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오래된 나쁜 버릇이 온라인에서 헛소리를 보면 참지 못하는 건데,
그래도 나이 들면서 좀 자제하고 있다가, 어제 오랜만에 한판 붙었습니다.
사실 상대가 말을 섞을 만한 사람도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대충 10합 정도 겨룬 거 같습니다.
돌아보니 부끄럽네요 ㅎㅎ 그나저나 이번엔 좀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큰 주제는 정치인 팬클럽이었는데요.
제 상대는 이재명 대통령 흠결을 자극적으로 어휘로 비난하고, 지지자들도 비하하는...
아주 흔하디 흔한 전형적인 국힘 지지자였습니다. 나이는 대충 30대 이상은 된 것 같았구요.
국힘 지지자들이 대개 그렇듯 굉장히 무례하고, 논리도 없고 "ㅋㅋㅋ"만 왕창 붙이는 사람이었는데요.
몇 합 겨룬 뒤에 갑자기 말투와 논리 전개가 눈에 띄게 달라지더라구요.
상대가 이 대통령을 계속 비난하고, 저는 배경설명을 하며 방어하는 구도였는데,
어느 순간 말문이 막히는 듯 하더니, 갑자기 민주당 지지자 같은 말을 하는 겁니다.
"그런 논리라면, 지도자의 도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주당 지지자 성향과 상충된다"는 둥....
"민주당 사람들이 힘들게 쟁취한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둥...
"그렇게 말하면 박정희와 전두환의 잘못까지 정당화하겠네?"라는 둥...
갑자기 전보다 한결 논리적인, 그러나 논점 일탈에 가까운 말들을 안 하던 줄바꿈까지 하면서 쏟아내더군요.
내용은 대충 "민주당은 이렇게 좋은 정당인데, 정당 이념과 네 말이 안 맞는데?"라는 식으로,
이재명을 비판하다가 갑자기 민주당을 막 칭찬하는 겁니다. ㅎㅎㅎ
아, 이건 AI가 쓴 글이다..는 느낌이 바로 오더군요.
사실 전 키배가 괜찮은 상대를 만나면,
제 생각도 가다듬고 타인의 생각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그냥 AI랑 떠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국힘 지지자들에게 AI가 이렇게만이라도 토론 "지도"를 한다면,
정말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모르는 사람들을 "계몽"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