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스토리를 따라 가며 느낀 위화감이 있습니다.
그 시작은...처음엔 구체화 되지 않았으나 점점 더 선명해지게 됩니다.
SF소설인 은하영웅전설을 먼저 떠올려 봅니다.
세력간의 구도를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공의 역사일지언정 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두고,
그 과정에서 비롯된 세력의 정체성을 형성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하영웅전설에서 골덴바움 황제가 중요합니다.
루돌프 폰 골덴바움은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은하연방이 처해 있던 심각한 구조적 모순 속에
나타난 인물로, 부패한 연방이라는 구조 속에 국민의 지지로 나타난 인물인 것입니다.
이렇게 은하영웅전설의 대립 구도는 황제의 독재에 저항헤,
공화주의자들이 포기를 모르고, 대를 이어 수만 광 년을 도망치는 대장정 끝에 동맹이 형성 되고,
다시 먼 훗날에 제국과 동맹의 변화가 일어나며 대립 구도가 본격화 되게 됩니다.
일본삼국은 핵전쟁으로 현대 문명이 .. 그것도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첨단 문명만 사라진...
그런 상태가 배경이 됩니다.
즉, 인위적으로 삼국 구도를 위한 무리한 설정으로 시작 되며,
여기서부터 바로 설득력이 떨어지고 설정 곳곳이 잘 맞물리지 않아 삐그덕대는 부분을 안고 이야기가 진행 됩니다.
불과 수십년 전까지 하나의 현대 국가였던 것을 모든 사람들이 잊고 사는 것도 아니고,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음식을 먹던 현대인의 후손들이 과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 사이사에서 살면서,
그저 3국으로 나뉜 채 땅 따먹기 하는 명분에 피를 흘리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
어떤 이야기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나라가 망한 후 누가 더 정당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잠깐 다루기는 하나 그 이상의 별다를 고민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불과 수십 년 만에 각 지역의 유력 가문들이 그렇게나 고착회된 권력 구도를 가진다는 설정도 황당합니다.
말이 삼국이지 가문 위주로 땅 차지 하려는... 명분도 별로 없는... 그저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통일 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 밖에 없습니다.
중세시대의 마인드도 아니고 아무리 일본이 과거의 가문 정치가 현대에도 남아 있다지만,
이렇게 모든 권력이 가문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될 정도의 ... 권력 구도가 형성 될 수 있을까...에서 의문이 듭니다.
즉, 정당성이라는 것을 찾아 보기 힘든데, 뭘 믿고 시대의 영웅들이 나타나 목숨을 거느냐는 것입니다.
사실 명분이라는 것은 만들면 되는 것이긴 하지만,
설득력의 무게에서 달라지게 됩니다.
이 작품은 여러 천재들의 자신들의 각오와 이유를 들어 가며 토론도 벌이고, 그것에 따라
행하는 작전도 달라집니다.
그런 모습들이 그럴 듯 하게 보이긴 합니다.
문제는 뿌리가 아주 얕기 때문에 .. 조금 만 더 생각해 보면... 왜 저렇게 죽기 살기로 싸우나...
계속 반복 되는 질문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게 됩니다.
삼국지의 경우 실제 역사 속에서 누적 되어 온 지역 갈등, 경제적 문제, 왕위 계승권 등
당대의 사고 방식과 역사적 필연의 축적이 빚어낸 이야기입니다.
뿌리가 있다는 말이죠.
이 작품은 설정부터 온갖 이해하기 어려운데다가
도대체 젊은 청춘들이 어떤 명분을 위해 신념을 세우고, 노력하는지... 공감할 수 없는 대목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는 야마토가 북방의 세이이에 비해 어떤 도덕적 우위나 정치적 역량에서 나은 것이 무엇인지...
...그럼에도 재미는 있는 편이어서...
대략 이런 느낌 같습니다.
뿌리는 없지만 지략 싸움은 볼 만 하다...그런데 보고 나서 뭔가 좀 남는 그런 작품이라기보다는
지략 싸움이 양판 애니를 벗어나게 해주긴 하지만,
이야기로서의 깊이는 없는...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