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워낙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기도 하고, 스승의 날이 어쩌면 선생님들께는 부담스러운 날일것 같기도 합니다.
과거 소위 '야만의 시대' 를 살아온 저는 선생님이 당시 약자라고 보긴 어려웠던 때이긴 합니다만..지금은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한반에 못해도 50-60명씩 꽉꽉 채워 앉던 그때는 각 반마다 한두명씩은 좀 어리숙하고, 지적으로 조금 발달이 늦는 친구들이 있었던것 같아요. 그 친구들은 놀림을 당하거나 따돌림당할 확률이 높았죠. 저는 좀 다른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서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만...
여튼, 6학년때도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놀림받고 따돌림당하고, 어떨때는 폭력까지 견뎌야 했던 친구였죠.
어느날 조용히 저를 담임 선생님이 부르더니
"니끼야, 혹시 서점에 가서 3학년 교과서를 좀 사줄래?" 하고 심부름을 시키시더라구요.
저는 알겠다고 하고 가서 사왔습니다. "고맙다" 고 선생님이 말씀하시고는 일은 그때 끝났어요.
저는 심부름 하고 나서 '선생님은 6학년 담임이신데 왜 3학년 책을 구하시는거지?' 하고 의아해했어요.
며칠 뒤에 이유를 알았죠.
며칠 뒤에 청소를 끝나고 하교를 하는데 잠깐 다른 일로 더 늦게 혼자 하교를 할 일이 있었어요.
우리반 교실을 지나는데 선생님과 그 '어리숙한' 친구가 3학년 교과서를 펴놓고 같이 공부를 하고 있더라구요.
1:1로.
늦은 오후 햇살이 들어오는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선생님과 그 학생이 같이 공부를 하던 모습은 아직도 사진처럼 기억이 나네요.
철없는 저같은 아이들이 그 친구를 놀리고 따돌릴 때, 선생님은 그 친구 옆에서 묵묵히 그걸 같이 받아내고,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하셨던거죠.
그 선생님은 25년전에 한번 뵙고 지금은 못뵙고 있네요.
은퇴하셨을텐데, 지금은 잘 계시는지... 스승의 날이라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돌이켜보면 본인 몸 갈아넣어 자식처럼 가르쳐주신 은사님도 계셨고... (지금은 잘 지내시는지 ㅠㅜ)
진짜 저건 선생인지 폭력배인지 알 수 없는 종자들도 있었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