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0 KST - CNN/서울 대한민국 - 그동안 싼 노동력, 높은 품질로 애니메이션 작화하청을 담당했던 한국이 이제는 당당히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주역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CNN이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40년동안 대한민국의 애니메이터들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들의 작화를 담당해왔다. 크레딧에는 그들의 이름들이 대부분 차지해 왔다. 이들은 애니메이션(TV방영 기준) 1편당 평균 3만개의 프레임중 대부분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북미, 일본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는 달리 그들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아니라 제작자들이 던져주는 원화에 기반해 반복적이고 지루한 초당 프레임들을 그려왔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창의적 표현이 아니라 단순 하청작업이 대부분입니다."
- 다니엘 마틴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영화학 부교수 -
그러나 변화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글로벌 성공을 달성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계기로 한국이 왜 애니메이션 자체제작에서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한국에서 촉발되었으며 이로 인해 영화와 같이 수십억달러의 국가주도 정부투자가 이루어지면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애니메이션 산업계가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개척자들


애니메이션에 관심많은 이들조차도 "넬신 신(Nelson Shin)"이라는 이름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손을 거쳐간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북미에서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심슨가족"부터 "배트맨 :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대부라고 불리는 그는 지금의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개척한 선구자들중 한명이며 한국이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작화 아웃소싱부분을 담당하게 된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그가 설립한 AKOM 스튜디오는 전성기에 약 400여명의 애니메이터들을 고용했으며 이들의 급료는 다른 한국 평균 애니메이터들의 급료보다도 셌다. 그럼에도 미국 애니메이션들의 주요 작품들의 작화를 아웃소싱받아 작업하는데에 경쟁력이 있었다. 워낙에 한국 애니메이션 작화의 가격경쟁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전체 산업은 1조 1300억원 규모이지만 꾸준이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이 규모에서 여전히 아웃소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1980년 중반부터 한국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4년 대비 GDP 8배 성장이라는 경이로운 경제발전을 거치면서 노동비용상승으로 아웃소싱에 대한 경쟁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노력도 있었다. AKOM이 2005년 발표한 <왕후심청(Empress Chung)>은 100% 자기자본으로 투자, 제작한 한국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러나 어느 배급사도 나서지 않았으며 흥행대참패를 기록하며 사라졌다. VHS 비디오 대여시장 기회는 가져보지도 못했다.
다니엘 마틴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도약을 할수 있었던 2003년 <원더풀 데이즈(Wonderful Days)>의 흥행실패가 여전히 한국애니메이션 산업을 부진하게 만든 계기였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당시 한국애니메이션 산업규모로서는 뒷목을 잡게 만드는 100억이 넘는 제작비는 흥행참패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제작자/투자자들이 아직까지도 그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더풀 데이즈(2003)는 한국 자체제작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하고 놀라운 영상미와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흥행실패는 20여년이 지난 아직까지 제작자들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돈이 안된다는 관념이 아직까지 지배하고 있는 거죠."
- 다니엘 마틴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영화학 부교수 -
인디 제작 그리고 혁신으로 다시 도전
2050년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우주비행사와 음악지망생과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Lost in Starlight)>은 넷플릭스가 제작과 투자를 담당했다. 그러나 제작을 맡은 이들은 한국인들이며 이 작품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오스카 장편애니메이션 부분에 작품상 후보로 올랐으며 주요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제공 : 넷플릭스 / 이 별에 필요한 - Lost in Starlight) LINK
<이 별에 필요한> 감독/각본을 맡은 한지영 감독은 여전히 한국에서의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시선, 한계와 기회부족을 지적한다. 그리고 사실상 자신은 인디 감독이나 다름없는 위치라고 덧붙인다.
"한국시장에서 애니메이션 작품이 다른 실사영화와 비교해 진지한 위치를 가져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들은 여전히 아이들 보는게 아니냐는 시선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극장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때문에 OTT로 공개되었지만 오히려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포지션을 가졌던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되었습니다."
"케데헌의 성공이 업계에 좋건 나쁘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케데헌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헐리우드 자본이죠. 케데헌 덕분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 자본의 투자관심은 높아졌는데 많은 사람들이 케데헌이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한 여러 행사 - 심지어 정부,산업기관 주최 - 에서 케데헌을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하고 있더군요."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큰, 잠재력이 높은 한국 애니메이션 작가들에게 오히려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 한지원 / <이 별에 필요한> 애니메이션 감독 -
한국관객을 중심으로 시장의 변화도 감지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2022), <너의 이름은(Your Name.)>(2016)의 한국시장 흥행성공으로 성인 관객들의 애니메이션 관심도는 꾸준이 늘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소설 "퇴마록"을 원작으로 제작한 <Exorcism Chronicles: The Beginning>(2024)은 한국제작 애니메이션이 나왔으며 이 작품은 아예 성인 관객을 주요 타켓으로 제작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한국정부 역시도 손을 걷어부치며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2025년 작년 향후 5년간 애니메이션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켰으며 해당 산업의 매출 1조 9천억원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내 애니메이션 산업 관련 인력들 9천명이 2030년까지 수출액 1억 7천만달러라는 매우 담대한 목표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걸림돌에 따른 비판도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정부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많습니다. 여전히 제작현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노동조건, 불가능한 마감일, 프리랜서-독립제작자들에게 정부 보조금 지원을 위해 사업자 등록을 강요해요."
"애니메이션 이라는 시각언어 조건을 찾기에는 아직 미성숙하지만 자신만의 스토리와 색체를 가지고 있는 독립 스튜디오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에 위안을 느낍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자신만의 독창성을 가지고 이제 막 창의성을 꽃피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지원 / <이 별에 필요한> 애니메이션 감독 -
원소스가 좋았어도 연출력이 뒷받침이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작화는 훌륭합니다만...
그걸 몇번 겪고 나니 한국 성인용 애니메이션은
왠지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고 극장을 찾지 않게 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중요 보직 아니고 채색 작업 정도..
과거 국산 애니메이션 폭망의 대명사 '아마겟돈' 그리고 '원더풀 데이즈'....
두 작품 모두 지극히 심각한 내용의 SF였죠.
좀 더 부담없고 사람들이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흥행이 되고, 관련 굿즈도 많이 많이 팔리고....투자자들도 해볼만 하다고 판단하는것 아니겠습니까.
<이 별에 필요한>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