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렇습니다.
재작년쯤 직장상사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있던 사람은 대놓고 속물이라서 싫은 인간이긴 했지만, 상사로써 낄끼빠빠 할만한 눈치와 융통성이 있어서 그런데로 지낼만 했습니다.
지금 상사는 속물아닌척 안 권위적인척 하며 아랫직원들과 어울리려고 드는데, 시간이 지나며 알고보니 사실은 누구보다도 속물이고 권위적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사적인 질문을 들이대듯물어보는데, 상사다 보니 대답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불편한 짜증나는 상황이 많습니다. 가끔은 이게 떠보는거 취조하는거 아닌가 싶은 느낌도 참 많이 듭니다.
차라리 거리를 두고 지내면 이 사람 속을 알필요도 없고 좋을텐데 자꾸 낄데 안낄데 구별못하고 들이댑니다. 이를테면 회사근처 밥값이 비싸지면서 도시락 먹는 모임이 생겼는데, 거기 들이대며 끼어서, 결국 불편해하는 직원들이 떠나 모임도 없어졌고, 나중에 그 모임에서 떠난 이들 일부가 근처 공공기관 구내식당 다니는걸 알고 거길 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한테도 자꾸 어디서 점심 먹냐고 물어봅니다. ㅋㅋㅋㅋ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은거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제가 우연히 이 양반 딴데서 하는 얘길 들은적 있는데, 밑에 사람 개똥으로 생각하는거 뻔히 알고 있습니다. 같이 밥먹던 시기에, 자기 얘기하다가 우월의식이 드러날때도 있어서 여러모로 간접적으로 느낀적도 있고요.
의심도 아주 개같이 많아서 사람좋은척 하다가도 작은금액 사용내역 트집잡고 물고 늘어지거나, 저 모르게 다른 경로로 캐보려고 한 적도 있는걸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밥상머리에서 하는 질문이 어떻게 취조같이 안 들리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저는 어떻게든 이 양반에게 동선이나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제가 어디서 밥먹는지를 안 알려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화장실 가는척 하며 밥을 먹으러 간다거나, 다들 밥먹으러 갈때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동선을 다르게 해서 다른층을 들렀다가 뒷문으로 나간다거나 하는 피곤한 짓을 하고 있습니다. 우연찮게 이 양반이 내 정보를 알게되면 누가 얘기한걸까 생각하며 추리를 하느라 대가리를 굴리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굉장히 이런 일에 무디고, 사내 정치 따위 신경안 쓰고, 그저 편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왜 나까지 저런 또라이 미친놈 때문에, 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심하고, 누가 내 얘길 흘리는지 의심하면서, 나 자신을 숨기려고 이 피곤하고 편집증 적인 짓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게습니다.
나까지 저런 편집증적 의심을 가진 미치광이가 되어가는거 같아서 씁쓸할 따름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은 제가 보기엔 자기가 제일 한가한 사람인데, 남들이 일을 안한다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약간 돌려서, '질문을 너무 많이 하시면 요즘엔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수 있다.' 라고 한적 있는데...
"다른 의도 같은거 없는 질문이니까 편하게 생각하세요. 나 그렇게 권위적인 사람 아닙니다. 혹시 노숙자 씨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었습니다. ㅡ.,ㅡ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