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수석은 “청와대에서 참모로 일하는 것은 건물을 짓는 것을 예로 들면 설계도를 잘 만드는 일이다. 국회로 가거나 정부로 들어가는 것은 실제로 이 건물을 잘 짓는 것”이라며 “둘 다 중요하다 보니 제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위의 하정우 수석 인터뷰를 보면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참모를 설계가로
국회의원과 행정가를 모두 실행가로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쟁에 비추어 봐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참모는 지휘관과 함께 전쟁에 앞서 큰 목표와 전략을 설정합니다
그렇게 전쟁이 설계되면, 전략 목표에 따라 실제 전투가 실행됩니다
물론 전략보다 낮은 단계에서 전술도 중요합니다만
전략과 전술 모두, 전투 이전에 존재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참모가 할 일은 사라지거나 축소됩니다
하 수석은 두 가지 이유에서 참모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이재명 정부의 시간이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즉, 이제는 설계가 아니라, 설계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하 수석이 참모로서 할 일이 더 남았다는 말은, 달리 말해 설계도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설계도가 완성되었다면, 이제 참모가 할 일이 사라집니다
이재명 정부가 언제까지나 국가의 설계를 붙잡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큰 운영 전략과 설계를 끝마칠 시기라는 것은
참모의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부터는 뇌피셜이지만, 하 수석이 개발자이기 때문입니다
닌텐도 CEO였던 이와타 사토루는
“명함 속에 나는 사장입니다. 머릿속에 나는 개발자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나는 게이머입니다.”
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가 사장 업무가 끝난 뒤 개인 시간을 들여, 그가 제안했지만 구현하지 못했던 포켓몬스터 게임의 기능을 직접 코딩해서 추가했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세상에는 웅대한 계획을 세우는 그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소위 이론가나 철학자이고, 정치에서는 정치이론가나 정치철학자가 되는 것이겠죠
그러나 반대로 실현해야 직성이 풀리고, 실현되었을 때 비로소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 수석은 설계자가 아니라 구현자가 되어야 하고 실행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게 본인이 말하는 '덕업일치'를 추구하는 길일 겁니다
물론 하 수석이 국회의원이든 행정가이든 실무를 행할 위치에 오르기 위해선
증명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증명에 필요한 시간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습니다
하 수석이 하고 싶다고 자리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이 글은
하 수석은 언제까지나 설계자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다는 걸 말할 뿐입니다
그건 다르게 말하면, 할 일도 다 하고 남은 일도 없는 상황이라면 자리에서 뭉개고 있으라는 뜻도 됩니다
네, 그러니 장차 하정우 수석이 AI 관련 입법이나 그 외 방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셔야 할 겁니다
여러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설계라는 말이 오해를 부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디자인과 설계를 구분하려 합니다
이는 제가 전략과 전술의 구분으로 말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실제로 작동 가능한 설계도면으로 구체화 되기 위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즉 입법과 행정의 전문가들에 의해 디자인이 구체화되어야 합니다
만약 디자인이 구체화된 걸 설계라고 부른다면, 설계의 완성을 위해서는 입법가나 행정가가 되어야 합니다
뭐하나 결과 나온것도 없고, 충분히 진행된것도 없습니다.
설계가 끝났다는데 무슨 설계가 끝났나요?
여기서 정치하겠다고 그만두고 ai정책 수장을 바꾸겠다는건 애초에 수석으로 뽑은 근거자체가 흔들리는겁니다.
물론 한국의 여러 조직에서 수장이 바뀌면 기조가 바뀌는 일도 많다는 걸 저도 압니다
그러나 기조를 더욱 발전시키고, 구체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설계가 끝났다는 말이 오해를 샀다는 걸 인정합니다
다만 저는 본문에서 전략과 전술을 구분했습니다
제가 말한 설계는 전략의 차원, 목표와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말한 것이고, 일종의 스케치를 말한 것입니다
님이 말하는 결과와 진행은, 제 구분에서는 설계가 아니라 구현의 단계입니다
설계나 완성이라는 말이 오해를 부른 듯합니다
하정우 수석은 설계도와 실제 집을 짓는 일을 말씀하셨지만, 실제 설계도는 실무를 통해 변경되거나 완성되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디자인이나 도안이라고 바꿔 말해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실제로 기능 가능한 설계도로 바꾸는 일은 또 다른 일입니다
디자인을 구체적인 설계로 바꾸는 일은, 참모가 아니라 입법가나 행정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당연합니다
하정우 수석은 AI와 관련해 큰 시야를 지니고 있지만, 입법과 행정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과 기능적 설계를 구분하지 못한 건 제 불찰입니다
그렇게 해서 정부가 제기능을 온전히 발휘할수나 있을까요?
맡은바 임무 제대로 수행해놓고 선출직 찾아가도 늦지 않습니다.
이 또한 오해가 있는데
저는 하정우 수석은 필연적으로 설계자를 그만두어야 할 시기가 온다고 했지만, 그게 지금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하정우 본인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툭 까놓고, 아직은 가시적으로 나타난게 없으니까요. 하 수석이 청와대에서 뭐 했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애초에 청와대 수석의 업무 성과라는게 수석 개개인이 떠먹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그것과 별개로... 저 정도로 정치에 대한 의욕이 있는데, 시운까지도 맞으면 이제 자기정치 해야죠.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정계 진출한 사람들이 한번쯤은 거치는 정치병에 걸렸는데, 시운까지 잘 얻어 걸린거죠.
이미 수석을 계속 하기에는 맘이 꽃밭에 가 있는 상황이고, 수석 하다가 다시 일개 회사의 임원으로 돌아가기도 글렀습니다.
이기든 지든 이번 기회에 출마가 답이라 봅니다.
다음 총선에서는 공천받기가 지금보다 몇 배는 힘들겁니다. 하 수석 본인이 가장 잘 알거라 생각해요.
암튼 잼통이 픽했으니 잘쓰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