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모네 집 풍경을 그린 Visual Poems 멋지네요.
오늘은 골치아픈 이야기말고 집 이야기나 잔잔하게 해 볼까요?
공동주택(아파트)으로 이사한지 벌써 1 년이 다 되어 갑니다.
나처럼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적당하고 쾌적한 사이즈입니다.
(스스로 어르신? 한국말 서툰 거 보니까 당신 중국인이지?)
100 제곱미터가 채 안되는데도 리빙룸은 전에 살던 집보다 오히려 넓어서 쾌적합니다. .
아파트에 처음 거주하냐고요?
아니요. 37 년 전 한국에서 아파트에 산 적 있습니다.
37 년 만에 다시 아파트살이로 돌아간 셈이죠.
여기서는 복층 공동주택을 아파트먼트타입 콘도미니엄이라고 합니다.
보통 그냥 콘도라고 부릅니다.
지은지 오래됐지만 관리가 잘된데다 리저브 펀드가 좋고 전망이 뛰어납니다.
기둥식 구조라 리모델링, 리노베이션에 유리합니다.
콘도로 이사오기 전 살던 집도 리빙룸 앞에 숲길이 있어서 풍경이 잔잔하기는 했지만,
콘도 위치상 사라지지 않을 영구조망권이 큰 매리트인건 분명합니다.
이 맛에 콘도에 사는구나 싶더라구요.
이 콘도 주인은 엑스와이프였습니다.
6 년 전 토론토로 이사간 엑스와이프는 그동안 이 콘도를 세입자에게 월세 놓고 있었습니다.
2024 년 말 아들부부가 초대한 플로리다 여행에서 만났을때 나한테 사라고 제안했습니다.
자기는 부동산 수수료 아끼고, 나는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라고 열변을 늘어놓는 통에 그런가보다 하고 샀죠.
이런 거래는 변호사와 세무사를 통해 세금문제에 깔끔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이례적인 거래라서 혹시 무슨 개수작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연방국세청이 의심할 수 있거든요.
은퇴를 앞둔 예비시니어인 내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콘도살이가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고층에 살면 건강에 안좋고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연구 데이터가 많습니다.
유산률이 18 퍼센트 올라가고,
기압이 낮아 우울증 위험에 노출되고,
창문통풍을 안하면 자연방사능농도가 올라가고,
응급상황시 심폐소생률이 제로고,
건물이 늘 미세하게 흔들려 수면장애가 일어난다는 등 설득력 있는 분석에서부터,
지상보다 중력이 약해 시간이 빨리 가는 바람에 일찍 늙고 빨리 죽는다는 개구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고가 존재합니다(이 주장을 한 분은 아마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영감을 받았을것 입니다)
7 층이라 치명적인 고층이 아니고,
화재시 고가사다리차가 닿을 수 있는 안전고도지만 어쨌든 사람의 최적 거주고도(2 층)와는 거리가 멀긴 합니다.
여기는 아파트먼트타입 콘도피(관리비)가 비싼편인데, 월 910 캐나다 달러(한화 약 100 만원) 냅니다.
그래도 냉난방, 전기, 피트니스, 온수 수영장 다 포함되고 재산세도 단독보다는 훨씬 저렴하니까 불만 없어요.
콘도살이의 특장점은 압도적인 조망과 적막강산같은 고요함입니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1 층 Indoor 소금물풀에서 드넓게 펼쳐진 리버밸리를 바라보며 수영하는게 새로운 낙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아파트먼트타입 콘도가 투자가치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살기 편할 것 같아 산거지 투자목적으로 산 거 아닙니다.

영하 30 도 날씨에 눈치우고,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잔디깎는 쓸데없는 짓 안해도 되고, 위치가 좋은 콘도의 특장점인 공간권력-시야로 확보할 수 있는 영구조망권-을 즐기면서 스트레스없이 살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단독이나 타운하우스에 비해서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죠?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엑스의 콘도매입 변호사 서류에 사인하던 날, 거대한 한국 아파트단지들이 생각나더군요.
시그니엘 전망대에서 서울 잠실일대의 초고층 아파트단지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과연 저 아파트단지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재건축이 매우 어렵다고 봐야하는 저 빽빽한 초고층 아파트들 상당수는 앞으로 슬럼화될 일만 남았다는 게 전문가들이 친척과 지인들에게만 암암리에 공유하는 공통된 견해인 듯 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대다수 초고층 아파트들의 가격대폭락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폭락시기가 지방은 아주 빠를 것이고,
서울과 일부 수도권은… (여기 있는 분들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장기적으로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간의 패러다임 전환은 필연적이라고 봅니다. (캐나다, 미국은 원래부터 대지지분이 전부인 단독이 훨씬 비쌌고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은 이게 정상이죠.)
초고층 아파트와 대지를 가진 단독주택간의 파격적인 가격역전이 태풍처럼 밀어닥칠 가능성도 압도적인 것 같습니다.
자본은 땅지분을 온전히 보유하고 있는 단독주택이나 꼬마빌딩, 저층 다가구 주택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니까요.
여기서 드는 강한 의문 한 가지 :
왜 그 나라(한국)언론은 이런 보도를 안하는 걸까요?
그건 나도 모르죠.
어쨌든,
제가 교회는 안다니지만 예수선생이 하셨다는 이 말씀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울 역세권에 단독다가구를 가지고 있는 자는 복이 있나니 미래의 돈방석이 그대의 것임이요..”
그에비해 아파트는 2000년대 중반식 이후로는 주차장을 지하로 밀어넣어서 단지 지상부는 공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계속 그 종류가 늘어나고 있죠. 쓰레기는 지하에 상시 버릴 수 있는 분리수거장이 있으며 세대 내에 음식물쓰레기 이송설비도 있고 더 좋은 신축들은 층별로 일반쓰레기 이송설비도 있는걸로 알아요. 점점 내가 관리 및 유지보수에 신경 쓸 요인들이 사라지죠.
방배동만 하더라도 고급빌라와 단독이 즐비한 어마어마한 부촌이었던 동광단지와 신동광단지 중에서 신동광단지는 서리풀공원을 면한 인근 지역을 제외하면 쪼개기 근생빌라로 변경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과거에 무시하던 반포로 가거나 방배동에서도 최소 평형이 60평대인 롯데캐슬이나 이편한세상에 3대가 옹기종기 모여서 거주하고요.
한국의 주거환경이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환경이 아닙니다. 특히 서울수도권은 하나의 거대한 맨해튼섬으로 봐야해요. 그렇게 치환하고 보면 아파트가 어마어마한 가성비죠. 국평기준으로 어지간하면 대지지분 15평 들고 있는데다가 서울 한복판에서 리조트같은 고급화된 시설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압구정은 재건축 후 세대당 커뮤니티 면적을 10평 가까이 뽑을 예정이라고 하죠?
제가 알고 있기로 84㎡(이게 국민평형 맞죠?) 기준 15평 대지지분은 1980~90년대 지어진 중층 단지 중 용적률이 낮은 곳에서 나올 수 있는 대지지분 아닌가요? 2000년대 이후 고층 또는 초고층 아파트나 신축일수록 용적률이 높아 대지지분은 훨씬 작아지죠. "어지간하면 15평"은 재건축 가치가 높은 구축 단지에 해당하는 이야기지, 서울 아파트 전반에 해당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압구정 재건축 조합원 분담금은 평수에 따라 다르지만 2023 년 추정치보다도 엄청나게 올라 가구당 10 억에서 50 억 수준인 걸로 나오는군요. 그 동네야 원체 부자들이 많으니까 그 정도 분담금이 부담이 안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지역들 사정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강남이건 비강남이건 건축비는 크게 차이나지 않을텐데, 어느날 느닷없이 분담금 10 억 내라고 하면 황당해 할 분들이 많을 것 같군요.
그리고 서울 아파트들이 맨하튼 콘도들과는 건축구조가 달라 건물수명에 절대적 차이가 있어서 단순비교는 어렵습니다. 이건 비단 맨하튼 뿐 아니라 대부분의 북미 콘도들의 건물수명이 100 년 + 에서 반영구인데 비해 한국 아파트들은 대부분 50 년 이내의 내구연한을 가지고 있어서 제건축은 거의 필수라고 들었어요. 최근에는 아주 고급신축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천정고도 높이고 Steel Frame 넣고 벽식대신 기둥식을 채택하여 리모델링 가능성을 부여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아파트들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자기집 관리할 체력이나 돈주고 시킬 여력이 안되면 아파트로 옮기거나 주택을 관리해주는 senior 타운으로 가는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