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와 관련된 이슈는 피로감을 많이 주는 주제라 넘길까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 조심스럽게 생각을 남겨봅니다.
이번 논란이 찬반으로 크게 갈리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파업 이슈가 주로 고용 안정이나 연봉 인상에 대한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성과급’이라는 새로운 영역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경제활동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어 가치가 창출되고
결국 성과급 이슈는 생산활동을 통해 창출된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생산 활동의 결과에 자신의 기여도가 높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 많은 성과급을 원합니다.
반면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이익 자체가 기본적으로 자본 투입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이미 급여 (자본)안에 노동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급은 의무라기보다 선택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철없던 시절, 노사관계론 수업에서 교수님께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노조가 장기 파업을 하면 생산량이 줄고, 장기적으로 회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고려하지 않나요?”
교수님의 답변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할 때 노동자의 가정 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노동자 역시 회사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파업은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노동자가 우위에 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합법적 수단이다.”
그 이후 저는 노사 문제를 선악의 관점보다는 ‘이해관계의 충돌’로 보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자본가와 노동자를 누가 더 선하고 악한 존재인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양쪽 모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서로의 이기심을 조정하고 균형을 맞출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간의 이기심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더 나아지고 싶어 하는 욕구는 동기부여가 되고, 그 동기부여는 생산성과 혁신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광고나 보험처럼 영업 성과가 중요한 업계에서는 기본급은 낮고 성과급 비중이 매우 큰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몇 달 못 버티고 떠나지만, 어떤 사람은 높은 성과를 내며 신입인데도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구조를 지나치게 경쟁적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도, 노동자도 각자의 선택 아래 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좋고 나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성과를 낸 사람에게 더 큰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정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잘 맞는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삼성 노조 이슈에서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역시 단순히 노사 갈등 자체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사람들은 이를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상대적 박탈감이나 경제적 불안감 같은 감정도 함께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일수록 국가나 제도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기업의 경쟁력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균형점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모든 사회 현상을 지나치게 선과 악으로만 구분하는 글들이 조금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은 자연스러운 본성에 가깝고,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통제하고 조율할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어떤 중소기업에서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시험 성적 우수자 3명에게 매달 30만 원씩 지급하는 제도를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경영진은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실력 향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50명 중 3명만 보상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나머지 직원들은 동기부여보다는 박탈감을 더 크게 느꼈고 결국 제도를 폐지해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저라면 보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47명이 박탈감을 느끼고 조직 분위기가 악화된다면, 그 제도를 없애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절대적인 보상보다도 상대적인 공정성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경영진이 악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 제도는 누군가에게 박탈감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었으니까요.
때로는 현상이 맞고 틀린걸 이야기하는 것 보다 본질을 탐구하고 이해하고자하는 태도가 더 중요할때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첫 인사 글 이후로 글을 처음쓰는지라 두서없이 결론이 없는 글을 썼더니 가독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커뮤니티에서 복잡한 현상들을 프레임화하고 일목요연하게 두괄식으로 쓰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걸 배웠습니다. 클리앙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고정비용이 아니라 매번 바뀌는거라서요.
사회적책임 이야기하는데,
법인세로 20%이상, 성과급 50%는 세금으로 낼텐데..
그 정도면 사회적 책임은 어느정도 하는거 같고요.
영익 10%대 성과급이 주주환원에 문제될만큼
과도하다고 보이지도 않고요.
만약 영익이 작아 몇십만원 수준이었다면 논란도
안될텐데, 그냥 배아파리즘을 정의로 포장하는건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