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어떤 선거든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는 없지만, 이번엔 서울시장을 놓쳤으니
민주진영에서는 가장 큰 걸 놓쳤다고 느낄 만합니다.
결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저는 지금 우리나라 정치 판세는 이렇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맙니다.
우리는 거대한 구조 안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일 뿐이라고 항상 느낍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공익과 서민 중심으로 경제를 부양하고,
국힘이 집권하면 그 성과를 기득권 중심으로 흡수하다가 경제가 내려앉으면
화난 시민이 다시 민주당을 선택합니다.
이 루틴이 무한 반복됩니다.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기득권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부와 지위를 유지합니다."
서민일 때 민주당을 지지하던 분들이, 자산이 생기고 나면 국힘 쪽으로 돌아서는 경우를
저는 실제로 꽤 많이 봤습니다. 클리앙에서도 주변 이야기로 많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걸 배신이나 변절로 볼 수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움직이니까요.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 이기적 유전자처럼, 상황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고요.
역할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면, 대부분 사람은 자기 사익을 중심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걸
수없이 봐왔습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러니 누굴 비판하거나 훈수 두는 것이 별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만으로 상대를 바꾸려 하면 설득이 아니라 훈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비판하는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고, 인터넷은 본질이 익명 공간이기에
그동안 쓴 글과 댓글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결국 허상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공격받으면 해명한답시고 내 과거 글 보라 하는데, 괜한 짓입니다.
말은 행동이 수반될 때 힘이, 행동이 쌓이면 신뢰, 그 신뢰가 말에 다시 힘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그 행동을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좋아요 많이 받는다는 신뢰는 아니기도 하고요.
인간관계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고, 밭을 간다고 해도 그걸로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글 하나가 구조를 바꾸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러면 여기서 쓰는 글은 무엇인가. 결국 내 만족입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 글들이 모이고 쌓이다 어느 순간 방아쇠가 작동하여 여론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다만 그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솔직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정치 사안을 논하고 공익이니 사익을 논하기 이전에,
실제로 공동체를 위해 생계 외의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겁니다.
기부 한 번, 봉사 한 번이 얼마나 높은 문턱인지는 직접 해본 사람은 압니다. 단발은 가능해도 지속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을 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봅니다.
어느 쪽을 지지하든, 구조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뿐입니다.
악의 반대편이 또 다른 악이 되는 구조에서, 누굴 욕할 것도 탓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지금 이 선거 결과를 이렇게 읽습니다. "나는 이런 당을 지지했지만, 지금 구조는 이런 구나." 그냥 그 정도입니다.
일희일비할 것도 없고, 삶의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이념도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나는 내 본분을 하면 됩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저 제대로 투표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40-50의 투표율이 60-70보다 훨씬 적은 것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며칠전 와이프가 오세훈이 나중에 대통령될지도 모른다는게 걱정이야. 라더군요.
세상사람은 생각은 정말 다양하다는 생각, 그래서 뭐가 옳고 그름이라고 판단 못하겠습니다.
저 개인에 대한 판단은 하겠지만 대중심리는 판단은 누구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미국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죠..
'민주당을 20년 집권하고 100년 가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민주당 내에는 없어 보인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정당이 당원, 유권자들에게 '우리 말고 저 쪽 찍을래?' 라는 식의 엄포 말고는 보여줄 게 없다면..
20년 집권 100년 가는 정당이 되겠습니까?
개인으로 10년이면 정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죠. 국가라면 어떻겠어요.
저는 민주당이 공익, 국익 중심의 방향성을 지지하기 때문에 부차적인 사건,사고는 큰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그건 본질이 아니니까요. 방향성만 맞으면 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기인데,
더 작은 단위인 가족도 어렵고, 회사도 어려운데 국가 과반수라면 정말 엄청나게 어려운거죠.
인간의 심리는 수많은 연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말 알수 없는 역영이라서요.
정치의 동력을 이제는 민주화에서 경제, 기술, 문화, 과학으로 서서히 바꿔야 합니다.
언제까지 민주화 정치인, 판검사, 변호사 출신들이 민주당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할까요?
안 그래도 빠르게 바뀌는 세상이라 했지만, AI 이후 세계는 더 미친 속도로 바뀔 것 같은데..
율사 출신 정치인들이 이것을 캐치업 할 수 있을지 너무도 걱정이네요.
그런데 똥싸는 사람, 치우는 사람은 계속 유사한 루틴을 살게되는 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