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이 분은 이재명 대통령의 위례, 백현동, 성남FC, 대장동 3사건의 변호인이시기도 합니다.
https://www.facebook.com/share/18TGxzSAkU/?mibextid=wwXIfr
==================================================================
이번 공소청법에 대한 문제점들이 여기저기서 지적되는데, 제가 보기에 중요한 부분이지만 별로 이야기되지 않는 게 있습니다. 그것과 함께, 사실 지금 진행되는 “개혁”이 사실은 검찰과 동조자들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 같다는 제 생각을 조금 써보려 합니다.
보완수사권 논의는 지금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나중에 다시 논의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공소청법 제4조의 다음 규정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제4조(검사의 직무)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하며, 그에 따른 권한이 있다.
2. 영장 청구ㆍ집행 지휘
8. 제1호부터 제7호까지의 직무와 범죄수익환수, 국제형사사법공조 등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된 사항
9. 그 밖에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
-----
핵심은 2호입니다.
영장은 검사가 하는 거 아냐? 헌법에 그렇게 되어 있다면서? 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 계실 겁니다. 헌법 규정과 한번 비교해보시죠.
--
헌법
제12조 ③체포ㆍ구속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
헌법에는 검사의 영장 “신청”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저도 근거를 모르겠는데, 여기서 사용된 “신청”이라는 용어를 현행 법률들은 “청구”라는 단어로 바꿔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헌법은 검사의 영장 “청구”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소청법 2조 4호는 “집행 지휘”라는 단어들이 더 붙어 있습니다. 영장 집행을 지휘한다는 말인데, 영장 집행이 뭘까요? 영장은 강제수사를 위해 발급받는 겁니다. 그러니까 영장 집행 지휘는 “강제수사 지휘”입니다. 이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강제수사는 수사의 핵심입니다. 수사기관이 다른 정보수집기관이나 탐정 등과 구별되는 이유가 강제수사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 강제수사를 검사가 지휘하겠다는 말입니다.
이건 수사 전체를 검사가 주도한다는 뜻입니다. 보완수사 정도가 아니라 수사권 전체를 검사가 가지겠다는 규정입니다.
8호도 같은 취지에서 들어온 겁니다. 국제형사사법공조라는 표현이 보이시죠? “공조”라는 영화도 있었으니 아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국제형사사법공조는 말 그대로 수사를 의미합니다. 공소제기 이후에는 공조를 할 부분이 없습니다. 기소된 국가에서 그 국가의 법에 따라 형사재판을 하면 그만이니까요.
국제형사사법공조는 조약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이를 위한 별도의 법률이 있습니다. 국제형사사법공조법입니다.
www.law.go.kr/lsInfoP.do?lsId=001113&ancYnChk=0#0000
이 법은 수사에 대한 법률입니다. 그리고 이 법에서 수사의 주체는 검사입니다. 수사기소 분리가 이루어지면 이 법은 거의 전면개정 수준의 변경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바뀌어야 할 법을 공소청법에 명시적으로 못박고, 검사의 직무로 명시한 겁니다. 보완수사권 정도가 아니라 수사권 자체를 검사가 가지겠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진짜 심각한 게 있습니다. 8호, 9호에서 사용된 “법령”이라는 말입니다.
법령은 법률과 행정명령을 말합니다. 행정명령에는 시행령도 포함됩니다. 지난 정권에 시끄러웠던 그 대통령 시행령 말입니다.
그래서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라는 말은 시행령, 장관령 등에 따라 검사에게 부여된 직무라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대통령, 장관 등이 검사에게 수사권한 주면 검사가 수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지긋지긋했던 시행령 정치를 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만든 겁니다. 문제의 “등”보다 훨씬 더 폭넓은 허용입니다. “등”은 해석의 여지를 둬서 시행령 정치를 가능하게 한 것이지만, 여기서는 아예 대놓고 “법령”으로 검사의 직무를 정할 수 있게 했으니까요.
요컨대 공소청법 4조는 검사가 보완수사권만이 아니라 수사 자체를 직접 통제할 수 있게 하고, 그 범위를 대통령, 장관 등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리고 수사기소 분리로 개정되어야 할 법률을 반대로 검사의 직무로 못박음으로써, 수사권에 대해서 검사가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명문으로 드러낸 법안입니다.
이러한 속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규정이 또 하나 있습니다. 공소청법 제62조입니다.
---
공소청법
제62조(직무배제 요구) ①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범죄수사를 하는 사법경찰관리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지방공소청장은 해당 사건의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그 사법경찰관리등의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요구를 받은 소속 기관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당 사법경찰관리등을 직무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
얼핏 보면 별 문제 없는 규정같아 보입니다. 경찰이 잘못하면 검찰이 견제해야 하니까 이 정도 규정은 두는 게 맞을 것처럼 보입니다. 검찰도 그렇게 주장합니다.
이 규정에 대해, 제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 마지막 회의에서 추진단에 파견된 차장검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 이 규정은 검사가 수사관을 마음대로 교체, 수사중지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이러면 수사지휘를 하겠다는 의미 아닌가?
- 아니다. 검찰과 경찰은 서로 수평적인 관계고 서로 견제하는 관계이다. 견제를 위해 둔 규정일 뿐이다.
- 그럼 경찰도 검찰을 견제한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 그럼 이런 규정도 두어야 한다.
제00조(경찰의 검사 직무배제 요구) ①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영장청구 또는 공소제기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수사기관의 장은 해당 사건의 관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공소청장에게 그 검사등의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요구를 받은 소속 공소청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당 검사등을 직무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둘 수 있나?
그 차장검사님, 정말 입술을 깨물고 한동안 답을 못하더군요.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정말 힘들게 답했습니다.
- 검토해보겠습니다.
당연히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저 규정이 “견제와 균형”을 위한 규정이면, 경찰도 검사를 직무중지시키고 교체할 수 있어야 합니다. 62조의 “부당함”은 검사가 판단하는 것처럼, 경찰이 검사의 부당함을 판단해 공소청장에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규정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저 규정을 짚은 이유는, 검사동일체 원칙이 삭제되었음에도 저 “수사중지 및 교체” 권한으로 검찰 내의 검사동일체 원칙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지 및 교체 권한은 상급 검사가 하급 검사를 꼭둑각시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기능해왔습니다. 판사가 자기 양심대로 판결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임은정 검사가 자기 양심대로 구형한 것이 임은정 검사를 징계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지금까지 당연한 듯 핍박받게 만든 게 바로 저 “중지 및 교체“ 권한입니다. 시키는 대로 구형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불이익을 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저 권한을 검사가 수사관에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조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완수사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수사 전반에서 저런 짓을 할 수 있습니다. 수사 전체를 통제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검사들, 그리고 검사들 편인 정치인, 공무원들의 작업은 훨씬 이전부터 치밀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몇달 전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할 때를 기억하실 겁니다. 드디어 검찰청을 폐지했다고 시끌시끌했죠. 그런데 그때, 심우정 대행이었던가요? 어쨌든 검사 최고위 간부가 이런 식의 말을 했습니다. 이름이 없어진 상황이 유감이라는 식으로요.
사실 그 검사의 말이 맞았습니다. 검찰청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경찰청은 정부조직법에 어떻게 규정되어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경찰은 치안 등의 업무를 하니까 치안 등의 업무를 하는 관청으로 규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국세청은요? 세금에 대한 업무를 처리하는 관청이겠죠. 실제로 그렇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
정부조직법
제30조(재정경제부) ③ 내국세의 부과ㆍ감면 및 징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재정경제부장관 소속으로 국세청을 둔다.
제37조(행정안전부) ⑤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
---
그런데 위 규정들이 이렇게 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경찰관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경찰청을 둔다, 세무공무원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국세청을 둔다..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상하죠? 경찰청이 경찰관 일을 봐주는 관청이 아니잖아요.
이런 식의 규정은 귀족이나 왕족이 있는 국가에서나 존재합니다. 일본 궁내청은 왕족의 일을 봐주는 관청이죠. 귀족청은 귀족의 업무를 돌봐주는 관청이고요. 그런데 검찰정은 어떻게 규정되어 있었을까요?
---
정부조직법
제35조(법무부) ②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
----
아주 이상합니다. 지금까지 검찰청은 “검사에 관한 사무”를 봐주는 관청이었습니다. 다른 관청에 대한 규정의 예를 따른다면 “공소제기, 수사, 국가소송 등에 관한 사무”로 정하는 게 맞을 텐데, “검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게 검찰청이었습니다. 검사가 먼저고, 검찰청은 검사를 위한 관청이었던 겁니다.
이 문제를 민주당 검찰개혁 TF에서 지적했습니다. 검찰청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 부분 규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요. 아니면 이름만 바꾸는 것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이렇게 바꾸기로 하고, 절대 다수(TF에서 줄곧 검사들의 이익을 대변했던 극소수 위원들이 있기는 했습니다)가 동의해서 안을 확정했습니다.
"공소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
그런데 지금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검찰청을 없앴다”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바꾼 규정이 이렇습니다.
----
정부조직법
제35조(법무부) ②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공소청을 둔다.
---
네, 말 그대로 이름만 바뀌었습니다.
법안이 이렇게 제출된 것을 보고 TF에서 따졌습니다. 누가 바꾼 건지라도 알려달라고, 그래야 왜 원상복귀되었는지 물어볼 거 아니냐고, 우리 의견을 무조건 관철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설명은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국민들에게 검찰청 없앤다고 그렇게 광고를 해놓고는 이름만 바꾸는 건 국민들을 기만하는 거 아니냐고요.
우리가 들은 답변은 “누가 바꾼 건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법을 만드는 그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누가 만든 건지 모른다는 겁니다.
진짜 어이가 없었지만, 검찰개혁 분위기에 방해가 될까봐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이미,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방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법안도 그런 치밀한 계획 아래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보완수사권만 문제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미 공소청법은 검사가 수사 전반을 통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기만 하면, 대통령령이나 장관령으로 검사에게 얼마든지 수사권을 부여하는 시행령 통지가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여기에 마지막 남은 하나, 전건송치까지 얻어내면 검찰 개혁은 사실상 검찰권 강화로 끝납니다. 검찰은 이전보다 더 강력한 수사기관 통제권을 얻었고, 중수청이라는 별도 관청까지 거느리게 되니까 말이죠.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데 별로 지적되지 않아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써봤습니다.
민주당의 수정안 O
이죠
https://www.news1.kr/politics/assembly/6090986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5일 정부가 제출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에 대해 "당내 논의, 여론 수렴 등 숙의를 거쳐 반영된 수정안"이라고 밝혔다.
당의 중요한 직책을 가진 한정애 의원이 저렇게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을 훨씬 더 신뢰합니다
추미애 의원 이야기를 들어봐도 당내의 문제일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