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시절, 40대 친척분과 먼 길을 차로 이동한 적이 있습니다. 트로트 테이프를 틀고 가시던 그분이 문득 이러셨죠.
"나도 젊을 땐 트로트가 싫었는데 나이 드니까 좋아지더라. 너도 나이 들면 땡길 거야."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친척분보다 제가 나이가 훨씬 많아진 지금도,
여전히 트로트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원래 가요도 그다지 관심 없던 저이기는 합니다.
나이가 들면 취향이 바뀐다, 사람이 변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의 모습에서 껍데기가 노화되고, 경험이 쌓이면서
기억 속 데이터와 대처법이 늘어나는 정도의 변화만 있을 뿐, 본질은 그대로더군요. 주변 지인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형편없는 노인은 형편없는 젊은이었습니다.
등산로에서 젊은 여성 옆에 앉아 추태를 부리는 노인, 질서를 무시하고 나이만 앞세우는 노인,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하는 노인. 이런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 저렇게 된 게 아닙니다.
젊을 때도 그랬던 사람입니다. 나이는 사람의 본질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 더 오래 산 것이죠.
반대로 괜찮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런 사람들은 조용히 일상 속에 녹아있어 눈에 띄지 않거나,
일찍 돌아가신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매불쇼 과학 코너에서 흥미로운 실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뇌 전체를 디지털로 옮겨 가상현실에 넣으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아도 그 개체 본연의 행동 패턴을 그대로 보인다고 합니다.
AI의 발전으로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하고요. 마치 공각기동대 같은 세계가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노인의 기억과 성향을 그대로 젊은 몸에 옮긴다면 어떨까요.
아마 그다지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결국 사람의 본질은 껍데기가 아니라 원래부터 가진 그 사람 자체이니까요.
그래서 트로트는 앞으로도 좋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헤비메탈/하드록이 그시절 트로트 같은 아재음악이잖아요
그냥 트롯트입니다. 간혹 어? 젊은애들도 전람회, 성시경등등 좋아하던데? 뭐 이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가 어릴때도 뭐 돌아와요 부산항에나 아파트같은 트롯트등 일부 곡이 간혹 세대를 초웛하는 곡이 있는거랑 같고, 결국 글쓴님이 좋아하는게 트롯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트로트 시대는 대중이 선택할 수 있는 음악 자체가 적었던 시절입니다. 선택지가 없으니 취향도 자연스럽게 비슷해질 수밖에 없었고, 그건 취향이 형성된 게 아니라 사실상 강제된 것에 가깝습니다.
반면 지금 40~50대가 젊음을 보낸 1980~90년대는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다양성의 시대였습니다. MTV의 등장과 영미 팝의 세계화, 한국에서는 서태지 이후 록,힙합,댄스,발라드가 동시에 경쟁하던 시기였죠. 선택지가 풍부했기에 취향도 각자 다른 방향으로 형성됐습니다. 그 세대가 트로트를 좋아하지 않는 건 나이 들어도 안 바뀐 게 아니라, 애초에 그보다 훨씬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선택지 안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세대마다 자기 시절 음악이 있다는 말은 맞지만, 그 음악적 환경의 질과 다양성은 세대마다 전혀 다릅니다. 트로트 시대와 80~90년대를 같은 선상에 놓는 건 그 차이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 아닐까요.
결국 지금의 트로트 열풍은 60~80대 장년층을 겨냥한 기획 상품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지금 40~50대가 70~80대가 되는 시기가 오면 트로트는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거나, 또 다른 컨셉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음악 장르라기보다는 타깃 마케팅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릴 적에는 0%에 수렴했다면 요즘은 김연자님의 아모르파티 같은 건 들으면 좋더라고요. :)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오늘의 한마디네요.
관료주의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스타트업, 해외기업까지, 나이 어린 사람도 나이 많은 사람도 참 다양하게 만났습니다. 2년 전엔 50대인 제가 30대 초반 팀장 밑에서 일해보는 경험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의 본질은 생각보다 일찍 완성되고, 그 이후엔 잘 바뀌지 않는다는 걸 더 선명하게 느끼게 되더군요.
트로트라 불리는 노래들도 죄다…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지만, 대중음악 태동기에 나온 팝들은 뭔가 다르더군요. 인생 나락에서 실오라기 하나 잡으려는 절박함 같은 게 음악에 배어있고, 그게 음악 역사를 바꾼 경우가 많습니다. 가요 중에도 그런 결이 느껴지는 분이 있었는데, 유재하가 그랬습니다. 2년 전 삶이 좀 버거웠던 시기에 우연히 듣게 됐는데, 뭔가 찡하더군요. 양산형과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가요나 K-Pop이 별로 와닿지 않는 건 아마 그 결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팝도 성공하고 나면 비슷해지긴 하지만요.
어제 운전하다 라디오에서 제니의 드라큘라가 나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공한 K-Pop은 결국 영미 팝이 되는구나. K-Pop은 모든 아티스트의 발판이자 비주류의 언어고, 더 성장하면 팝 자체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요. 어쩌면 K-Pop의 목적지는 처음부터 K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본조비, 데프레퍼드, 건즈앤로지즈...라서요
제 젊은 날에 들었던 것들이라...
그 이전 트로트를 제가 뭐 들었어야 항수가 생기죠-_-;
중장년층이 젊을 때 즐겼던 음악을 트로트라고 부르는 건 음악적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그 논리대로라면 모든 음악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트로트가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클래식도, 성악도, 록도 다요. 장르는 시대가 아니라 음악적 특성으로 구분하는 겁니다.
제 글의 의도는 나이 들면 트로트가 좋아지냐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 거고, 특정 세대의 음악을 트로트로 묶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전두환때 유행하던 뽕짝 디스코입니다.
심수봉. 주현미…다 표절(시비)…
그냥 그리우면 알본 옛가요 듣는게 자존심 안상합니다.
당시 유행했던 발라드라 불리는 곡들은 뭐 두말할것 없구요.
정서가 저랑 전혀 맞지 않아요.
나이먹는다고 자연스럽게 트롯이 좋아질리가요.
트롯이라는 장르가 미스트롯 등으로 어느새 확 떴지만...결국은 사라질 장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