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선거 결과를 보고 지금까지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조금 가다듬고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친민주당·안티국힘 성향의 40대 서울 남자입니다.
내란 이후의 국면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원망도 했습니다.
일부 세대의 몰표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아쉽고 답답합니다.
다만 이미 결과는 나왔고, 너무 침울해하기보다는 이번 선거 결과를 조금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 5만 3천 표 차이로 서울시장이 결정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울 전체 선거 결과를 보면,
이를 단순히 “민주진영의 위기”나 “서울의 보수화”로만 해석하기에는 다소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득표수 기준으로 보더라도 서울 전체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약 5만 3천 표 차이로 졌지만,
서울 구청장 선거를 합산하면 민주당 후보들이 국힘 대비 약 24만 표 더 많았습니다.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표가 약 20만 표 더 많이 얻었습니다.
그 결과 서울시의회는 전체 118석 중 민주당이 83석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8회 지방선거 대비 47석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35석으로, 8회 지방선거 대비 41석 감소했습니다.
7회 지방선거 당시의 102석(민주) 대 8석(자한당) 구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이번 임기는 2021년 재보궐선거 이후처럼 서울시의회와의 충돌이 잦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좋게 말하면 견제, 나쁘게 말하면 시정 운영의 제약이 커진 셈입니다.
구청장 선거 역시 민주당 17곳, 국민의힘 8곳으로 나타났습니다.
8회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8곳, 국민의힘 17곳이었던 구도가 정반대로 뒤집힌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서울시민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했다”기보다는, 민주당 우위의 지방권력 구도 속에서도 서울시장 선거에 한해 오세훈 후보에게 상당한 교차투표가 발생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특히 광진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강동구처럼 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 지지가 높았지만, 시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우세한 지역들이 확인됩니다. 이 중 영등포구와 동작구는 구청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결국 서울 유권자, 특히 중도층은 정당 차원에서는 민주당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개발·부동산 기대감, 인지도, 기존 이미지에 별도의 표를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미지가 매우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시장 선거에서는 그 요소가 작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국민의힘 전체 지지세 회복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무리가 있습니다.
정당 구도에서는 국민의힘이 열세였고, 그 열세 속에서 오세훈이라는 개인 후보력이 만들어낸 예외적 승리에 가깝다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정리해봐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48.13% 대 49.15%라는 결과는, 21대 대선 당시 서울 득표율(47.13% vs 41.55% + 9.94%)과 비교해도 민주당 입장에서 아주 미세하게 개선된 수준에 그칩니다. 결국 서울은 결코 쉬운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현 대통령 지지율 + 정당 지지율이면 서울도 된다”는 식으로 너무 나이브하게 접근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서울은 민주당 지지세가 회복된 지역이기는 하지만, 시장 선거만큼은 후보 경쟁력과 부동산 심리, 중도층 설득력이 훨씬 강하게 작동하는 지역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는 서울의 보수화라기보다는, 민주당이 지방권력(서울시의회, 구청장)의 다수를 회복한 가운데 오세훈 개인 후보력이 시장 선거만 가까스로 방어한 결과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래도 씁쓸합니다.
이길 수 있었던 선거였고,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민주당이 다수지만 노련하게 할겁니다
합리적 정책을 되도않는 이유로 비토 놓으면 거꾸로 당할수 있어요 윤석열과는 많이 달라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출구조사와 개표결과의 차이에 대한 의혹과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좋은 상황에서도 서울시장을 이기지 못하다니, 더욱 아쉬운 것이죠. 앞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울시장을 이길 수도 있겠지요. 선거도 운동이 필요하고 그 여하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니까요.
상대에 딱지 붙이고 같이 하자고 하는 것은 패권자의 논리도 약소자의 논리도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비판하며, 자멸할 부분은 조심해야겠지만
우린 코인 팔이 없었나?
후보자는 실력자였나?
선거기획을 잘 했나?
여러가지 돌아볼 일입니다.
그리고 심블리가 거대 야당과 대선후보를 꿈꾸며 민주당 후보들 까내리다
당을 말아 먹는 스토리가 최근 반복될 듯 예상해 봅니다.
유권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거대 여당 후보에게 그런 선거운동이 가능할까 싶네요.
어느 진영의 유권자든 모두 다양한 실익을 위해 투표권일 행사 합니다.
어느 지역 어르신이든
우습게 보고 코인 팔이 한 우리 진영도 돌아봐여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정책 선거를 하려면 선명성이 중요한데, 공격도 못하고 선명성도 부족하니 매력이 떨어진 거죠.
하정우, 정원오 모두 유사한 케이스로 보입니다. 너무 안전하게 움직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