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 두었던 프리렌 2기를 드디어 마무리 했습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것 같지만 이 작품 특유의 방식일 뿐,
각 화마다 의도가 있고, 그 것들은 정교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일본 작품 특유의 설명조도 거의 없고...
이미 보실 분은 다 보셨을 명작이지만...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적어 봅니다.
아무래도 이종범의 스토리캠프를 보다 보니 제 생각도 정리가 좀 된 느낌이라 섞어서 전해봅니다.
일단 이 장송의 프리렌은
기분 좋게 기존의 클리셰를 깨트리며 시작합니다.
모험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돌아 온 후부터 시작 됩니다.
여기서 안 보신 분인데...앞으로의 전개가 감이 오시는 분이 계시다면 고수 인정합니다.
모든 작품은 완전히 생소해서는 안 됩니다.
인식 가능한 범주 안과 밖을 들락날락 할 줄 알아야 신선함의 효과가 있죠.
프리렌이 페른과 함께 마왕성을 향해 가는 여정도,
오랜 삶을 사는 프리렌이 인간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그들과의 마왕 토벌의 여정이 자신의 삶의 1/100에 불과하다고 말하던 그녀가
그 1/100도 되지 않는 구간을 같이 했던 용사 힘멜이
죽고 나서야 자신도 알지 못했던 감정의 동요를 느끼고,
이후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파티원 둘을 거두어 떠나게 됩니다.
독자들은 프리렌이 파티원들과 여정을 겪어가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프리렌은 이번 여정 중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가며, 점차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을 이해해 나가게 됩니다.
캐릭터 배치는 사실 말이 필요 없는 최고 수준의 구성을 보입니다.
용사 일행 중 하나인 하이터가 고아가 된 아이를 길러
그 아이가 프리렌의 제자가 되는 과정 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잘 짜여진...작가의 감각이 얼마나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즉, 이 작품은 만화란 이런 것이고 작법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를 보여주는,
최고의 교본과도 같습니다.
2기 마무리에서 200년 간 다리를 지어온 드워프 게힌의 에피소드는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대비시키며,
엘프보다는 훨씬 짧지만 인간에 비해 훨씬 오래 살아가는 존재의 시간선을 통해
희망을 잃었던 이백년이 지나 재건 된 마을을 프리렌에게 보여주며 건네는 한마디에서
이 작품의 메시지가 그대로 전달 됩니다.
마족에게 가족과 마을을 잃은 게힌이 2백년간 다리를 짓는 동안
그의 곁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에 의해 무너졌던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
새로운 희망을 등불이 되어 마을이 형성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정도로 짜임새가 좋은 만화는 거의 보기 힘든 일입니다.
강력 추천하며 마칩니다.
이번 휴재는 과연 언제 재개 될 것인가 ...ㅜㅜ
수천년간 살아왔으면서 중2병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너무도 많은 작금의 현실에
(회귀해서 10대 몸에 들어가면 정신도 10대가 되버리는... )
이런 깊이있는 애니가 있음을 감탄했습니다.
이종범의 스토리텔링 "장송의 프리렌 2기"가 떡하니 뜨네요.
무서운 구글....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