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지정재판부는 지난달 24일과 31일 평의를 열고 재판소원 사건 74건을 각하했다.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256건 가운데 약 30%가 사전심사 단계에서 탈락한 셈이다.
각하 사유 중에선 '청구 사유' 부족이 다수를 차지했다. 실제 헌재가 공개한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배척된 주장'에는 △위법수집증거에 기초한 유죄 인정 △심리불속행에 따른 상고 기각 △판결 이유 불충분 등이 포함됐다. 헌재는 이 같은 주장만으로는 헌법상 기본권 침해의 '명백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재판소원을 사실상 '4심'처럼 활용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단순한 패소 불복까지 헌재로 이어질 경우 제도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헌재는 초기 단계에서 엄격한 문턱을 설정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는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거래 의혹의 대상으로 거론된 '한정위헌 사건'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정위헌은 헌재가 특정 법률조항에 대해 "이러한 방식으로 해석하면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음에도, 법원이 사실상 그와 배치되는 해석을 유지해 재판한 경우를 말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위헌 취지의 해석을 제시했음에도 법원이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처럼 한정위헌 결정의 취지가 실제 재판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라면 재판소원의 우선적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헌재가 일반 사건 가운데서도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사례'를 후보군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순한 법률 해석 다툼이 아니라, 오랜 기간 유지돼 온 판례 가운데 기본권 침해 요소가 누적된 유형이 그렇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과거 부부 사이 강간을 인정하지 않았던 판례처럼, 시대 변화에도 불구하고 유지돼 온 법 해석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이러한 유형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법원의 해석 자체를 수정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점에서, 1호 사건으로서의 상징성을 갖는다는 평가다.
말도 안 되는 건들 다 쳐내고 신중하게 고르는 중인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