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마시던 술을 끊어서 지금 반 년 정도가 됐습니다.
술 약속이 없어도 집에서 술 한 잔씩 혼술하고 잤는데, 그렇게 술 마시다가 안 마시니 금주인의 고충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네요.
여러 부분에서 확실히 인생의 큰 손해를 보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1. 여행 관련 부분
비행기나 공항 라운지에서는 알코올 종류를 같이 제공합니다. 와인이나 위스키, 맥주 같은 종류를 주는데, 이게 다 라운지 이용 비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장기간 비행기 타기 전에 그냥 라운지에서 술 몇 잔 하고 기내에서 자면서 이동하는 게 됐는데, 요즘엔 안 마시죠.
여기서 제공하는 식음료 중 단연 단가가 가장 높은 게 술일 겁니다. 오렌지쥬스보다 와인이나 위스키, 칵테일이 더 비싼 건 자명합니다. 어떻게 이 가격이 유지되냐 하면,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이 내는 요금을 착취해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들어가는 돈을 충당하는 겁니다. 그래서 평균 원가를 계산하고 전체 가격으로 일괄 적용하는 거죠. 즉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가격 면에서도 손해를 봅니다.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같이 미리 비용을 다 내고 리조트의 여러 식음료 업장을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곳도 그렇습니다. 그런 곳은 비싼 와인 등 술 종류가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그게 비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실 수록 소위 "본전"을 뽑는 거죠.
2. 비즈니스
거래처와의 술자리 등 식사는 당연하고, 벤더사에서 몇몇 파트너들을 초대해서 1년에 한두 번씩 호텔 코스 요리 만찬을 제공해 줍니다. 여기엔 무조건 와인이나 위스키가 들어가고, 건배사와 함께 동종 업계 사람들이랑 네트워킹을 하는데요.
여기서도 술을 안 마시면 일단 어울리는 것도 애매하고, 이 벤더사들은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서 거기에 일조한 파트너들에게 좋은 식사와 술을 제공함으로써 이런 이익을 일부 환원하는 것일텐데 저는 그 돌아오는 금액 중 단가가 비싼 술을 전혀 누리고있지 못한 거죠. 다른 파트너사들에 비해 리턴이 적은 거죠. 이것도 손해입니다.
아, 근데 최근 한 벤더사 신제품 발표회에서 딱 한 번 예외를 겪긴 했습니다. 저희 테이블에 8명이 있었는데, 한 분이 다들 차도 가져왔고, 혹시 와인 이거 드실 분 있냐고 물어보고는 8명 전부 안 마신다고 해서 아예 와인을 뺀 적이 있습니다. 근데 이건 이례적인 거고 보통은 술 한 잔씩은 다들 하죠.
3. 그냥 일상생활 전반
며칠 전 지인 집에 부부동반으로 놀러갔는데, 저녁 6시쯤이 넘어서 아기들 유모차 끌고 나와서 밥을 먹으려고 밥집을 찾았습니다. 길거리에 형형색색의 밥집 간판들이 반짝이고 있는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그 중에서는 거의 없었던 거였습니다.
한국은 진짜 요식업이 저녁에는 술장사 위주인 곳이 대부분이더군요. 진짜 대부분의 가게들이 술 위주의 영업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김밥천국이나 분식집에서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20분 넘게 헤매다가 그냥 집에 와서 배달 시켜먹었네요.
옛날에 술 마시던 시절에는 진짜 밤에 밥집 거리 돌아다니면 온갖 맛있는 냄새가 풍기고 그 중 원하는 곳을 마음껏 골라 들어가서 내가 먹고싶은 메뉴를 즐기고 나올 수 있었는데 이게 안되는 거죠.
이건 술 끊기 전 몇 년 전 이야기이긴 한데, 몇 년 전에 오마카세 유행할 때가 있었죠? 그때 저도 지인이랑 인당 15만 원짜리 오마카세를 먹으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금액대였죠. 유튜브도 하시는 엄청 유명한 스시집이었습니다. 저 포함 지인은 초밥 본연의 맛을 보러 온 거였고, 술은 주문 안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바 테이블의 술 주문한 팀이랑 비교해서 은근히 눈에 보일듯 보이지 않을 듯한 차별? 을 하더라구요. 저만 느낀 게 아니라 지인도 같이 느꼈습니다. 물론 술이 많이 남는 품목인 건 아는데요, 그래도 15만 원이면 충분히 서비스에 대한 대가는 지불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 뒤로 그 집은 절대 안 갑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술을 못(안) 마시면 가져가는 손해가 너무 막심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다시 술을 마실 거라는 건 아니구요, 사회에서 금연자를 여러 방식으로 보호해주는 것처럼 금주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술 포함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금주자는 할인을 제공한다거나,
라운지에서 금주자는 요금 할인 혹은 항공권에 딸려서 무료로 오는 라운지인 경우 무알콜 음료 옵션을 늘린다거나...
특히 우리나라 요식업자 분들은 술 의존 메뉴 구성을 좀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참치회를 엄청 좋아해서 어릴적 참치 무한리필집에 종종 갔는데, 술 안 시키면 엄청나게 눈치 주더군요. 술 없이도 마진이 남고 맛있는 메뉴 구성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올인클루시브나 라운지는 술 안먹는다고 싼거 예약하고 술 먹는 사람들이 생길거라 그것도 불가능하구요. 사실 이미 있죠 중고등학생 할인해주는데는 보통 술값이 빠지는건데 보통 할인이없죠
술 무제한 서비스 같은 경우 팔찌 같은 걸로 식별하게 해서 무제한 이용권에게만 주류를 제공해도 될 것 샅습니다.
술무제한은 만약저라면 반은 팔찌 반은 안팔찌하고 나눠먹을것 같아요.. ㅎㅎ 생각보다 그거 컴플레인이 많을겁니다
주에 한번정도 술자리에서 가볍게 소주 반병정도 같이 마셔주면서 이야기하는게 너무좋아서
차마 끊지는 않고 있네요 ㅎㅎ..
곤드레 만드레 취하는게 아니라면 조절할수 있는 적당한 음주는 괜찮아보입니다
전임 대통령만 봐도 ㅎㅎㅎ
사회적으로 음주를 다수가 하니깐 거기에 맞춰진거구요.
술 마시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시면 조금은 위안이 되실까요..
그냥 독을 마신다고 생각하세요ㅎㅎ
저도 금주했다가 절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공항라운지는 퍼스트는 못가봤는데 나머지는 저렴한 술들이고,
벤더사 행사에서 가끔 비싼 술을 풀때가 있긴한데.. 전 아직 병에 50넘어가는 걸 본적은 없네요.
의료쪽은 좀 좋으려나요?
오마카세는 그런 곳은 좀 피하는게 맞고(가격과 상관없이) 만약 대화의 진행에 대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뭔가 추가로 더 시키면 좀 유리한 면은 있죠. 음..
요새 동네에 따라서 오히려 술을 안 마셔도 갈만한 곳이 늘었고, 에이드 종류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아서 좀 이해가 안가긴 합니다.
다만 대신 그만큼 가격을 더 내야한다는 사실만 인식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3번의 경우
요즘은 충격적이게도 술집 가서 술 안마시는 젊은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ㅎㅎㅎ
술집 가서 요리만 시켜요 ㅋㅋㅋ 음료는 제로콜라 시켜놓고요. 잘 보시면 주변 테이블이 다 이렇습니다
젊은사람들은 술 거의 안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