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68817?sid=102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지방소멸 해법 된 스포츠]
<3> 축구로 근로자 정착 돕는 영암전남 영암군 대불산단에서 일하는 네팔 근로자들이 지난달 25일 태국 근로자들과 축구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불산단의 ‘글로벌 축구 리그’는 국적별로 꾸려진 6팀이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수요일 경기를 펼친다. 이들은 “동료들과 어울려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서 고된 타향살이를 버틸 힘을 얻는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저녁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종합체육공원 운동장에 축구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조선업 중심 산업 단지인 인근 대불산단에서 일하는 네팔과 태국 국적 근로자들이었다. 상대팀과도 반갑게 인사하며 몸을 풀던 이들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눈빛이 달라졌다. 선수들 실력이 ‘동네 축구’ 이상이었고, 국가대표 A매치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몸싸움도 벌어졌다. 네팔의 3대0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고생했다”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대불산단 복합문화센터가 주관하는 ‘글로벌 축구 리그’ 2026 시즌 개막전이었다.
영암군 삼호읍, 인구의 31%가 외국인
대불산단이 위치한 영암군 삼호읍은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작년 12월 기준 전체 인구 3만282명 중 31%(9427명)가 외국인이다. 삼호읍 외국인 수는 최근 5년간 5700명 넘게 증가했다. 대부분이 대불산단 내 조선소나 협력 업체 등에서 일한다.
그래픽=양인성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10만명을 넘어섰다.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고민하는 농어촌 지역과 지방 제조업 도시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기존 주민들과 이질감 없이 생활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영암 대불산단의 ‘미니 월드컵’처럼 외국인 근로자들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도 효과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대불산단 복합문화센터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인을 포함해 일터의 동료들과 운동장에서 몸을 부대끼고 땀을 흘리면서 자신도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024년 발표한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근로자의 25.4%가 한국 생활의 어려움으로 ‘외로움’을 꼽았다. 즐길 거리가 부족한 지방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여가 시간 활용에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종합체육공원 인조축구장. 대불산단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적별로 나누어 벌이는 리그전이 3월25일 개막했다. 개막 경기를 치른 네팔과 태국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운동하게 돕자” 축구 리그 창설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대불산단도 사정이 비슷했다. 대다수 근로자가 퇴근하면 혼자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대불산단 복합문화센터가 외국인 근로자가 팀을 꾸려 참가하는 글로벌 축구 리그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2023년 영암군이 삼호읍 지역 주민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관으로, 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이 위탁 운영한다. 산단 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같은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센터 측은 운동을 좋아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땅히 공을 찰 곳이 없어서 밤에 운동장 담을 넘어 들어가 조명도 없이 축구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자”며 축구 리그 창설을 기획했다.
센터에서 운동장 대관료와 선수들의 유니폼 비용 등을 부담했고, 영암군도 축구장에 조명을 새로 설치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3월 말 시작한 올해 리그는 네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동티모르 연합 팀에 한국까지 6팀 총 150명의 선수가 10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경기를 펼친다.
리그가 만들어지자 대불산단엔 곧바로 활기가 돌았다. 국적이 같은 동료끼리 팀을 만들었고, 돌아가면서 경기 심판도 봐주고, 다른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과도 친구가 돼 유대감을 나눴다. 베트남 팀은 리그 우승을 위해 국내 다른 지역에서 일하던 축구 잘하는 동포를 대불산단으로 데려오기까지 했다.
고용주 “축구 덕분에 숙련공 늘어”
축구 리그에 참가한 근로자들은 “힘든 타향살이를 버티는 힘을 얻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대불산단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주 6일 고강도 근무를 하고, 야근도 잦은 편이다. 동티모르 출신으로 10남매의 장남인 세자르(29)씨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5년 전 홀로 한국에 왔다. 그는 “퇴근하면 늘 혼자 지냈는데, 축구를 시작하고서 친구가 많아졌다”고 했다. 캄보디아에 아내와 세 살배기 아들을 두고 온 롱디(33)씨는 “일이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었는데, 축구를 하면서 삶에 재미가 생겼다”고 했다. 네팔 출신 푸라딥(31)씨는 “조기 축구회에서 사귄 형님들 덕분에 이젠 한국 생활이 고향만큼 편해졌다”고 했다. 한국팀 감독을 맡은 유경식(46)씨는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인 동료를 꺼리거나 경계하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업체들도 축구 리그를 반기고 있다. 지역 사회에 녹아든 근로자들이 장기간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업무 숙련도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김탁 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전무는 “경력 3년 이상의 외국인 숙련공은 업계에서 정말 귀한 존재”라며 “축구 리그를 통해 장기 체류를 유도할 수 있어 한국인 사장님들도 대환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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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처럼, 인구 3만명 지자체에서 1만명이 외국인노동자고 5년간 3배로 늘정도니까요.
특히 남자들은 중고등 학생때나 젊을때 저렇게 흐르는 에너지 남성호르몬을 발산할수 있는 체육시간이 중요한거 같습니다.
남중때는 맨날 싸움하는 분위기, 남고때는 맨날 선생한테 맞거나 자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외국인노동자들도 저렇게 해서 건전하게 땀도 흘리고 끝나면 식사 사우나도 하면서 소통도 하고 사람들과 친해지고 회사정착도 좋아지고요.
저도 20여년전 선진국에 돈벌러 가서 외국인노동자로 일했던 기억도 있고
요즘은 아이랑 TV프로 '글로벌 아빠찾아 삼만리'프로도 가끔 봅니다.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남의 나라에 돈벌러와서 공장말고 아무것도 없는 삭막한 공단에서 야근에 주6일에 힘들고 위험한일 하는데, 그래도 저렇게 지원해주는거 보니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