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업이 옮겨다니는 직업이라 그런지 아니면 집 떠나 온 뒤로 이사를 자주 다녀서인지 한 동네에 오랫동안 정착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뭔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옮겨가며 살고도 싶고 꽤 먼 미래지만 은퇴하면 도시에서 좀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을 꾸리고 부동산을 알면 알수록 정치인들이 자기 치적 쌓기를 위해 세금 뜯어가는 화수분처럼만 여기지, 정작 중요한 거주 순환과 거주 이전의 자유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일본이 겪었던 것처럼 컴팩트 시티가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도 광역시 수준의 거점도시, 그 안에서도 신도심으로 사람들과 자원이 집중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인프라 확장이 정체되어 신도시 개발은 이제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사람들은 도심으로 도심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희소성이 높은 도심의 부동산은 누가 "점유"해야 할까요? 물론 무 자르듯 명쾌한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입장이 있고 사회적 효용을 측정하는 것도 한 두 가지 방법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략적으로는 파레토 최적 상태를 향하는 개선방향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노동하는 사람과, 다른 지역에서 일하지만 도심 주택을 상속받은 사람. 둘 중 누가 도심 주택에 거주하면 공리적으로 더 좋은 상태가 될까요? 우리는 직주근접이 이동비용과 교통량 감소, 여가시간 증가와 행복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심 주택을 상속받은 사람이 도심 노동자에게 주택을 임대하거나 판매하고, 본인은 자기 직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높은 거래비용과 낮은 보유부담으로 인해 상속받은 사람은 아득바득 주말 별장화가 되더라도 도심 주택에 눌러 살고, 도심 노동자는 높은 거주비용을 지불하거나 원거리에서 통근하면서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하고 있습니다.
높은 취득세, 양도세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해자를 만들어 나가려는 사람을 붙잡고, 장기 거주해야 받을 수 있는 종부세 공제는 세 주는 것보다 그냥 눌러앉아 사는 게 이득인 상황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최적을 위해 가는 방법은 반대로 하면 됩니다. 실거주 1주택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는 금액과 상관없이 면제하고, 종부세 장기보유(거주)공제는 폐지하고, 권역 내 소득/소비금액과 연계한 종부세(또는 거주세로 대체) 공제 제도를 마련하면 됩니다. 도심은 순환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 평생 거주지를 찾는 사람은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거나 조금 바깥으로 이사를 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 완벽하고 아름다운 세상은 없습니다만 그저 나아갈 따름인데 요즘에는 후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첫 집을 샀을 때 취득세로 천만 원을 가까이 냈는데, 다음 이사 때는 4천만원을 냈고, 만약 또 이사를 간다면 취득세는 물론이고 양도세도 내야 할 수 있으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지불할 수는 있지만 생돈을 내는 느낌이니 이사라는 게 쉽지 않은 옵션이 됩니다. 이렇게 계속 거래세도 내고 물려주게 되면 상속세까지 부담하게 되니 차라리 나중에 자식들에게 부동산을 생전 증여하는 게 세 부담이 더 적게 됩니다. 보유세 같은 것도 생각하면 이 동네에 평생 살고 싶지는 않은데 계속 살아야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딜레마 같은 상황입니다.
아주 나중에 저는 살고 싶은 곳에 살고 있을까요? 자식들 성화에 그냥 콘크리트 아파트 숲속에 눌러앉아 살고 있을까요?
요약: 보유세 장기공제 없애고 실거주 1주택 거래세는 없애주세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5840419CLIEN
여유 있는 사람들은 도심 외곽에서 살고 도심에는 노동자가 거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소유 비소유를 떠나서요.
살곳이기도 하지만
죽을 곳을 찾게 되네요.
치매걸려서 다른집에 들어가시는
아파트 안내방송이 나올때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타지나가서 살다가
힘들면 들어와서 쉴 수 있는
손주들 와서 놀수 있는
평생 이사가지 않을 수 있는
집을 찾아 정착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