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 회원분들 안녕하세요. 저는 지자체 소속 공무직근로자로 근무하며 어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최근 자녀 케어를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하였는데, 신청 후 기관 측으로부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발령 예고를 듣게 되어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임용 후 집에서 편도 20km 이상 떨어진 비선호 지역에서 수년간 근무해 왔습니다. 다행히 올해 초 정기인사 때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사정을 배려받아, 집에서 매우 가까운 현재 사업소로 배치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의 등하원을 직접 챙기며 원만하게 직장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첫째 아이에게서 눈맞춤과 상호작용 부족 등 발달상의 어려움이 관찰되었고, 최대한 빠른 개입을 하는 게 좋겠다는 어린이집 특수아동교사의 진지한 권유를 듣게 되었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여러 발달센터와 병원을 수소문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집중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최근 급하게 수개월간의 육아휴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육아휴직 결재가 난 직후, 인사권자가 사업소 점검을 이유로 방문하였습니다. 면담 자리에서 인사권자는 “현재 다른 사업소 인력이 부족해 운영이 어려우니, 복직 시 자네를 원거리인 중앙사업소로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자녀 치료를 위해 원거리 복직은 절대 안 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나, 인사권자는 “개인적 상황은 이해하지만 조직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공무원들은 육아휴직 복직할 때 원거리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압박했습니다. 인사권자는 끝내 확답을 주지 않았으며, 그렇게 면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발언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외벌이 가장인 내가 아이 치료를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지금이라도 육아휴직을 취소해야 하나”라는 절망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아이의 건강 문제와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주기적인 정신과진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 중인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로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인사권자의 예고성 발언으로 불안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결국 복용하는 약까지 증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직장은 집과 매우 가까워 부지런히 움직이면 육아와 업무 병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언급된 중앙사업소는 시내를 가로질러 출퇴근 시간만 왕복 2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곳입니다. 또한 해당 사업소는 업무량과 책임이 무거워 대다수 근로자가 기피하는 곳이며, 결정적으로 상사의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인해 기존 근무자의 절반 이상이 이탈하여 현재 노조에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대응을 진행 중인 곳이기도 합니다.
아이 발달 치료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낸 육아휴직이, 역설적으로 치료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곳으로의 배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인력 부족은 대체인력 채용 등으로 지자체가 해결해야 할 영역이지, 그 책임을 육아휴직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입니다. 또한 저는 공무원이 아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직근로자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육아휴직 후 복직 시 동등한 수준의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 위반 소지가 다분하며, 합리적 이유 없는 불이익 예고로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거에 공인노무사 합격을 위해 수년간 수험생활을 했으며, 마지막 시험은 소수점 차이로 불합격한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은 가정의 생계를 위해 지자체 공무직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뉴스에서나 보던 부당한 일이 저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에 가슴이 타들어 갑니다.
대단한 부귀영화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할 때, 저희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에 정해진 원칙에 따라 현 근무지로 복직시켜 주겠다는 상식적인 약속 한 마디면 됩니다. 제가 너무 큰 것을 바라는 것일까요?
저는 면담 후 즉시 인사권자에게 해당 발언에 대한 확인과 원근무지 복직 요청을 담은 공식 메일을 보냈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해당 발언의 위법성 여부를 질의해 둔 상태입니다.
인사권자에게 추가 면담을 요청한 뒤, 저는 오늘 이발소에 가서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를 짧게 깎았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결연한 제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아빠가 힘이 없어 네 치료 시기를 놓쳤다는 말은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클리앙 회원님들, 도와주십시오.
저는 이제 제 아이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제가 배운 상식과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정당한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싸우려 합니다. 외로운 싸움이지만, 저의 이 투쟁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다른 아빠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부디 이 싸움의 과정을 지켜봐 주시고, 제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보태주십시오. 자식을 지키려는 아빠의 진심이 거대한 조직의 관행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꼭 증명하고 싶습니다. 면담 후, 반드시 당당한 소식을 들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외벌이 가장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며, 두 자녀의 아버지입니다. 반드시 이 일을 바로잡고 제 아이의 치료받을 권리를 지켜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병원진단을 위해 검사예약을 잡아놓으신 상태일꺼로 추정되는데요...
마음이 무척 바쁘시겠지만, 골든타임이라는게 크게 의미가 있나 싶고요.
외벌이 가장이시라면 더더욱 길게 생각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응원 드립니다
다만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의문이 생기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출퇴근 왕복 2시간이 그렇게 부당한 정도의 발령인지가 일단 의문일 것같고,,
(사실 서울이라고 가정해 보면 엄청난 소요시간은 아니긴 하니까요)
두번째는 외벌이인데 왜 남편이 육아를 그정도로 부담해야 하는지가 궁금할 것 같네요.
아내분이 아이를 돌볼 수가 없는 상황인가요?
그리고 외벌이시면 아내분이 케어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저도 글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편부모 가정일까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별도로 없으셔서 일단 글쓴이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준비하셔야 할것 같은데요.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 필요하면 그시간에 다른 아이봐줄 양가 부모님이나 보모등 구하시고 와이프분이 운전도 하고 하시고 글쓴분은 열심히 돈버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대응 계획을 새우시는게 좋을 것 같고 넘. 성급하게 휴직하신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0. 먼저 힘내십시오. 저도 아기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너무나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1. 혹시 편부모 가정이실까요. 그게 아니라면 아내분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2. 어딘가에 속해서 월급을 받는다는 것이 항상 쉽지 많은 않습니다. 글쓴이 분 상황은 십분 이해하나 반대로 속하신 회사에서 너무나 불편부당한 지시와 조치를 내린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이런 경우는 배려해주면 고마운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본인의 의사와 배치된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 항상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경우는 드물더라구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쪼록 일이 잘 해결되길 기도하겠습니다.
많지 않습니다
지금 휴직이 육아휴직인지 가족을 돌보기 위한 돌봄휴직인지
구분 지으셔야 합니다
육아휴직을 요청하셔서 육아휴직에 준하는 기준으로 처리되는데
고충으로 인한 휴직의 기준을 적용요청하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