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게임을 안하는데 아내가 지금 플레이타임 100시간을 넘기며 완전 빠져있습니다.
주인공 메타몽 입장에서 포켓몬 마을을 재건하고 여러 포켓몬들이랑 상호작용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그런 게임인데요,
이 게임을 옆에서 보니 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기술(공학)은 인문학과 만났을 때 정점을 찍는다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맞구나, 하고요.
포켓몬들 중 어떤 포켓몬은 주인공을 "메타몽"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포켓몬은 "OO야(처음에 플레이어가 설정한 자신의 이름)" 하고 부르더군요. 이게 뭔 차이냐고 아내한테 물어보니 친해지면 이름을 불러준답니다.
사실 이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냥 친밀도라는 내부 수치를 정해두고 그게 일정 이상 높으면 player_name 을 부르라고 했겠죠.
근데 이런 플레이어가 느끼는 바로서는 엄청난 겁니다.
김춘수 시인이 이런 구절을 썼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플레이어는 처음 포켓몬들과 상호작용할 때는 "메타몽"이라고 불리는데, 이건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우받는 게 아니라 하나의 종이나 기능적 도구로 취급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친해진 다음에 이름을 불러준다면? 플레이어는 진짜 내가 이 포켓몬 마을에 없어선 안될 중요한 존재가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죠.
이런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잡아낸 걸 보면 정말 엄청난 것 같습니다. 다른 게임에서
친밀도: 30(+)
처럼 수치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사람의 감정을 터치하는 구조인 거죠.
이제 게임 개발의 기술적 능력은 바이브코딩이나 여러 오픈소스로 인해 사실상 상향평준화됐고, 이걸로 차별화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지금 시대에 경쟁에서 이기려면 단순한 기술력을 넘어서 인문학적 통찰으로 사람의 감정까지 건드릴 수 있는 섬세함이라고 생각되네요.
https://namu.wiki/w/%EC%9A%94%EB%B9%84%EC%8A%A4%ED%85%8C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거겠죠 :)
포켓몬에서도 친밀도에 따라 전투시 움직임이 달라지고요. (물론 둘 다 수치화되어 뜨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