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이 제도는 이번에 갑자기 생긴 게 아니더군요. 근거 법률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른바 'n번방 방지법')은 이미 2020년 5월,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했지만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도 찬성해, 재석 178명 중 170명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가결된 사실상 초당적 입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상에 대한 필터링은 이미 2021년 말부터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가로세로연구소(네, 그 가세연 맞습니다)와 오픈넷 등이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는 작년(2025년)에 "사전검열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법 조문 자체에는 처음부터 영상과 이미지가 모두 포함돼 있었고, 그동안 영상에만 적용하던 것을 이번에 이미지까지 확대 시행하는 것이라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런 사실관계를 다 알고 난 뒤에도, 제 입장은 분명합니다. 영상이든 이미지든 저는 반대합니다.
명분은 n번방 사건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예방입니다. 그 취지 자체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이 방식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첫째,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 의무는 국내 사업자에게만 적용됩니다. 정작 불법물 유통의 주요 통로로 지목되는 X(트위터), 텔레그램 같은 해외 플랫폼은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결국 범죄는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검열의 부담은 국내 커뮤니티와 그 이용자들만 떠안는 구조입니다. 정작 막아야 할 범죄는 못 막으면서, 규제의 부작용만 국내에 고스란히 남습니다.
둘째, 그리고 더 본질적으로, 이것은 국민에 대한 사전검열입니다. 내가 올리는 모든 사진과 영상이 게시되기 전에 기계의 검사를 한 번씩 거쳐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표현의 자유와 통신의 비밀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헌재가 합헌으로 판단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좋은 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합헌인 것과 정당한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22대 국회가 이 법을 개정해 해당 조항을 삭제해 주기를 바랍니다.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정부가 이번 이미지 확대 시행령만 철회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시행령은 언제든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로 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행령 철회와 함께 모법 개정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당연히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전 국민을 잠재적 검열 대상으로 삼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AI 검열 재검토 청원입니다.
일단 청원은 서명했습니다
청원 동의했습니다.
이참에 아청법의 이현령비현령 표현물 규제도 삭제했으면 좋겠네요.
모든 업로드한 이미지를 사전검열하는 법입니다.
그런 목적의 시스템도 아닐 뿐더러
설령 그런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말만 번지르르하지 결국 기계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로직으로 임의로 판단해서 글 게시 시점에 개입하여 차단하는 사전검열 시스템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2장 전기통신사업 제3절 부가통신사업
제22조의5(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 ① 제22조제1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자(제22조제5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포함한다) 및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 중 제2조제14호가목에 해당하는 자(이하 “조치의무사업자”라 한다)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다음 각 호의 정보(이하 “불법촬영물등”이라 한다)가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 삭제요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ㆍ단체의 요청 등을 통하여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ㆍ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에 따른 편집물ㆍ합성물ㆍ가공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3.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5호에 따른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
②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의무사업자는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2장 전기통신사업
제30조의6(불법촬영물등의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ㆍ관리적 조치 등) ② 법 제22조의5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말한다.
1. 불법촬영물등으로 의심되는 정보를 발견한 자가 사전조치의무사업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시적으로 신고ㆍ삭제요청을 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는 조치
2. 이용자가 검색하려는 정보가 이전에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라 신고ㆍ삭제요청을 받은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를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그 불법촬영물등의 제목ㆍ명칭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식별하여 검색결과를 삭제하는 등 검색결과 송출을 제한하는 조치
3. 이용자가 게재하려는 정보의 특징을 분석하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ㆍ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비교ㆍ식별 후 그 정보의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 이 경우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비교ㆍ식별해야 한다.
가. 국가기관이 개발하여 제공하는 기술
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관ㆍ단체가 최근 2년 이내에 시행한 성능평가를 통과한 기술
4. 불법촬영물등을 유통할 경우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른 삭제ㆍ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며,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미리 알리는 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