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에 이어서, 오늘은 노동청 관련 진행 상황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노동청 고용관리과 담당자의 친절한 관련 법규 안내 (채용절차법과 직업안정법) 와는 별개로, 여기서도 현실의 벽이 존재했습니다.
채용절차법 4조에서는, 구인자가 채용공고에서 제시한 내용(1년이상 장기근무 & 정규직 혹은 계약직) 을, 채용 후에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1개월 계약) 하지 않아야 하며, 17조에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조에서는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 사업장에만 적용하게 하였어요. 1편에서 언급된, 가족 경영 방식의 회사인 ㈜Y유통 산하에, 경기도 3개도시, 강원도 1개 도시에서 각각 독립된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YJ 식자재 마트의 경우, 체감 되는 상시 근무자 인원은 40여명을 초과하나, 법적 인원은 30명 이하로 법의 기준을 피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참고로, 2023년에서 2026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30명 이하 사업장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벌칙도 강화된 개정안(공정채용법)이 다수 의원들에 의해 재발의 되어가며 계속 논의되어 왔으나, 세부 기준에서 단일 안으로 합의가 되지 않아 현재도 계류 상태이고 시행 시점은 미정입니다*
따라서, 노동청에서도 행정적 통제나 제제를 실행할 수는 없는 것이죠. 다만, 전화로 민원 접수 사실을 알리고, 경고성 시정 권고를 했다는데, 오히려, 구직 포털의 채용 공고를 삭제하는 증거인멸의 동기부여만 한 듯 했어요.
반면에, 직업안정법 34조와 시행령 34조에서는, 구인자가 제시한 직종, 고용형태, 근로조건이 응모할 때의 그것과 현저히 다를 경우, 기타 중요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를 금지하며, 45조에서는 이를 위반한 자를 신고하거나 고발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47조에서는 위반한 자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관련 법을 어필하는 담당자의 태도에서 미루어 보더라도,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게 했어요.
그런데 담당자는 저에게, 노동청을 경유하지 않고 경찰서에 직접 고소할 것을 권유하며 설득했어요. 노동청으로 접수해도 결국 경찰서로 인계 될 것이므로 소요 기간만 불필요하게 길어질 뿐 실익이 없다는 논리였어요. 그래서, 몇 일 후(8월 7일), 저는 고소장, 고소 보충서, 증거 제출서 등을 작성하여, Y 경찰서에 접수를 했습니다. 경찰서 관련 진행 상황은 다음 편에서 이어갈 것이고, 오늘은, 노동청 결과를 소급하여 마무리 하겠습니다.
노동청 접수일이 7월 20일, 근로기준법 위반(계약서 미 작성) 관련, 조사 진행이 8월 5일. 따라서, 사업주 조사 일정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8월말이면 사업주 조사도 마무리 되어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인내심 있게 기다리다 문의하면 여전히 조사 일정 조율 중이다. . . 몇 개월 지나 다시 문의하면, 우편으로 통지서 보냈다. . . 오지 않았다 하면. . . 다시 보내겠다. 우습게도, 나중에 기술하게 될 경찰서와의 경험 역시 동일 했어요. 따라서, 우편 외에 이메일 송부와 등기 발송 요청은 필수 인 듯합니다. 그리고 미리 경고하자면, 통지서의 한 줄도 되지 않는 결과 통보 문구를 보면, 허탈감이 먼저, 그리고 정당한 분노가 나중에 올 수 있어요. 최소한의 이유 설명도 없는데, 있을 수가 없죠. 제가 제출한 서면 보충서를 읽어보기만 해도, 사업주를 옹호할 만한 근거는 상쇄되니까요. 전화 통화 시 이의를 제기했더니, 전혀 논리적인 반박은 못하고, 그저 3주뒤에라도 작성한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단편적인 사실만 반복할 뿐이었어요.
3편에서는, 노동청 시스템의 이론적 vs 실제적 구조와 행태를 관찰적으로 기술했습니다. 오늘은, ‘법은 있는데 집행은 없는 사회’에서 지불하는 공적 비용 차원에서, 집행 재량의 과다, 행정의 일관성 결여, 법의 예방 기능 상실 문제를 비판하고 싶네요. 우선, 외양적으로 반듯한 법조문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엘리트들이 투입되고, 내가 납부한 세금으로 지원했겠죠? 여기에,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국회를 유지하는 비용이 추가되고,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산하 공무원을 채용 유지하고, 잘 만들어진 법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비용 또한 세금으로 충당하죠. 예를 들어,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기도 노동 인권위원회’에서는 ‘근로계약서, 입사 일주일 후 작성하는 것은 위법’ 이라는 홍보 컨텐츠를 유튜브에 게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pvCA--iA00
그리고, 세금으로 변호사/노무사 무료 상담을 지원하죠. 이처럼, 사회적 논의, 입법, 홍보와 교육, 상담 등의 모든 과정에 내가 납부한 세금이 투입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입사 3주후 근로 계약서 작성은 위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작 집행 기관인 노동청에서 위법성을 부정하며, 사실상의 면책으로 끝내 버리면, 법의 실효성은 증발하죠. 최소한 시정 명령이나 행정 지도라도 일관되게 이루어졌어 야 하는데, 위법을 위법이 아니라고 하는 구조! 이 정도면 법이 있는 게 아니라, 안 지켜도 되는 가이드라인 수준 아닌가요? 이런 식이면 사업주 입장에서 계약서는 그냥 나중에 쓰면 되는 거죠. 실제로 불이익이 없으니까요.
한편, 이 과정에서 접했던 공무원, 변호사, 노무사 등은 공통적으로, 학습된 무기력과 현실적 냉소를 표출하더군요. 결국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사업주는 어떻게도 빠져나갈 거라는, 패배 의식 비슷한. . .
원칙을 행정이 바로잡아야 함에도, 현실은 개인이 싸워야만 해서 지속하기가 어려운 구조! 위법이라 더니, 막상 신고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구조! 언제까지 순응하면서, 강화되는 왜곡과 굳어지는 관행을 방치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