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기요금 체계가 고정 요금 방식에서 시장 연동 체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번 개편은 도매와 소매 간 가격 괴리를 줄이고 전력 수급 변동성을 반영하려는 취지로, 기업의 전력 사용 전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 구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제몐신문에 따르면 중국 쓰촨(四川), 후베이(湖北), 랴오닝(辽宁) 등 10여개 지역이 고정된 전기요금제를 폐지하고 실시간 시장 가격과 연동되는 체계를 도입했다. 이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전력시장 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가 24시간을 피크, 중간, 경부하로 나눠 구간별 가격을 고정한 전기요금을 시장화한 것이 핵심이다.
그 배경에는 도·소매 가격 체계 불일치가 있다. 당국에 따르면 이미 도매요금은 수년 전부터 점차 시장화돼 현재는 시장논리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에 이르렀으나, 소매요금은 여전히 정부가 고정한 요금제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구조 변화까지 맞물렸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급증하면서 낮에는 전력이 남아 도매가격이 떨어지고, 발전이 불가능하지만 수요가 몰리는 저녁에는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고착화됐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마이너스 요금’마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도매시장에서 발생한 이런 가격 신호가 ‘고정식 소매요금’이라는 벽에 부딪쳐 소매단까지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력이 남아 도매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져도 소매가격은 요지부동이라 소비자가 전력 사용을 늘릴 경제적 유인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이번 요금 체계 개편은 바로 이러한 시장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매요금을 실시간 시장 가격에 연동시킴으로써, 수요자가 수급 상황에 맞춰 스스로 소비를 최적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보도에 따르면 요금 체계 변화는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요금이 실시간으로 변동하면서 기업들은 생산 시간 등 전력 사용 전략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력을 많이 쓰는 업종일수록 언제 전기를 쓰느냐에 비용 경쟁력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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