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안에 있습니다.”
불교의 이 말은 처음 들으면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대개 행복을 바깥에서 찾습니다.
더 좋은 직업,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안정적인 인간관계, 더 나은 평가.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행복은 정말 외부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까요.
어쩌면 행복이 외부 상황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자의식 중심적인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하나의 ‘나’라고 느낍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비교하고 후회하는 자의식을 나 자신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의식만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몸이 있고, 장기가 있고, 신경계가 있고, 수많은 세포가 있습니다.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존재의 대부분은 사실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몸의 영역에 속해 있습니다.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제가 한 인간의 내장 세포라면 어떨까요.
세포의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이 부자인지 가난한지, 높은 자리에 있는지 낮은 자리에 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포에게 중요한 것은 훨씬 단순합니다.
굶지 않을 만큼 영양이 들어오는가.
몸이 적당히 움직여 건강이 유지되는가.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로 몸이 망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흥미롭게도 현대 의학과 심리학에서 행복과 건강을 말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도 결국 비슷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너무 단순해서 진부하게 들리지만, 사실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조건들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거창한 성취나 특별한 사건에서 찾으려 하지만, 몸은 훨씬 근본적인 방식으로 행복을 느낍니다.
몸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배고프지 않을 때, 긴장이 풀릴 때, 충분히 움직이고 쉴 때, 우리는 비로소 평온에 가까워집니다.
그렇다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생각과 태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에는 몸이 있습니다.
혹은 무의식이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도, 몸이 계속 피곤하고 긴장하고 불안하다면 행복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자의식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말하더라도, 몸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순간 우리는 이상하게도 삶을 조금 견딜 만하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종종 자의식이 만들어낸 행복의 조건을 좇습니다.
더 인정받아야 한다, 더 성공해야 한다, 더 특별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조건들은 끝이 없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것이 부족해 보이고, 남과 비교하면 언제나 나보다 앞선 사람이 있습니다.
자의식의 행복은 쉽게 흔들립니다.
타인의 시선, 사회적 기준, 미래에 대한 불안에 계속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몸의 행복은 조금 다릅니다.
몸은 그렇게 복잡한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몸은 거창한 성공보다 안정적인 리듬을 원합니다.
따뜻한 음식, 적당한 움직임, 깊은 호흡, 충분한 휴식, 덜 날카로운 마음.
어쩌면 우리가 진짜로 돌봐야 할 것은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이상적인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세포들의 삶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감정도 물론 진짜입니다.
그것을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불행이 제 전체의 전부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자의식의 한 부분이 느끼는 고통일 수 있습니다.
제 안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심장은 뛰고 있고, 폐는 숨을 쉬고 있으며, 세포들은 매 순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명예나 비교 우위가 아니라, 덜 굶주리고 덜 긴장하고 덜 소모되는 삶입니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바깥의 조건을 끝없이 바꾸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제가 생각해낸 행복의 조건을 무리하게 좇느라 몸을 혹사시키는 대신, 제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의식과 세포들이 조금 더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무의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볼때
그것이 오히려 제 자신에게 더 공평한 태도일 수 있습니다.
평화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안에 있다는 말은, 단지 마음가짐만 바꾸라는 뜻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제 안의 몸을 들여다보라는 말일 수 있습니다.
제가 머리로 원하는 삶과, 제 몸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삶 사이의 간격을 알아차리라는 말일 수 있습니다.
행복은 생각보다 단순한 곳에 있을지 모릅니다.
잘 먹는 것.
몸을 움직이는 것.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나를 끝없이 몰아붙이지 않는 것.
제 안의 수많은 세포들이 오늘도 무사히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행복입니다.
그리고 가장 깊은 평화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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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내가 자각하는 내가 나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비중은 작을수도 있습니다..
자각하지 못하는 나를 존중하는게 행복일수도요..
라고 생각나서 한번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