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차는 전쟁이 막 시작되는 순간까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후 전쟁의 구체적인 묘사는, 지금의 독자들이 기대하는 전쟁 장면의 밀도에는 조금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당시의 연재 흐름, 지면 분량, 제작 여건, 검열 같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것이 단순히 한계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당시 대형 서사영화, 특히 1960년대 전후의 전쟁영화나 역사영화들을 보면, 전투의 참혹함을 세밀하게 파고들기보다 싸움이 시작되기 전의 의식, 대규모 병력의 사열, 행진, 돌진 같은 장면에 훨씬 큰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영화를 떠올려보면, 전투 자체보다도 사막 위로 펼쳐지는 행렬과 돌진, 그 장면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분위기가 더 강하게 남습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펼쳐질 전쟁 장면들은 지금의 전쟁만화 감각으로만 보면 다소 싱겁게 보일 수 있지만, 당시의 영화적 취향으로 보면 오히려 꽤 근사한 스펙터클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회차는, 그 시대 씨네필들에게는 꽤 취향을 저격하는 장면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