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을 지켜보며 문득 한반도는 과연 전쟁으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미군기지는 유사시 우리를 지켜주는 보험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국을 대신하는 표적이 되어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남의 전쟁에 코를 꿰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주적입니다. 우리는 이미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한미군의 존재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설령 주한미군이 없더라도 북한이 남한을 침공할 만큼 군사력이 훨씬 우위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늘날 안보위기는 내부적 요인 보다 외부적 요인으로 우리나라가 갈등의 영향권에 편입돠는 양상을 보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의 충돌은 한반도를 긴장시킵니다. 또한 북한의 핵 무장도 불안 요소입니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도 그렇습니다.
이러한 불안요소들을 해소해가는 것이 한반도 위기관리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내부적 요인인 남북한의 문제는 두 국가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으면 합니다. 남북한 모두 헌법상 영토를 한반도 전체로 두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남한은 북한이 북한은 남한이 자기들 영토이며, 따라서 언젠가는 되찾아야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일이라고 불렀습니다. 평화통일이든 무력통일이든 서로에겐 상대적인 개념일 뿐입니다.
이 오래된 숙제를 먼저 포기한 것이 북한입니다. 북한은 남과 북이 각각의 단일국가로서 더이상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헌법 조항까지 수정하지 않았지만) 저는 이 자체가 큰 진전이라고 평가합니다. 저는 우리도 북한을 단일국가로 인정하고, 더이상 통일에 목매지 말았으면 합니다. 가능하다면 남북이 합의하여 양쪽의 헌법에 명시된 영토 조항도 수정했으면 합니다.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종전선언과 함께 양쪽 모두 주적의 개념도 수정하는 것이죠.
두 번째로 북미수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실 향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약화되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어가는 방향이 변화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든지 아니면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고 잠정적으로 줄여나가는 등의 약속을 통해 NPT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한국은 전작권을 회수하는 한편 국사력을 배가하면서 주한미군을 잠정적으로 물려야할 것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미국이 지배한 국제질서가 흔들리면서 세계는 이전과 다른 국제질서를 만들것같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지금은 불가능한 일들이 얽힌 실타래 풀리듯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