등은 그대로라는 점이 가장 치명적인 겁니다.
이대남 돌아옵니다.
하지만 주요 판짜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나이 드신 분들이 이런 걸 듣기나 할지
하물며 여기 있는 사람들조차 자기들이 그토록 혐오하던 기성세대마냥 반응하는데 말이죠
분명히 조짐이 보였는데 무시하고 지나친 부분들이 있긴합니다.
이제와서 후회한들 소용없지만요.
검열 관련된 조치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근데 나머지 부분들은 민주당 입장에서도 엄청난 모험이죠.
게다가 그 비합리적인 정서가 그 세대의 75%를 차지한다는 게 말이 안되고요.
위의 글에서 얘기한, 그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세대에게 호감을 얻기위한 방법론들도 그렇습니다.
검열 철폐라는게 성적인 검열을 얘기한다면 찬성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국민정서상 갑자기 풀기에는 너무 많은 부담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AI검열은 지금 나온 방법과 정책이 서투르고 무리해서 그렇지 분명히 해야할 이유가 있는 정책이기도 하고요.
그외 웹툰,게임,서적쪽에서는 진보가 보수에 비해 어떤 검열이 더 있다는것인지는 잘모르겠군요.
게임을 소통창구로 이용한다. 뭐 좋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실제로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라 2030세대에게 다가가기위한 수단으로 접근한다면 바로 알아차릴꺼고 조롱만 당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