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종종 비판하는 할리우드 작가 중 일부가 있습니다.
그 근거를 말씀드려 봅니다.
전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는 .. 그러니까 판타지 대작을 쓴 작가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문화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다는 것입니다.
원작을 영상으로 만들고자 각색할 때 최소한 깊은 이해는 없더라도,
일정 부분 감안하여 각색할 줄 아는 메인 작가가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예 백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각색되어 나올 때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웹소설을 쓰는 사람들 중에서도 .. 특히 가벼운 흥미 위주의 글에서도,
그 조금의 차이가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만화 중에는 과거 인도와 유럽의 신화를 모티브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조금의 차이로 설정의 깊이가 달라지곤 했습니다.
물론 작품의 톤 자체가 황당 무계한 무한대의 상상력으로 달리는 것 자체가 수단이자 목적인...
예외적 케이스가 종종 있긴 했습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피의 결혼식은,
이렇게 보면 이해하기 좋습니다.
과거 유럽의 결투 문화를 알고 있어야 제대로 보이는 관련 영화들이 있는 것처럼,
피의 결혼식이 충격적인 이유는,
바로 중세에 있던 환대의 법칙이이라는...
일상적이고 지배적인 무언가를... 아주 처참하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깨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은 신뢰라는 바탕 하에 동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문명 사회는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고 있든 아니든
그렇게 형성된 사회적 문화 안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살아갑니다.
중세 사회(지역에 따라 정도가 다릅니다)에서 손님으로 받아 들인 자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매우 신성하고도 절대적인 관념으로,
중세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이어온 학습의 결과이자
각 집단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중요한 덕목이었습니다.
깰 수 없는.. 깨면 모두에게 지탄받게 되어 생존할 수 없게 되는...그런 것입니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문명권 마다 조금씩 그 적용의 강도가 다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든지 이런 틀을 깨는 행위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화권 안에 살며 이러한 점을 깊이 내재화하여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깰까 말까는...머리 속에 떠올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고의 틀 안에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교통이 발달하기 전... 외부 세계의 소식을 전해 주는 나그네는
매우 중요한 소통의 통로였습니다.
인간 사회가 만들어 낸 귀중한 사회적 지식이었고,
별다른 이해가 없더라도 그렇게 관습으로 남아
이런 것들이 모여 그 사회의 생존을 담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물론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악용되는 사례 또한 많았으니,
인간이 만들어 온 것들이 인간의 삶의 축복이 되기도 하고 굴레가 되기도 합니다.
앞서 문명권마다 다르다고 한 것은 조금 더 강한 곳과 덜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강박적일 정도의 규범이 있던 곳은 고대 그리스와 게르만의 전통이었습니다.
이것이 반영 된 것이 제우스 크세니오스로 나그네를 박대 하는 것은 신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 되어
이야기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환경이 척박할 수록.. 아니 지금은 아니더라도 그 사회의 이전 과거에 그러한 경험이 있을 경우,
환대의 법칙은 강하게 형성 됩니다.
같진 않으나 비슷한 맥락은 어디든 존재합니다.
과거 북미 원주민들에게서 비롯된 문화가 북미의 법과 제도에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중에 아무리 전쟁 중이어도 치료와 안식을 주는 특정 장소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는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서로 다투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죠.
그런데 중세 시대 중후기는 인류의 모든 발전의 원천적이 무언가를 수도 없이 완성한 때이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해서 자주 언급하는 무기와 장비를 만드는 야금술, 화학과 의학의 기반이 된 연금술,
검술 및 무술, 수학, 물리학, 항해술.. 아니 수를 셀 수 없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종합적인 체계로 정비 되곤 했습니다.
대학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기도 합니다.
글렌코의 학살과 검은 저녁 식사라는 역사 속 모티브가 된 사건은,
RR마틴이 직접 말한 것이기도 합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제임스2세의 고문들은 더글라스 백작을 초대하였는데, 식사 후 재판하고 참수하였으며,
윌리엄3세가 충성 서약을 늦게 한 괘씸죄로 눈여겨 보던 맥도날드 가문에 켐밸 가문의 병사들이 영지에 도달 해
폭설 때문에 길을 잃게 되었다며 환대를 요청하였고,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 받은 그 병사들은
집주인들이 잠든 사이에 몰살을 시킵니다.
이렇게 중세 중후기에는 신성불가침이라 여기던 관습이나 개념을 깨트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 지식을 내재화한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의 이야기 속에 구분할 수 없는 하나로 녹여냅니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속 모티브가 살아 숨시는
왕겜의 피의 결혼식이 씬이 되어... 충격적으로 다가 왔던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이러한 배경을 알고 있어서라기보다
말하지 않고 배우지 않아도 인간의 습성에 녹아져 있기에,
본능적으로 충격적으로 받아 들이게 되어 있는.. 에피소드였던 것입니다
암묵의 룰을 깨었었을때의 페널티가 존재하지 않고 기능하지 못한 상황이 그만한 딜을 받아내었던 피의 결혼식과 궤가 비슷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