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시행을 앞두고 최근 일반(소수)주주가 뽑는 인사의 이사회 진출을 최대한 막아 회장 견제와 비판기능을 최대한 약화시킬 의도아래 임원수를 최대한 줄이면서 임기는 연장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공시하는 대기업 상장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을 시발로 지난 3일과 5일에 걸쳐 HD현대중공업과 SK증권과 삼천리 등이 이사 수 상한선을 줄이는 정관개정안을 이달 정기주총에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셀트리온과 효성그룹 계열사들도 이사 정원을 대폭 축소하는 정관변경안을 오는 정기주총에 올린다고 지난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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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이날 낸 논평에서 효성그룹 상장계열사의 정관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논평은 이들 대기업 상장사들이 이사 수를 줄이거나 이사 임기를 늘리면 소수주주가 집중투표제를 통해 자기 편 이사를 이사회에 집어 넣기가 아무래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임기를 1년, 2년, 3년 식으로 다르게 하면 한 해에 임기가 집중되는 것보다 집중투표제 효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9월 시행하는 집중투표제가 무력화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들이 보유 주식 1주당 선임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아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제도 아래에서 주주들은 이사 후보 전원을 대상으로 투표하며, 득표순으로 이사를 선출한다.하지만 애초 주총에서 선출하는 이사 수가 적다면 대주주 의결권이 여러 후보에게 분산되지 않고, 일반 주주의 ‘표 몰아주기’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제개혁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따라서 집중투표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기업 상장사들의 정관변경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른바 ‘집중투표제 물타기’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소수주주를 대표하는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 총수의 경영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급적 이사회가 ‘거수기’로 남도록 하는 행위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이사회 내 위원회의 활동을 제약할 정도로 이사 수를 제한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는 임기 조정 및 시차임기제는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축소하는 시도라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와 일반주주는 이달 정기주총에서 이러한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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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벌들 진짜 질기네요