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번 20대의 기본적인 성향 분석에 이어, 오늘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의 선거 동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99년생 남성의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또 민주당을 위시한 진보진영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앞으로 더 번창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I. 현재 20대 남성층의 분위기
여러가지 정황을 살펴볼 때, 저는 20대 남성층은 이번 선거에서 반반 정도로 갈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먼저, 지금 제 친구들 사이의 분위기는 상당히 양호한 편입니다. 제 친구 그룹 내에서 민주당 정권에 대해 꽤 괜찮은 분위기가 조성된 건 제가 성인이 된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는 동갑 내지는 저보다 한두살 어린 친구들과 자주 디스코드를 하며 게임을 하거나,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하는데요. 올해 들어 친구들 사이에 코스피 얘기가 끊이질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얼마 없는 돈이지만 ETF에 투자해서 생활비 벌고 익절한 경험이 있고, 반도체 장비회사에 종사하는 친구는 그 업황을 잘 알아서 그런지 꽤 많이 벌기도 했더라고요. 30대 이상인 분들처럼 엄청난 수익을 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랏님이 잘해서 내가 돈을 벌었다!" 라는 감각이 주는 효능감은 정말 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페미니즘 아젠다도 많이 누그러져서, 민주당에 대한 강경 비토 여론도 점차 사라져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맨날 떡밥이 있었고, 남녀가 편을 갈라 싸우곤 했습니다. 요새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언론에서 이를 다루는 양이 현저히 적어졌고, 그에 따라 남녀 양 측에서 싸우는 빈도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남녀가 친해졌다고 보긴 힘듭니다. 지금 분위기는 "좀 서로 터치하지 말자" 같은 분위기로 넘어갔다고 보입니다.
아쉬운 대목은 20대 남성층 중 커뮤니티에 절여지지 않은 부류는 대부분 정치 저관여층이라는 점입니다. 코스피의 강세는 워낙 뚜렷한 성과다 보니 다들 칭찬 일색인데, 핵잠수함 도입 결정이나 관세협상, 국무회의에서 보여주는 여러 면면까지 아는 친구들은 진짜 잘 없습니다. 그래도 뭔가 지난 정권보단 훨씬 무탈하게 잘 꾸려나가는 것 같다~ 라는 감상은 다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번씩 고환율 때문에 걱정하는 여론이 돌기는 합니다만, 그게 뭔가 물가나 실업률이 확 상승하는 것과 같은 우려할만한 현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보니 다들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우려할만한 지점은 역시 온라인 상에서 에코쳄버 현상에 갇혀 있는 인구수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제 나잇대는 물론이요, 아래 세대로 갈수록 더 심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문화가 또래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진지하게 인생을 마주하는 분위기는 계속 옅어지고, 타인에 대한 타자화는 쉬워지고, 익명 속에서 말투는 점점 공격적으로 변해 왔습니다. 웃어른 앞에서는 다들 정상적으로 대화할 줄 아는 친구들도 폰이나 컴으로 대화할 때는 별의별 소리를 다 하며 노는게 현실입니다.
사회적으로 금지된 발언의 수위를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넘어가면서 드립을 치고 또 신조어를 만들고 향유하는 과정에서 강렬한 말초적 자극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또래 문화가 이런데, 이런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과연 민주당을 지지할 수 있을까요? 가만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저런 문화를 체화하는 이들에게 약자를 돕고 정의를 실현하자.. 같은 진보진영의 아젠다는 낯간지러운 소리로 들리기 일쑤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문화를 타도하거나 제재해서 없애고자 하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특정 단어를 막으면 우회하는 표현이 나올 것이고,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면 우회하는 기술 (VPN 등)을 사용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막으면 막을수록 이들의 반발만 커져서, 자기들끼리 더 똘똘 뭉쳐 또래문화를 강화하는 효과만 생길 것이라 봅니다.
II. 개선을 위한 제언 -- 입시제도와 문화에 대하여
여기서부터는 현 정부와 여당이 어떤 방법을 통해 이 상황을 타개하면 좋을지에 대한 제언을 몇 자 적어 보겠습니다.
저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화를 굳이 답습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서울공화국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지방거점도시를 키워서 서울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보듯이 말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입시에 모든 시간을 갈아넣으라고 종용하는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온라인 취미 말고 다른 취미생활을 갖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학생 시절에 온라인 기반의 취미가 형성되고, 이것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현상을 해소하려면 어떻게든 남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몇년 생활한 경험이 있는데요, 미국의 경우 입시에서 공부만 주구장창 한 학생들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대부분 리더쉽 활동이나 스포츠를 한가지 이상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문화를 답습하는 부류가 별난 부류로 인식되고, 주류로 올라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학생 때부터 운동을 하다 보니, 어른들이나 심지어 노인들의 생활 체육까지도 매우 활성화되어 있더라고요.
저는 우리 교육제도를 깔짝깔짝 바꾸는 걸 멈추고, 획일화된 경쟁을 완화하면서도 스포츠를 거의 준 필수로 선택하게끔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교내 스포츠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교내 스포츠 활동을 마치 봉사활동처럼 활동 시간을 인정하고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게 하여 대입에 활용할 수 있게끔 제도를 정비한다.
2. 지망하는 학과에 따라 상대평가 과목과 절대평가 과목을 다르게 지정하여 (심리학과 지망 시 수학을 절대평가로 보고, 기계공학과 지망 시 국어를 절대평가로 보는 등), 경쟁 압력을 줄이고 학생들의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다.
3. 상기한 스포츠 활동 증명서 및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증을 하나의 절대평가 항목으로 삼아, 건전한 활동을 하고 역사인식을 바르게 하는 것을 대입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하게 한다.
III. 개선을 위한 제언 -- 홍보 방식의 변화
여기에 추가로, 저는 민주당의 홍보 채널들이나 민간의 스피커들이 홍보 방식을 좀 새롭게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 진보진영의 정치인이나 민간 스피커들의 목소리가 1020에 퍼지지 않는 것은, 때로 너무 교조적인 분위기를 풍기거나 너무 진지하게 문제를 바라보는 느낌을 준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하는 주장이 일리가 있고 또 더 올바른 방향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저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 목적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럼 죽어" 라는 밈이 있습니다. 이 밈의 템플릿은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상대방을 논리와 근거를 들어가며 설득하기
: 지루하고 현학적임. 말빨에서 밀리면 내 세상이 무너짐.
그럼 죽어
: 쉽고 간편함. 밀릴 가능성 제로.
이 밈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요즘 1020이 너무 단순하다거나 숏폼에 절여진 것 같은 느낌이다~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저런 접근법을 취하는 게 홍보 차원에서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저런 감성으로 예를 들어 핵잠 건조 승인을 홍보한다 치면 "한국 핵잠수함 승인은 이재명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얻어낸 성과이자 우리 협상팀의 쾌거.. 블라블라.." 라고 하기보다는 "와 핵잠 받아온거 실화냐? 이재명은 ㄹㅇ 전설이다"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단순한 표상에 집중하고, 군더더기를 빼고, 마치 오늘 점심 뭐먹을까 같은 감성으로 가볍게 다루는 게 좋습니다.
굳이 현 정권이 요래요래서 잘했고, 이러이러해서 뛰어나다.. 라는 식으로 어필 안해도 됩니다. 연배 있으신 분들이 보기에는 다분히 경박해 보일 수 있습니다만, 한번만 믿어 보십시오. 진짜 저렇게 하는게 훨씬 잘 먹힙니다. 고상할 필요도 없고, 고급질 필요도 없습니다. 친근감이 느껴지고 여러번 가볍게 노출되는 게 장땡입니다. "가벼워야 합니다."
글이 좀 많이 길어졌네요. 어쨌든지간에, 이번 선거 저는 꽤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울 판세가 어찌되려나 좀 불안하긴 한데.. 이것도 이번 선거에서는 20대가 캐스팅보트가 되진 않을 것 같아서 딱히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다음에 뭔가 20대와 관련한 화두가 생기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정부여당이 잘 나아가길 바라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AI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을 포기합니다. 아무데서나, 어떻게 쓰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