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탄핵 소추와 헌재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했을 때, 여당의 압승은 예정된 결말처럼 보였죠. 그러나 선거는 어김없이 반작용을 만들어냈고, 오묘한 균형의 국회가 탄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선거, 뜻밖의 서울 패배.
그 원인이 부동산이든, 내홍이든,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든, 중요한 것은 이제 정부가 전혀 다른 정치적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상대를 없애거나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선출 권력과 선출 권력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 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반대편의 실패를 보았습니다.
윤석열은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현실을 “정치”로 풀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헌법 절차에 따라 선출된 상대'를 인정하고, 타협과 설득으로 갈등을 조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가 '엄동설한의 허망하고 참담한 계엄' 아니었습니까. 정치의 실종.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권력의 폭주뿐이었습니다.
이제 비슷한 문제를 우리가 맞이하게 됐습니다.
국민주권정부가 가장 공들이는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과 문제의 시작이자 끝인 서울, 수도이자 “특별시”의 장으로 정부 정책의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오세훈. 단순한 야당 정치인이 아니라 선출된 서울시장으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선출 권력입니다.
윤석열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배제해서도 안 됩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비판했던 “윤석열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재명 정부 앞에는 본격적인 시험대가 놓였습니다.
상대를 적대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선출 권력의 자격을 인정하고, 서로의 이해를 조율하는 “정치”의 길을 택할 것인가. 이번 서울의 선택은 단순한 지방선거 결과가 아니라, 새 정부가 정치라는 오래된 기술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가늠할 리트머스지가 될 것입니다.
나는 이재명대통령을 믿습니다. 기왕 “진짜 보수”를 천명하신 대통령이시니, "정치"의 길을 보여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선거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실제 유권자가 보는 정치는 엄청나게 괴리가 있다는 것이겠죠
다소 김 빠진 사이다 같겠지만 사이다만 마시며 살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가끔 사이다 같은 상황이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민주당이 희망을 심어주는 모습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제 민주당 기득권들도 내려놓기 싫으면 시대에 적응이라도 하길 바랍니다.
대통령은 저만큼 앞서 나가는데 그걸 따라 가는 게 그리 어려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