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랑 정말 모처럼 극장에 가서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봤습니다.
한 3년 전에 영화관에 가본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최근엔 넷플릭스에 의존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내가 프로젝트 헤일메리 작가의 팬이라 영화를 직접 보고싶다고 해서 갔습니다.
저는 책을 보지 않았지만 SF영화를 좋아해서 흔쾌히 동의하고 따라나섰습니다.
이 영화는 이미 홍보된 내용에 따르면 지구외적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한 우주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몰락을 방지하기 위한 전지구적 대응, 그 속에서의 개인이 겪는 고통과 성찰이 주된 내용입니다. 아내는 원저자의 전작인 마션과 비슷하게 개인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기술 이전에 인간의 의지와 사고능력, 동료간의 우애가 도드라진다고 평가하더군요. 그래서 아내는 무척 재밌게 봤다고 하는데 저는 예전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던 영화 AI 볼 때 느낌이랑 비슷했어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가 스포라서 이건 나중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전지구적 위기가 과연 기후, 환경의 변화에서만 오는 게 아니란 점에서 더욱 착잡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찜찜했어요. 지금도 우리는 기후 위기를 걱정하고 많은 사람들이 각국 정부에 에너지 사용 감소와 재생에너지 사용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에너지를 둘러싸고 죽고 죽이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패권을 노리는 트럼프는 베네주엘라를 침범한 데 이어 대이스라엘 전략을 가진 네탸냐후를 비롯한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공습을 벌이고 있죠. 이로 인해 전지구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SF영화가 흔하게 그리는 지구외적 요인이 아니라 전적으로 지구내적 요인 때문에 말이죠. 지금 현재의 전지구적 위기는 그나마 가격에 대한 문제이니 감내하면 그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란은 물론이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레바논 사람들은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마 석유 가격이 계속 오르면 그 때문에 세계경제가 붕괴하고 굶어죽는 사람들이 나오겠죠. 지역패권을 위해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현실 앞에서 영화를 보고 감동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칼 세이건이 보이저1호를 지구로 되돌리며 찍었던 창백한 푸른 점과 그에 대한 설명이 떠올랐습니다. 인류에게 현시대 도달할 수 있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외계행성은 없다는 현실, 그러하기에 우리 지구는 정말 인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 말입니다. 칼 세이건은 그래서 전쟁 없는 평화를 강조하기도 했죠.
영화는 잘 만들었습니다. 감독에게 재능이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재밌게 보지를 못했을 뿐입니다. 본인이 재밌게 본 영화를 제가 심드렁하게 봤다고 아내가 투덜거렸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구요.
F유형은 재미있게 보고, T유형들은 왜? 했다는 말을 공감합니다.
다만, 간혹 나의 감동을 니가 뭐라고 폄하해 류의 멍청한 반박이 있을 뿐이죠 ㅎㅎㅎㅎㅎㅎ
나중에라도 스필버그의 AI 가 떠올랐다는 감상도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전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었으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