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아마, 십수년전 이야기일겁니다.
클량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대체로 사회 평균보다는 상당히 고학력에 고소득자들이 많았고, 공대생 냄새가 많이 나지만 상당히 인텔리적인 분위기였지요. 클리에를 비싸게 주고 사서 쓰는 사람들이니 그럴만 했고요.
저도 당시엔 어렸으니, 나름 고학력 고소득이지만 무주택이었을겁니다.
중고거래를 한다고 나갔는데, 엄청 오래된 수입차를 끌고 오신 분이 자기가 직업이 없는데 재건축 아파트를 두 개를 가지고 있다...하시더군요.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그거만 해도 대충 80-100억이네요.
그러면서, 재건축을 허가를 내줘야 주택이 공급이 되는데, 나 같은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 싫어서 허가를 안해주는 거다...고 이야기하시더군요.
약간 속으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직업도 없으신 분이, 운좋게 오래전 1억쯤 할때 부모님이 두 채를 본인 이름으로 사주신거 같은데. 사회에 기여한 것도 없이 무슨 이런 심뽀가 있나????
이런 분들이 불로소득으로 부자가 되는 걸 내버려 둔다면 나처럼 선량하게??? 일개미처럼 일하는 사람은 맥빠져서 어떻게 하겠나?
근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한 내 자신이 참 알량하다 느껴집니다. 말로 꺼내진 않았지만 속으로 남몰래 생각했던.
그게 엘리트의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부 일맥상통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재건축, 재개발....사실 굉장히 투기적이라 생각하고, 근처에도 안가본 사람입니다만.
일부 그런 사람들이 쉽게 돈버는 것을 배아파하는 심리. 어쩌면 이런 심리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는 건 자연스럽지만...이런 심리가 정책에 반영이 되어 역설적으로 서울 부동산 가격을 지금처럼 만드는데 기여한건 아닐까. 지금와선 그런 생각도 듭니다.
부동산 관련해서는, 수도권 개발을 통한 대량공급이 필요하고, 서울은 어쩔수 없이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신축 공급이 필요하다 보지만....그 과정에서 불로소득으로 부자가 되는 분들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실은, 신도시도 그래요. 살다보니 농사짓다가 수백억 보상금 받아서 강남에 집사고 떵떵거리는 분들도 주위도 좀 생기고.
몹시 배가 아픈데. 짜증나고.
근데, 집값 안정과 그런 분들이 부당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해야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서로 양립이 어렵다면 뭘 선택하는 것이 맞을까. 물론 후자가 당장은 배가 덜 아플거 같습니다. 근데, 이게 지나면 지날수록 그 분들이 차지하게 되는 부의 크기가 더 커지더군요. 당시엔 두 채 합쳐서 20억이나 했을텐데.
결국은 배아픔을 참아야 하는 선택지 밖에 없다는 것이 짜증나지만, 자식들을 생각한다면 그래도 집값이 안정되는 쪽이 맘이 편할거 같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