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크루즈
1 년에 5 개월만 운항하는 계절 크루즈죠.
제 경험으론 5 월이 여행성공할 확률이 높은 시기입니다.
여름이나 가을에 비해 빙하가 많이 남아있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심심하니까,
알래스카 크루즈가 갖는 특수성과 관련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릴게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니 참고만 하세요.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이 포함된 아이터너리를 선택하세요.
글레이셔베이가 포함된 노선을 선택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빙하소실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에 입장할 수 있는 배를 하루에 단 두 척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쉬움이 남지 않는 선택을 해야겠죠.

시야가 가리지 않는 발코니(베란다)캐빈을 예약하세요.
가격이 저렴한 인사이드캐빈이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알래스카 크루즈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저 기항지를 목표로 볼거리가 별로 없는 망망대해를 하염없이 항해하는 다른 지역 크루즈들과는 달리 알래스카 인사이드 패시지 항로는 항로에 펼쳐진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이런 항로를 항해하면서 언제든 바다를 보고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는 발코니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여행의 질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치는 배 안에 있는 다른 전망대나 밖에 나가 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그 주장은 일부만 맞습니다.
체감온도가 10 도 아래로 내려가는 실외갑판에서 바람을 맞으며 오랜 시간 버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쾌적한 여행과도 거리가 멉니다.
알래스카 남서부해안은 비가 내리는 날이 연중 300 일에 육박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내 전망창 주변은 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거나, 스페셜티 레스토랑 등 유료시설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시애틀 출발이 아닌 밴쿠버 출발을 선택하세요.
알래스카 크루즈는 보통 밴쿠버(캐나다)와 시애틀(미국)에서 출발합니다.
밴쿠버에서 출발하는 배는 출항 첫 날 밴쿠버 아일랜드 내해의 인사이드 패시지로 항해하지만, 시애틀에서 출발하는 배는 길이가 500 km에 달하는 이 섬 외해(태평양)의 거친 바다로 돌아가는 루트로 항해합니다.
운이 나쁘면 출발 첫날부터 흔들리는 배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밴쿠버 출발 역시 2 일차에는 먼바다를 지나가므로 날씨에 따라 모션이 있을 수는 있지만 시애틀 출발보다는 그 구간이 짧습니다.
10 만톤, 20 만톤에 달하는 큰 배들도 거친 바다에서는 가랑잎에 불과하다는 것.
배를 타 보면 알게 됩니다.
기항지 투어는 선사를 통해 예약하세요.
일반적으로 기항지 투어는 선사를 통해 예약하는 것보다 Shore Excursion 전문사이트에서 예약하는 게 저렴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사에서 예약할 것을 권하는 이유는 알래스카 기항지들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크루즈 기항지에서 기항지 투어를 하다 귀선시간이 늦어 배를 놓치면 승객은 다음 포트까지 자비로 이동해야 하는데, 알래스카 기항지들에서는 이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육로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주노같은 곳에서 배를 놓치면 황당한 신세가 됩니다.
한 마디로 새 되는 거지요.
크루즈는 막대한 연장 정박비용을 물어가며 3rd Party 여행사를 통해 기항지 투어를 하다 제 시간에 돌아오지 않는 승객을 기다려주는 법이 없습니다.
반면 선사를 통해 기항지 투어 프로그램을 구입한 승객이 랜드사 문제로 제 시간에 돌아올 수 없는 경우 크루즈는 이 승객을 기다려 줍니다.
선사를 통해 기항지 투어를 구입한 승객들에 대해서는 크루즈가 어떻게 해서든 배 귀환을 보장해 줍니다.

두 번 정도는 스페셜티 레스토랑을 이용하세요.
이미 오성급 정찬레스토랑이 수준급 식사를 제공하고 공짜로 먹을 게 천지빼깔인 크루즈에서 왜 돈을 내고 밥을 사 먹으라고 하는지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인증된 최고의 요리사들과 서버들이 제공하는 크루즈 특유의 나라별 전통 최고급 식당서비스를 육지의 절반가격으로 한 두 번 체험하는 것도 좋은 여행경험이라 생각합니다.
갈라디너와 포멀나잇, 스페셜티 레스토랑 입장을 위해 정장세트를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크루즈 드레스코드라는게 영국판 촌놈문화(일등실 승객을 계급적으로 구별하기 위한)에서 비롯된 거라 치열한 내부논쟁을 통해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다이닝에 입장할 때는 스마트 캐주얼 이상의 단정한 복장을 하는 기본매너만 지켜주면 무방합니다. Just wear your best.

최소한 출항일 하루전에 밴쿠버에 도착하여 출항일 오전중에 승선수속을 완료하세요.
크루즈는 대부분 오후 4 시 이후에 출항하지만, 보통 오전 11 시 부터 승선을 시작합니다.
체크인과 미국 입국수속을 마친 승선객들이 정오를 전후해서 승선하면 캐빈이 아닌 버페레스토랑과 액티비티 시설로 안내됩니다.
식사를 하고 액티비티를 즐기고 선상투어하는 동안 캐빈청소가 완료되면 객실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승객들의 체크인짐은 포터들이 캐빈 앞까지 배달해 줍니다.
밴쿠버 출항지인 캐나다플레이스에 오전 중에 도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출항일에 1 만 명에 달하는 크루즈 승객들이 항구로 몰려듭니다.
이 많은 인원이 체크인과 보안검색, 미국입국수속을 해야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늦은 시간에 가면 세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캐나다 출발 미국행 승객들은 미국입국수속을 캐나다 공항에서 하는데 항만도 마찬가지입니다)

항해일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출항 첫 날과 둘째 날은 쉬지않고 항해만 합니다.
먼바다를 항해하는 둘째 날 파도가 약간 높을 수 있습니다.
모션에 민감하신 분들은 씨밴드나 멀미약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모션에 민감하지 않으므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날 오후 1 시
크루즈는 미국 알래스카 주 수도인 주노(Juneau)에 도착합니다.
육로로는 접근할 수 없는 자연요새 도시입니다.
주노에서는 아홉 시간 동안 기항합니다.
여기서는 시내산책하고 킹크랩 사 먹고 빙하구경하고 배로 귀환합니다.
밤 열 시 주노를 출항한 배는 넷째 날 아침 7 시에 스캐그웨이(Skagway)에 도착합니다.
스캐그웨이에서는 11 시간 동안 기항합니다.
와잇홀스(Whitehorse) 레일웨이 투어 꼭 하세요.
캐나다 유콘(Yukon)준주 국경부근까지 기차를 타고 다녀오는 여정입니다.
눈덮인 툰드라를 가로지르는 설국열차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녁늦게 스캐그웨이를 출항한 배는 다섯째 날 아침 글레이셔베이(Glacier Bay)로 들어섭니다.
크루즈 일정 중 클라이맥스에 해당합니다.
알래스카 크루즈 핵심팁 : 크루즈 일정 중 글레이셔베이가 포함되어 있는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배는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 인렛을 따라 9 시간 동안 천천히 항해합니다.
면적이 1 만 3 천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광대한 빙산빙하해협입니다.
이 날은 특별히 보우(배의 앞머리)가 일반승객들에게 개방됩니다.
발코니 선실 승객들은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선실에 머물며 풍경을 감상해도 됩니다.
뷰포인트에서는 배가 천천히 360 도 회전을 합니다.
따라서 배의 어느 부분에 있던 풍경을 놓치지 않고 기억에 담을 수 있습니다.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에는 하루 두 척의 크루즈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배가 일으키는 진동으로 빙하가 붕괴되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원해역으로 입장하는 선박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압도적인 태고의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입장객 수는 일년에 50 만 명에 불과합니다.

여섯 째 날 아침, 크루즈는 마지막 기항지인 캐치칸(Ketchikan)에 도착합니다.
이 마을 역시 배나 비행기로만 접근이 가능한 자연요새입니다.
원주민 토템과 럼버잭쇼로 유명한 인구 8 천 명 규모의 작은 마을입니다.
캐치칸에 왔다면 유통기한이 없는 연어통조림 몇 캔은 기념품으로 사올만 합니다.
일곱 째 날은 이튿날 아침까지 전일항해입니다.
배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액티비티를 찾아 참여하거나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휴식합니다.

여덟 째 날 아침 일곱 시
크루즈는 처음 출항했던 밴쿠버 캐나다플레이스 항구에 도착합니다.
배가 항구에 도착했다고 비행기에서 내리듯 우르르 내리는 게 아닙니다.
다이닝이나 버페 레스토랑 등 원하는 식당에서 아침식사하고 선실에서 휴식을 취한 후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듯 오전 중에 하선하면 됩니다.

끝
혹시 가격 정보나 예약 사이트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제가 이용했던 예약사이트는 익스피디아였습니다.
다른 곳도 많으니 잘 찾아보시면 더 나은 곳도 있을 겁니다.
제가 선택한 선사는 홀랜드어메리카였고 배는 코닝스담호였습니다.
발코니캐빈 캔불 1,700 (한화 약 180 만 원) X 2 인 이었지만 2 년 전 이라,, 7, 8 월은 좀 더 비쌉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여행사 패키지로 오시던데, 항공료 포함 일인당 800 만원을 받아 말썽이 난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여행사 패키지보다는 항공 따로 크루즈 따로 자유여행으로 오시는 게 훨씬 저렴할 겁니다.
제 사부님과 도반들과 가고 싶네요.
한번 가보고 싶은데 이번 생에 가능할런지 모르겠네요 ㅎㅎ
5월이면 옷차림은 어떻게 챙겨 가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