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주제에 많은 급여를 받는다고 욕 얻어먹는 메모리업계 재직자입니다.
어디를 특정하긴 그렇고 CAPA기준으로 DRAM 1위 혹은 2위 업체에 재직 중입니다.
언론의 주입식 교육 때문인지 일반인들은 반도체 연구개발을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하더군요.
‘서울대, 카이스트, MIT, 스탠퍼드 출신의 천재 몇명이 핵심기술을 만들면 밑에 인력들이 받아서 제품화한다.
그러니 기업은 그런 핵심인재 몇명에게만 많은 급여를 주고 나머지는 나가던 말던 방치해라.’
기술개발과 양산이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갔다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분기당 수십조의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미,일,중 기업들이 손가락만 빨고 있었겠습니까?
인당 100억 씩 주고 “핵심인재”를 몇백명 빼가면 메모리사업에 진출해서 몇백 조 이상을 벌텐데요.
저런 상상 속의 인물들이 며칠 고민해서 “옛다 받아먹어라” 하면 기술이 막 개발되고 그런게 아닙니다.
평범해 보이는 엔지니어들이 여기에서 조금, 저기에서 조금씩 개선하고,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함께 고민해서 만든 아이디어가 큰 개선과 진보를 이뤄내는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들 특히 10년차 이상의 책임급 엔지니어들에게 ‘꼬우면 꺼져’를 시전해서 실제로 다수가 퇴사하게 된다면 정상적인 테크 개발과 양산이관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 모공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소수의 삼성 핵심 인력이 하닉에 가서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고 하던데 정말 현실을 하나도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입니다.
그럼 HBM4는 그 사람들이 다시 DSR로 복귀해서 해준 건가요..?
반도체가 엘리트 몇몇가지고 되는거면, 인텔이 TSMC때문에 고전할 이유가 없죠.
수율은 머릿속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수많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거죠.
삼성이 죽었다 깨나도 TSMC를 못잡는 이유가 생산 케파가 적어서 입니다.
수율은 많이 생산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여기 저기서 조금씩 조금씩 다양한 공정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개선할때 수율이 잡히는건데,
삼성은 종합 전자라서 케파 얻어오기가 어렵죠.
천재 몇명이서 되는거면
서양이 동아시아에 반도체 다 빼앗길 이유도 없습죠.
서양이 반도체 불가능하다고 하는게 다 반도체가 엘리트에 의존하는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반도체는 동아시아인 성격에 특화된 산업이라고 하더군요.
결론은 중국이 무섭습니다.
영화에서처럼 한 천재가 연구소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다 해결되는게 아니라 관련한 모든 분야가 동시에 좋아져야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반도체 산업의 협업이라는게 나무판들을 모아 만든 물통에 가깝다고 표현하셨던게 공감이 됐습니다. 제품은 담긴 물이라면, 나무판들을 둘러서 물통을 만들 때 물이 담기는 양은 가장 짧은 나무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처럼 협업하는 부서들이 모두 같이 수준을 높여야 제품의 수준이 올라간다고요.
그리고 성능(대체로 속도)이 경쟁사 대비 부족해도 넷다이가 많거나, 마스크를 적게 사용해서 공정원가를 낮추거나 수율이 높으면 영업이익률이 더 높게 나옵니다.
국내 양사의 경우 공정 경쟁력이 모두 높게 올라와서 결국 설계와 소자에서 엇갈립니다.
다른때는 모든 직원들 특히 말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제는 핵심인재만 필요하다고 말하고 왔다갔다 하는게 참 재밌습니다.
공정엔지니어가 하는 그 공정이 설비와 공상관계입니다.
거기 설비개발팀 엔지니어가 개발방향잡고
장비 부품사들 엔지니어들 갈아서 나오는 결과물에 대한
수혜를 한곳에서 다 먹으면 양심이 없는거죠.
다 먹을거면 내재화 한답시고
기술빼가는 짓거리 그만해야죠.
요새 내부에서 자기 성찰하는지 모르겠네요.
협력업체 직원들의 기여도가 있다는 건 공감합니다만 저희 회사 재원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의 성과급을 저희와 유사하게 달라는 주장에는 공감하지 않는 편입니다.
서비스계약 안되어 사람 채용 못하는데, 인력 왜 없냐하고...
24시간 서포트 원하면서 계약은 안하고...
계약스팩은 안바꾸면서 부품 문제 많다하고...
그냥 지들이 설비 만들어 직접 운용해보길 바랄 뿐입니다.
어떻게 문맥을 보신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소수의 핵심인재”가 반도체 업을 다 하는게 아니라 “다수의 경험”이 연구개발과 양산을 성공시킨다는 취지로 작성한 겁니다.
언급하신 보상이라 함은 삼성의 성과급 협상을 두고 하는 말 같은데 저는 사측 제안도 나쁘지 않아 보이고 “메모리 재직” 지인들도 거기에 퇴사욕구를 느낄 정도의 불만을 느끼지 않던데요.
하이닉스 최회장이나 곽사장이 착해서 “평범한 다수의” 엔지니어들에게도 성과급을 주겠다며 도장을 찍은게 아닙니다.
혹시 메모리 업게에서 동종업계 혹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을 논문 말고 웨이퍼 레벨에서 혼자 구현한 엔지니어를 안다면 알려주시겠나요?
제가 이 업계를 다 아는게 아닐 수 있으니까요.
많이 받고 급여 테이블 같은 보상 한도를 정한 기준은 폐지하고 자율적인 연봉 교섭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는 직원 경우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됩니다.
반면 필요 없다 판단되는 직원은 엄격한 요건이 아닌 쉽고 자유로운 해고를 통해 내보내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햡력사에게는 좀 나눠줄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