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드립니다~
[속보] 박찬욱, 프랑스 최고등급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 수훈
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프랑스 최고 문화예술 공로 훈장 | 연합뉴스
코망되르 등급 수훈자 한국인 네 번째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 받는다. 슈발리에, 오피시에, 코망되르 세 등급으로 나뉘며 이 중 코망되르가 최고 등급이다.
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프랑스 최고 '문화예술 공로 훈장' | MBC
'코망되르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은 한국인은 2002년 김정옥 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2011년 지휘자 정명훈, 지난해 소프라노 조수미에 이어 박 감독이 네 번째입니다.


박찬욱 "마지막 소원은 언젠가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어보는 것"..佛 코망되르 수훈 답사 [전문] | 스타뉴스
박찬욱 감독의 수훈 답사 전문
여러분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서울에서 만나서 이미 친구가 됐으니까 이렇게 이름으로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카트린, 감사합니다. 제 삶이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을 이렇게 오랫동안 서서 듣게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저희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지금 연로 하셔서 두 분 다 편찮으신데, 오늘 이 소식이 그분들께 좋은 선물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저에게 프랑스와 가깝게 느껴지도록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를 카톨릭 신자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더 이상은 성당에 가지 않지만 어렸을 때 성당에 다니면서 받은 인상들이 저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무엇보다도 여러 순교자들이 잔인하게 고문당하고 처형되는 그런 이미지들이 저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죠. 그래서 사람들이 저에게 왜 이렇게 영화가 폭력적이냐고 물으면 저는 항상 '프랑스 때문이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장관께서 제임스 본드 영화나 서부영화들 그리고 영국 영화들을 말씀하셨지만, 사실 어렸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영화는 프랑스 영화였습니다. 그게 너무 제 영화들하고 어울리지 않아서 사람들이 비웃을까봐 한번도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사실은 줄리앙 뒤비비에의 '나의 청춘 마리안느'를 어렸을 때 본 것이 저에게 정말 깊은 인상을 줬거든요. 그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영향을 받은 사람이 왜 이따위 영화를 만드느냐라는 말을 할까봐 여태까지 숨기고 있었습니다만 이제야 고백합니다.
그리고 대학을 갔을 때는 아무래도 학생운동이 격렬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프랑스의 68혁명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었고, 배웠고요. 그리고 사르트르를 비롯한 프랑스 실존주의의 영향도 많이 받았죠. 그래서 아마 프랑스 여러분들은 한국 젊은이들이 까뮈의 이방인을 얼마나 많이 읽는지 얼마나 인기 있는 작품인지 알면 놀라실 겁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할 무렵에서야 뒤늦게 에밀 졸라, 발작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 그 영화를 보고 그 낭만주의와 또 혁명의 그런 비판적인 시각 이런 것에 대한 영향을 다 종합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졸라와 발작을 읽으면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아주 지극히 냉정한 관찰, 분석 그리고 그런 것에서 모든 것이 프랑스에서 받은 모든 영향들이 저에게는 종합되는 그런 기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프랑스와 저의 인연의 정점은 아마도 2004년 깐느 영화제이겠죠. 그 사건은 저한테는 정말 가장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고요. 쉽게 말해서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할 수 있겠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티에리 (프레모)의 선택이었고, 그것이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심사위원장으로서 깐느에 다시 오게 될 때까지 그 인연이 계속 길게 이어졌습니다.
제가 프랑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만큼 그리고 지금도 받고 있는 것만큼 또 저 자신이 프랑스의 젊은 감독들에게 어떤 영향을 조금이라도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서로의 이 주고받는 문화와 예술의 영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 현실이 저에겐 너무나 감동적으로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저에게 남은 마지막 소원은 언젠가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어보는 것, 프랑스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찍어보는 것. 그것만 남은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