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좌의 게임의 원제는 '불과 얼음의 노래'입니다.
1부인 왕좌의 게임을 드라마 제목으로 한 것인데요.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었지만, 실은 방영 전부터 납득하고 있었습니다.
얼불노처럼 어마무시하게 방대한 세계관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에서
그래도 핵심 메시지를 가장 극명하게 다루는 방식이... 바로 킹스랜딩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이기 때문이고,
나아가 7왕국 전체로 보아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방식은 라니스터 가문의 작은 키의 사나이 티리온입니다.
즉, 방대한 이야기인만큼 여러 축의 시점이 존재 합니다.
가장 큰 틀의 서사의 중심은 겨울이 오는 것을 대비해 온 스타크 가문이고,
모든 일은 아니나 중심 사건에 항상 존재했던 관찰자는 티리온이며,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킹스랜딩에서 왕좌를 다투며 벌이는 게임...
왕좌의 게임입니다.
이 작품의 놀라운 점은 말만 살아 있는 세계관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7왕국 곳곳에 고유한 것들을 아주 진하게... 정말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깊이 있게 만들어 내었다는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서자인 스노우입니다.
장자 계승에 대한 원칙이 언제 어디서 처음 시작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본격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공통적으로 전해지는 확실한 시기는 대략 13세기 경입니다.
즉, 그 이전에도 곳곳에 있었지만 뭐랄까... 마치 짜고친 것 마냥 여기저기 다 같이 확인 되는 시기가 이 무렵이라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 계승 받지 못하는 아들은 성직자가 되거나 자유기사가 되거나... 여기 저기 문화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그리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케이스는 용병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존 스노우는 그 이름 자체로 누구나 그 이름을 듣게 되면 알 수 있는 서자의 이름이었고,
이것을 스타크 가문이 인정한는 것 자체로 선대의 명예와 관련 있고,
나아가 존 스노우의 일생에 많은 어둠을 드리우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정이 있으나 스노우의 차별을 막지 못하였고,
어머니는 겉 보기와 다른 지독한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데려 온 자식... 취급 받는 스노우는 조금 고지식한 면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끝까지 붙잡고 놓지 않는 가문이 스타크입니다.
바꿔 말하면 강한 운명으로 큰 일을 성취 할 것만 같은 인간들은 끈질기게 생존하기도 하지만,
피의 결혼식에서처럼 어이없이 죽어 버리기도 하는 것이 왕겜입니다.
창술의 달인이 무시무시한 거인을 때려 눕혀 죽일 뻔하다 순식간에 뒤집혀 생으로 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존 스노우는 많은 것을 억누르고 살아 왔습니다.
세상 온갖 험한 것을 다 겪어 가면서도 쉽사리 스노우 안에 갇혀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이 세계관에서
스노우는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그러다 북방으로 .. 장벽 너머로 가게 됩니다.
운명에 이끌린 그곳에서 존 스노우는 이그리트를 만나게 됩니다.
이 이야기의 중심 축은 앞서 말한 모든 것들에 앞서,
겨울이 임박해 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던...
그러나 운명이 만들어 온 존과 대너리스의 성장 이야기가 뼈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왕좌의 게임은 겨울이 임박하기 전까지... 이 세상은 이렇게 굴러가는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벽으로 간 존.
왜 이런 장치를 준비 했을까요.
좋은 작가는 어떤 사건을 진행할 때 여러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면서
동시에 그로 인해 시점이 분산되거나 초점이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는 장치도 같이 마련 해야 합니다.
존 스노우가 이제 막 기존의 틀을 깨고 성장하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초기에 이그리트를 만나게 됩니다.
이그리는 이때 '넌 아무것도 몰라' 존 스노우. 라고 말합니다.
이 장면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감정이 있습니다.
잊지 못할... 무언가가 찌르르 오는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장벽 안의 삶 밖에 모르는 존을
우물 안의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애송이 취급하는 의미였습니다.
일생을 서자로서의 억울함과 편견에 부딪혀야 했던 그 존 스노우조차
이 넓은 세상. 그 중 장벽의 세상은 모릅니다.
물론 애정의 표현도, 서운함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 옵니다.
이그리트는 존의 배신에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그토록 담대하고, 그토록 열정적이었던 이그리트 또한
처연한 슬픔을 안고 서로의 갈라 버린 운명에 의해
죽음을 앞두고 존에게 다시 한 번 이 말을 합니다.
미워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함께 했던 순간까지...
"너는 아무 것도 몰라. 존 스노우."
크... 미친 장면이었습니다.
왕겜에는 많은 명장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손이고,
전체적으로 보아도 3순위 안에 드는 장면입니다.
기억나네요.
ㅎㅎㅎㅎ
그 장면도 막판에 진짜...큰 감동이었습니다.
지독한 오랜 그 운명이.. 그렇게 연결 되는 구나...
과거와 연결 되어 오늘에 영향을 준 사건 구성은...미친 것이었네요.
저도 그 순간에 입에서 와! 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