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때 좀 많이 가난하게 자랐어요.
차상위 계층까진 아니었는데, 중학교 보충수업료가 없어서 담임쌤이 대신 내 줄 정도?
(지금은 보충수업료 같은 거 없죠?)
그 때는 점심시간에 교내 매점에서 컵라면이나 빵, 과자를 사먹는 친구들이 엄청 부러웠어요.
나이 들고, 내가 돈을 벌게 되면 과자나 라면을 원없이 사 먹겠다고 마음 먹었죠.
중학교 때 전자 오락실이란 데를 처음 가봤어요.
황금도끼, 수왕기, 1942.. 정말 신세계였어요.
어쩌다 100원, 200원이 생기면 모아뒀다 몇 달에 한 번 정도 갔는데, 나중에 돈을 벌면 집에 전자오락기 한 대 놓고 밤새워 오락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기도 했죠.
그런 세월이 지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서른이 지나고...
어느 날.
갑자기 어릴 적 꿈이 생각이 났습니다.
생전 처음 플레이스테이션이란 걸 사고, 방 한 켠에 과자를 쌓아놓을 팬트리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니까 어릴 때 맛있고, 재미있던 것들이 그 시절 만큼 재미있고, 맛있지는 않더라고요.
게임을 한참 하다보면 '멍청하게 왜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지?' 싶기도 하고 말이에요.
반대로 어릴 때는 여행가는 데 쓰는 돈이 참 아까웠어요.
여행 며칠 다녀오면 몇 십 만원, 몇 백 만원이 사라지는데, 그 돈으로 가방을 사고, 옷을 사면 몇 년이 행복하니까요.
하지만 어른이 되니까 좋은 가방 하나, 좋은 옷 한 벌 보다는 내가 모르던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고, 상상도 못했던 자연 풍경을 보는 게 너무 좋아졌어요.
저 어릴 때는 젊어서 여가나 취미에 돈을 쓰면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어른들의 말씀이 참 많았는데요.
그런 건 나중에 나이 들어서 하고 젊을 적에는 아껴야 한다고 말이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한 편으론 모든 것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자도 맛있는 때가 있고, 컴퓨터 게임도 몰입할 정도로 재미있는 나이가 있는 것 같고..
특히 여행도 같은 곳을 가더라도 20대 때 느끼는 것과 40대가 넘어 보이는 것에 큰 차이가 있어요.
클리앙에는 20대도 계실 거고, 저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그리고 각자가 최고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다를 거고요.
하지만 전 꼭 지금 나이에 가장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억지로 참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시기가 지나고 여유가 생겼을 때 '그 재미있는 일'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시절에 즐겼을 때 만큼의 감동은 아닐 테니까요.
:)
말씀하신데로 적절할 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게 최고 인거 같습니다.
게임을 한다기 보다 게임 모으는 취미가 생기는지도요.
20대 시절 좋아했던 클리에는 지금도 좋아하지만, 그 이후에 나온 전자제품들은 별 흥미가 안가더라고요.
스트리트 파이터와 보글보글, 테트리스는 지금도 좋아하지만, 요즘 게임들은 전혀 아무런 관심도 안가고요.
저는 대학시절 오토바이 안 탄 거 가끔 아쉬워 합니다.
그 시절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포기했었고, 지금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제 성격으로는 그나마 딱 그 시절에만 가능했을 일이라서,
좀 더 용감했어야 했나 뭐 그런 생각을 가끔 하게 되긴 하더군요.
저는 30대에 2종 소형 면허 따고 40대에 바이크 타기 시작 했습니다.
지금 50대인데 저보다 연배 있으신분들은 할리나 골드윙쪽 많이 타셔서 그쪽으로 이동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조심 또 조심하세요.
멋지다고 생각도 하고, 위험하다고 생각도 하고, 그래도 응원합니다!
저도 요즘 게임은 그냥 손도 안대고 있내요 다 때가 있는것 같아요
공감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그때 봤으면 좋았을것을... 한참 좋아 했고 아직도 좋아하는 노래들인데..
요즘은 공연보러 안가기도 하지만, 옛날 좋아하던 락 그룹들은.. 다들 경로잔치 분위기라 뭘 보러가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어릴때부터 컴퓨터를 너무 좋아해서 중고교시절 컴 개발만 주구장창 하고싶었는데, 그래도 깨인 편이라는 부모님부터 주변 어른들이 모두 으레 그렇듯 '딴짓' 하지말고 '대학교 가서' 하라고 해서 너무 힘들었다고 했죠.
노는것도 대학 가서, 연애도 대학 가서
당시 고딩때, 머리속에 자고나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데 어찌 이걸 묻어두냐며...
정작 학교안가고 대학안간다 선언하고 구박받으면서 개발한 소프트가 대박나고 정부 주관 전국대회인가 우승하니 혜택이 카이스트 특례 입학 자격.
대학을 포기하니 대학입학이 따라왔다고.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