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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나이먹고 알게된 사실.. 아무말이나 해도 된다 20

9
2026-04-12 12:30:28 수정일 : 2026-04-13 12:55:18 210.♡.59.133
joo720

저는 엔지니어인데, 영업 쪽 사람들과 대화할 때마다 정말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영업하시는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면, 저는 일단 그 내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듣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궁금한 점이 계속 생깁니다. 빠진 조건은 없는지, 앞뒤가 맞는지,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하나씩 확인하게 되고, 그래서 질문도 이것저것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물어보다 보면 설명 안에 모순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을 그냥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그 모순부터 풀어야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이 시점부터 슬슬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간 느낌상 “그냥 대충 알아듣고 넘어가면 안 되나?”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다 보면 저도 더 이상 깊게 묻지 않게 되고, 그냥 대충 듣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저는 계속 안 된다고 하게 됩니다. 불가능하다고 말하게 됩니다. 애초에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데, 그걸 어떻게 가능하게 하느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엔지니어와 이야기할 때도 비슷합니다. 저도 질문이 많고, 상대 엔지니어에게도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엔지니어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보통 둘 중 하나 결론이 나요 상대방의 실수이거나, 아니면 제 실수이거나요. 그래서 더더욱 질문하고 확인하게 됩니다.


반대로 제가 영업사원에게 기술적인 설명을 할 때도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저는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하려고 질문이 정말 많이 생기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질문이 거의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걸 보고 “아, 이해하셨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이해는 무슨, 그냥 이해한 척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정말 시험 삼아서 일부러 아무 말이나 섞어서 해봐도, 상대방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면서 “아 그렇죠”, “좋네요”, “맞습니다” 하면서 맞장구를 칩니다.

그때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이 사람들은 이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분위기상 리액션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느끼는 건 이렇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이해하려면 질문이 많이 나오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순이 있으면 당연히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걸 해결해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해했는지 안 했는지보다, 그냥 대충 넘어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냥 제가 너무 피곤하게 살아온 것 같기도 합니다. ㅋㅋ


출처 : 2002-01-20 00:00:00
joo720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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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0]
무리깡
IP 175.♡.93.240
04-12 2026-04-12 12:33:20
·
대립되는게 귀찮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카트동반자
IP 115.♡.172.26
04-12 2026-04-12 12:35:04 / 수정일: 2026-04-12 12:35:57
·
회사에서 엔지니어만 선호하는 이유
sarged
IP 118.♡.171.244
04-12 2026-04-12 13:00:27
·
@카트동반자님 그건 아마 회사 마다 다를겁니다 :) 엔지니어를 답답해하는 회사들도 은근히 많아요. 엔지니어링 관점으로만 바라보다보면 사업 진행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많고, 경험상 정말 안타깝지만 누군가 사고를 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성장을 하는 경우도 꽤나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는 그 과정에서 갈려나가는 엔지니어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아저기요
IP 89.♡.101.73
04-12 2026-04-12 12:35:29
·
근데 엔지니어입장에서 미리 확인 안하면 엔지니어 일이 더 많아 지는 경우가 있어서 하긴해야되더라구요
손발이차다
IP 24.♡.197.59
04-12 2026-04-12 12:58:30
·
@아저기요님 여기에 한 표입니다.
멋쌩이
IP 221.♡.59.92
04-12 2026-04-12 12:37:08
·
엔지니어가 영업하면 그 회사 제품은 팔릴까요
토마토주스
IP 119.♡.43.151
04-12 2026-04-12 12:50:24
·
@멋쌩이님 보통 기술영업팀이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성되지 않나요?
날아라국장
IP 59.♡.18.99
04-12 2026-04-12 12:51:37
·
jaewanii님// 기술영업팀과 영업팀은 많이 다릅니다. 영업팀이 뚫어 놓으면 기술영업팀이 유지하는 느낌입니다.
sarged
IP 118.♡.171.244
04-12 2026-04-12 13:01:07
·
@토마토주스님 최소한 대한민국에선 제대로된 프리세일즈 인력을 본적이 없습니다.
saklee
IP 14.♡.69.109
04-12 2026-04-12 21:04:41
·
@멋쌩이님 영업팀이 기술사항을 모르니(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 모르겠네요) 대응이 안되니 고객 미팅 시 엔지니어가 참석해서 미팅 진행합니다. 영업부는 오더치고 계산서 마감하고 실적 챙기고.
엔지니어 대우가 별로여서 엔지니어 여럿이 경쟁사 영업부로 가니까 실적 빼앗기고 영업부 대응이라고는 단가 조정밖에 안되더라구요. 케바케겠지만 영업직이 회사 벌어먹인다는 말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닥흐나이트
IP 124.♡.123.78
04-12 2026-04-12 12:38:04
·
네 좋은 이야기네요 근데 반말은 좀....
날아라국장
IP 59.♡.18.99
04-12 2026-04-12 12:50:30
·
영업 파트의 대화가 저렇게 된 것은 고객들이 대부분 저런 식으로 대화하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은 돈을 내는 갑이니 깊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피같은 돈을 내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회사에서 영업직들은 대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 영업 사원 아니면 대화가 어렵다면서 클레임하는 고객들도 있거든요.

반면 개발직은 대체가 매우 쉽습니다. 기록도 매우 명확하고 논리도 수학적이라서 인수인계가 시간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나중에 창업을 하려는 개발자의 경우에는 영업 파트의 언어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
8peak
IP 118.♡.94.27
04-12 2026-04-12 12:53:56
·
업무관계에서 확인은 서류로하세요. 말은 계약의 효력이 많이 약하고 분쟁의 소지까지 있죠.
Juzis
IP 211.♡.75.138
04-12 2026-04-12 12:59:15
·
매번 상대나 내가 실수를 꼭 한번씩 하고있는 대화라면 그 일을 안하고 차라리 치킨집 차리겠어용

마치 실수찾기 커뮤니케이션 같은 느낌요

분명 길을 하나만 보고 다른루트를 생각했을텐데 방향이 아예 다른것 처럼 서로를 믿지못한 대화는 대화가 아닌 편협적사고로만 대화중일거라 소통이 힘들겁니다

이해나 인지는 나중 얘기같군여
녹용홍삼액
IP 106.♡.200.128
04-12 2026-04-12 13:23:24
·
제가 경험해본바는 깊게 질문들어갈수록 상대방도 모르고 감추고 싶은게 있을거고, 답변도 내가 원하는 답변안나올 가능성 큰데 회의시간만 쓸데없이 길어지더군요. 딱 눈치보고 아 더 물어봤자 나올건 없겠다 해서 회의 끝내는 그런 효율성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푸른비수
IP 220.♡.183.49
04-12 2026-04-12 13:26:19
·
외부 감사 때문이었나 수치 필요한 게 있어서,
DB 돌리고 엑셀 시트 만들어서 3-4일 작업하고 회의 들어갔는데,
20년 영업 경력의 옆 팀장님이 "그거 대강 이쯤 될 거 같은데." 감으로 추정하는 수치가 거의 근사치더군요.
물론 감으로 나온 수치를 감사 자료로 제출할 순 없으니 저 같은 사람이 열심히 작업해야 하는 거겠지만,
그 뒤로 현장 경험 많은 분들의 근거없이 대강 감으로 던지는 말들을 경청하게 되었습니다.
숫자놀음
IP 121.♡.88.148
04-12 2026-04-12 13:26:44
·
이해합니다..영업쪽에서 좋은게 좋은거지!!!라며 온갖 공갈포(?)를 쏴놓고, 막상 분쟁이 생기면 그걸 뒤집어 쓰는건 개발쪽이니까요.
금둥동
IP 111.♡.104.103
04-12 2026-04-12 15:06:45
·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 이렇게 얘기하기가 힘들때가 많죠.
꼬치꼬치 물어보면 귀찮아 하거나 아는척.
명확히 하자는 것 뿐인데 약점 들킨다고 생각함
신기류
IP 58.♡.123.35
04-12 2026-04-12 16:28:12
·
승진은 기술자 보다 영업 뛴 넘이 빨리 하지 않나요?
합리적루팡
IP 1.♡.50.78
04-13 2026-04-13 09:37:20
·
이런 개발자와 영업간의 중간 역할을 하는...
회사에 따라 pm, 상품기획, 영업지원....
한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주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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