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을 가면 희귀한 동물이 나타난다던가, 일몰 순간이라던가 하는 찬스가 올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사진기 뷰파인더를 보시나요, 아니면 사진기를 내려놓고 직접 보시나요?
제 생각은 칼같은 선택은 아니지만, 사진은 여행 기록용으로 몇 장만 찍되, 눈으로 여행지의 분위기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일반인이 풍경을 명작 사진으로 남겨서 그 때의 감동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집은 서향입니다. 한국이라면 절대로 지어지지 않을 집인데, 미국은 향을 전혀 따지지 않기 때문에 지형과 도로 방향에 따라 서향도, 북향도 다양하게 짓습니다. 예를 들어 제 옆집들도 좌악 다 서향입니다.
서향집이라서 해가 넘어가는 모습이 매일 보입니다. 날씨가 잘 맞으면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저 장면을 사진으로 "잘" 담으려고 여러 날 시도해 봤는데, 안 됩니다. 특히 색 재현도가 엄청나게 약해집니다. 핸드폰의 자동 설정으로 저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서 수동 설정으로 색온도도 바꿔보고, DSLR도 가지고 나와서 찍어봤는데, 후보정을 하지 않는 다음에야 저 정도에서 끝입니다.
실제 장면은 볼만하기 때문에, 집사람은 근사하게 사진으로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주고 싶어하는데 정작 핸드폰 화면에 나온 결과물과 아직 지지 않은 석양을 고개를 들어 비교해 보면 핸드폰 사진이 너무 초라합니다.
이것은 예전 그랜드 캐년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는 저것보다 더 공간감이 있고, 색이 선명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진을 찍어놓았기 때문에 이런 글도 쓸 수 있는 것이겠지만, 사진만 보고 다 봤다고, 그 관광지의 감동을 다 느꼈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관광을 갔다 왔다는 기록 정도로 몇 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그 관광지에서 다른 관광객들과 같이 우와~ 하면서 직관하는 그 느낌을 즐기고 싶습니다.
특히 일출은 감동적인 순간이 대략 1분 정도에 끝나고, 석양도 3분 정도에 상황이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결정을 잘 해야 합니다. 지구가 그렇게 신속하게 자전하는줄 몰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다른 날 해가 지는 시각입니다. 이것도 하늘 전체가 색깔이 좋았지만 사진에서는 지평선 가까운쪽 일부만 색이 좋은 것처럼 약하게 나오네요.

저는 핸드폰은 영상 촬영할 때의 매 장면 품질은 정지사진의 품질보다 떨어진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요. 최신 핸드폰을 쓰지 않아서 그런 경험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요.
- 거리 대비 인간의 시야각이 생각보다 넓음
- 뷰가 시각적 정보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
- 게다가 객관적 정보를 뇌가 왜곡함
정도를 주요 원인이라 생각해요.
사슴을 입체적으로 박제해도 내가 본 사슴이 아닌데...
내가 보고 느낀바를 카메라가 다 못담고.. 사진은 아주 작은 파츠 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