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민주시민으로 산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가짜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뉴스 제목만 보면 안 되고 기사 디테일과 백그라운드까지 다 찾아봐야 한다.
유튜브 하나만 보면 안 되고 서로 다른 매체를 몇 개씩 비교해 봐야 하고, 통계가 나오면 원자료까지 확인해야 한다.
누가 말을 하면 그 말이 언제 어디서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건지 찾아봐야 하고, 잘라서 퍼진 영상인지 전체 발언인지 확인해야 한다.
SNS에서 떠도는 정보는 한 번 더 검색해 보고 팩트체크 기사도 찾아봐야 한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 얼굴만 보고 고르면 안 되고 공약을 읽어야 하고, 과거 발언과 정책도 찾아봐야 한다.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면 그게 실제 정책인지, 그냥 정치적 수사인지도 구분해야 한다.
민주주의에 위기가 생기면 집에서 뉴스만 보고 있으면 안 되고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필요하면 국회로 뛰어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방탄유리 밖으로 나오면 들어가라고 계속 외쳐야 할 수도 있다.
정부가 개혁을 추진하면 무조건 박수만 치면 되는 것도 아니다.
검찰개혁이든 사법개혁이든 정부안의 잘못된 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하고, 고칠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야 한다.
그렇다고 반대세력의 왜곡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같은 설명을 백 번도 더 듣들어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
법안이 실제로 어떤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찾아봐야 한다.
정책이 통과되면 끝이 아니라 그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시행되는지도 계속 지켜봐야 한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정책이 현장에서 엉뚱하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은지도 봐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또 다른 전장이 열린다.
포털이나 커뮤니티에는 조직적인 댓글부대가 등장하기도 하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빈댓글이라도 달아가며 여론 왜곡을 막아야 한다.
허위정보가 퍼지면 반박 자료를 찾아야 하고, 링크도 달아야 하고,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할 때도 있다.
누군가는 이미 지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 설명해야 할 때가 있다.
정치적 토론을 하다 보면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도 만나게 되는데 감정싸움으로 끝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틀린 정보는 바로잡되 사람 자체를 공격하지 않으려고 애써야 한다.
국회에서 무슨 법이 논의되는지도 가끔은 찾아봐야 하고, 언론이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어떤 부분을 빼고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이슈가 갑자기 커지면 왜 지금 이 이슈가 등장했는지도 의심해 봐야 한다.
사법개혁이 잘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공부해야 하고, 제도 문제인지 정치 문제인지 따져봐야 하고, 필요하면 다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권력이 어디에 집중되고 있는지도 계속 살펴봐야 한다.
나열해주신 행위를 우리나라 시민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숙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리앙게시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논의를 매일 보면서 피로하기도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민주시민이잖아요.
지금을 직시하고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625로 비유하면
북한이 쳐들어왔다. 김일성 나쁜놈... 여기서 사고가 끝날수도 있지만,
왜 당시 미군이 없었을까?
왜 이승만을 비롯 정치인 및 많은 기득권들은 쳐들어올걸 미리 알았는데 대처를 안했을까?
왜 전쟁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대파를 학살했을까?
왜 국군과 미군의 양민학살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까?
왜 소련은 러시아 혁명으로 미국과 국력차이가 났을텐데 김일성의 전쟁을 승낙했을까?
등등... 의문은 끝이 없습니다..
민주시민이 되는 길은 원래 험난합니다.
다른건 몰라도 검찰개혁이 내부에 의해서 동력이 약해질지는 생각도 못했네요..외부라면 이해라도 하는데 내부가 문제라...
검찰개혁은 다른 개혁안과는 다른 뭔가 응어리진 개혁이라 더 강하게 되길 바랍니다.
요즘 속이 많이 상하네요..
"독재에 대항한다"는 활동도 매우 중요한데 그것만이 민주주의.전부는 아니고 뭔가 세심하고 지루한(?)많은 활동들이 필요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꽤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까지는 힘이 닿기 어려운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