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평택을 선거는 여러모로 상처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이 남은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관련되어 느낀 비판적인 생각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먼저 조국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굳이 평택보다는 호남에서 밭을 가는게 본인이나 당에 더 이득인 방향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손해만 불러왔으니까요. 선거 전략 자체가 아예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조혁당 의원들을 모두 지역구에 동원하는 것도 이기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전략이죠.
그리고 네거티브... 저는 개인적으로는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자체는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김용남 후보에게 문제가 있다면 지적도 필요하죠.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했습니다. 조국vs김용남의 2파전 구도라면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유의동이라는 변수가 존재할 때 범민주진영에서 지나친 공방전을 벌이니 중도층과 부동층의 표심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유의동으로 흘러갔습니다.
중도층은 대충 이런거죠. 그래 저렇게 공격하는 거 보니 김용남에게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조국도 그리 끌리진 않는다. 둘 다 별로같으니 그냥 가장 문제없어 보이는 후보를 찍자. 식이고 범민주진영 지지층은 아무리 문제가 있더라도 언젠가는 합당할 우당의 후보를 저렇게까지 물어뜯어야 하나? 보기 지겹다. 이렇게 되니 결과적으로는 국힘만 이득이 되었습니다. 유의동 후보가 당선 후에 어부지리를 인정했을 정도였죠...
전 조국 대표가 네거티브를 김용남에게 쏟아붓는 대신 유의동에게 더 많이 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집안 싸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김용남 후보와 구분되는 반 국힘 선명성도 강조할 수 있고 피도 눈물도 없는 네거티브를 정당한 공격으로 보이도록, 선비같아 보이면서도 해야할 때는 한다는 이미지를 범민주 지지층에게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국힘후보가 존재할 때 공격을 국힘 대신 민주당 후보측에 퍼부은 건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용남 후보... 애초부터 다른 후보가 공천되었어야 한다는 소리는 아예 담론의 의미가 없어지니 후보 출마 후의 행보에 대해서 말하자면 태도는 물론이고 탱킹이 너무 안 되었습니다.
민주당에서 전향자는 특히 이전에 했던 발언과 행동들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얹고 시작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출마하자마자 그냥 무조건 사과하고, 조금이라도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사과도 늦고, 사과 후에도 계속해서 기존 지지층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을 했습니다.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말은 했는데 푸른 멍 발언이나 자잘하게 군불 피우는 발언 등등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했죠. 상대방이 계속 공격하는데 맞고만 있는게 억울하다고요? 조금의 반격도 못 하냐고요? 이기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맞기로 결심했다면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죄송합니다 맞기만 하면서 기어다녀야 동정표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맞으면서 상대한테 침뱉으면 얻을 동정도 못 받습니다.
그리고 세 번에 걸친 문재인 패싱도 악수입니다. 왜 굳이 문재인 전 대통령만 빼고 언급해서 기존 지지층과 계속 기싸움을 하나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국 좋아요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면 됩니다. 그거 누른다고 조국이 유의미하게 표 더 얻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문 전 대통령이 조국에게 부채감이 있어 미안한 마음에 저러는건가보다 하면 되죠. 그래도 민주당 대통령이니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다 언급하면서 기존 민주층에게 호소하면 되는데, 끝까지 문재인만 빼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상대측이 뭐든 해서, 심지어 상대방 후보의 병들어 쓰러진 노모를 사채업자로 몰아가면서라도 이기겠다는 집념을 보여준다면 김용남도 누구의 다리 사이를 기어서라도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더럽고 치사해도 지지층 잡고 싶으면 그렇게 해야죠. 특히나 범민주 유권자들에게 국힘은 아니면서 상대적으로 마음 편히 지지할 수 있는, 조국 대표라는 대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요. 그런데 자존심 때문이든 감정상함 때문이든 그렇게 못 했죠.
그리고 정청래 당대표의 이번 건 처리도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크게 번지고 민주진영 커뮤니티에서 하루종일 평택을 조국 김용남 이게 문제니 저게 문제니 개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때 정청래 대표에겐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김용남 후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늦게라도 후보를 사퇴시키거나 민주당에서 제명시키는 조치입니다. 그러면 조국 대표가 당선되었겠죠. 다른 하나는 김용남 후보를 안고가기로 하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조치입니다. 게릴라 유세에 지원을 가거나 옹호 발언을 계속 한다거나. 그러면 김용남 후보가 당선되었겠죠.
그러나 정청래 대표는 어느 쪽 선택이든 그것이 불러올 후폭풍이 염려되었던 듯 합니다. 김용남 후보 사퇴시키면 그쪽 지지층이 난리날 것 같고, 그렇다고 대놓고 김용남 후보를 지지하자니 다른쪽 지지층이 격노할 것 같고... 어느쪽도 감당하기 힘들고 욕 먹기도 싫습니다. 그러니 겸공에서 후보 사퇴는 힘들다 한마디하고 그냥 방치합니다. 하니 사태는 진화되는 일 없이 점점 커지고, 결국 국힘이 당선됩니다.
한 정당의 당대표라는 건 결국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쪽 여론이 두려워도 자기 주관을 가지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당원에게 욕 먹는 게 무서워서 망설이면 이길 선거도 망치게 됩니다. 정청래 대표가 계속 집권 여당의 당대표로서 연임하고 싶은 의사가 있다면 이 부분을 염두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총선은 지선보다 더더욱 많은 갈등을 다루어야 할 테니까요... 이번 선거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상처만 남기는 게 아니라 교훈도 같이 남겼기를 바랍니다.
첫단추를 잘못 끼웠어요.
조국 대표가 출마를 할 생각이었다면,
일찌감치 3월 즈음에 호남이든 부산이든 평택이든... 어디든 상관 없으니 미리 지역에 내려가서 죽어라 걷고 뛰고 악수하고 기반 다지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진심을 보여주는 활동을 했어야 한다 봅니다.
근본적으로... 출마지역 결정이 너무 늦었어요.
'어디냐' 보다 '언제' 가 더 중요했고,
선거의 기본은 바닥에서 걷고 뛰고 악수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거라고 생각해요.
학연지연혈연도 없고, 지역기반도 조직도 없고, 돈도 부족한데.. 무슨 자신감으로 남보다 늦으막에 지역에 내려가나요...
지역조직도 없고, 인력도 자본도 부족하고, 지역구 선거 경험조차 제대로 없는 조국혁신당인데,
출마시기까지 늦어버리는건...
지역 주민들에게는 '간 보다 여기 왔나(?)' 하는 모습으로 보일 뿐이었죠.
그리고.. 더 원론적으로 간다면,
이번 보궐 출마를 하지 않고,
조국혁신당의 당대표 겸 선대위원장이 되어서,
전국을 돌면서 조국혁신당의 지방선거운동을 하고,
조국혁신당 뿐 아니라 진보당이나 민주당 출마자들과도 으쌰으쌰 하면서 악수하고 만세하고...
국힘제로와 범민주진영의 통합을 부를짖는...
이런 전략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랬으면 지금 선거 끝난 시점에 민주진영 지지층 다수가 조국 대표의 백의종군을 칭송하고 있었을겁니다. 조국혁신당도 더 많은 비례표를 쓸어담을 수 있었을거고요.
당대표이자 정당의 산파 쯤 되는 정치인은...
본인이 어떤 자리에 앉게 되느냐보다,
당과 당의 구성원이 얼마나 이득을 얻고, 당 구성원들을 어떤 자리에 보내느냐가 본인의 영향력으로 환산되니까요.
결국, 조국 대표가 출마를 선택하면서... 조국혁신당은 당대표와 대다수 비례의원을 죄다 평택을에 묶어버렸고,
나머지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그냥 당 지원 없이 개인역량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조국 대표가 조국혁신당의 산파이자 당대표인데...
이번 선거에서 조국 대표가 과연 조국혁신당의 당대표이자 산파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한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당대표가 지방선거는 사실상 방치(?)하고, 본인이 출마하는 보궐선거에 모든 당 자원을 총동원한 꼴이 된건데...ㅠ;;;
겨우 2년짜리 보궐 자리가.. 자신이 창당한 정당의 지방선거를 내던질 만큼 중요했을까... 좀 안타깝더군요....
민주당 지도부와의 소통이나 교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